[인터뷰] 김명희 대치자원봉사회 회장



흔히 돈 많은 사람들이 사는 곳은 인정머리가 없다고 생각하잖아요? 사실 꼭 그렇지만은 않은데도 말이에요. 그래서 더더욱 강남을 베풀며 사는 동네로 만들고 싶어요.”

대치자원봉사회 김명희(61·사진) 회장은 사과를 볼 때마다 돌아가신 친정어머니를 떠올리곤 한다. 어머니는 시장에서 10개에 1000원 하는 사과를 늘 9개만 사오셨다. 덤으로 하나 더 가져왔으면 싶었지만 매번 그러셨다. 당신께서 한 개를 덜 가져오면 사과 장수가 하나 더 팔 수 있으니 좋지 않겠느냐는 게 이유(?)였다. 아버지도 장학 사업을 통해 어려운 학생들을 많이 도우셨다. 김 회장에게 배려와 나눔은 이렇게 어릴 적부터 보고 배운 익숙한 일이다.

대치자원봉사회는 대치동 미도아파트 주민이던 김 회장의 작은 꿈에서 비롯했다. 2000년 초반부터 강남구 내 어려운 청소년들의 학업 활동과 소외된 이웃의 자활을 돕고자 한 소소한 꿈이 2003년 봉사회를 꾸리며 본격화됐다. 현재 2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봉사회는 강남구 관내 16개 중·고등학교에 장학금을 지급하는 사업을 비롯해 홀몸 어르신, 고아원, 청소년드림센터, 소년원 등을 찾아 위로하고 필요한 것들을 지원해왔다.

김 회장은 강남위더스청소년봉사단도 이끌고 있다. 이는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가족 자원봉사 활동 단체다. 그가 이 봉사단의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00년쯤 서울가정법원 위탁보호위원을 맡으면서 부자 동네인 강남 안에도 힘겹게 살아가는 청소년이 많다는 것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상대적 박탈감이나 빈곤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곤 가슴이 미어졌다. 형광등도 켜지 못한 채 대치2동 한 빌라에서 형과 둘이 사는 아이, 부모가 이혼한 뒤 버려져 논현동 반지하에 사는 아이, 폭행이나 도둑질 등으로 법원의 처분을 받은 아이 등 불우한 처지의 아이를 수없이 만났다. 김 회장은 강남구 회원들은 물론 그와 뜻을 함께하는 법조인 등 사회 저명인사들의 후원으로 이들 청소년에 대한 기부 활동을 폈다. 이러한 기부 활동은 봉사는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라는 평소의 신념에 바탕을 뒀다. 김 회장이 이 같은 봉사의 삶을 시작한 것은 1998년 캐나다로 가족 여행을 갔다가 한 농부의 선행을 경험하면서부터다.

폭설이 내리는 바람에 타고 가던 차가 미끄러지며 도로 옆 도랑에 빠져 꼼짝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아이들은 춥고 배고프다며 울상을 짓는데 그렇게 난감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지나가던 한 농부가 이를 발견하고 도와주었다. 자신의 차에서 체인을 꺼내 차를 묶었다. 옷은 이내 엉망이 됐고, 작업은 1시간 가까이 걸렸으나 그는 괘념치 않았다. 그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차는 제자리를 찾았다. 뭐라도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 가지고 있던 달러를 모두 꺼내 그에게 건넸다. 그러자 나이 지긋한 농부는 이렇게 말했다.

아니에요. 나는 내가 할 일을 한 겁니다. 당신도 어려운 사람을 만나면 도와주세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더 좋은 강남의 아파트를 사려고 했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졌고, 이내 결심했다. 저 농부의 가르침대로 살겠다고. 김 회장은 2008년 서울청소년지도상(서울시민상)을 받기도 했다. 김 회장은 강남에 살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앞으로도 계속 내 옆, 내 뒤에 가려져 있는 이웃을 돌아보고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해당 인터뷰는 강남라이프 4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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