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등 재건축 문제, 시기의 문제일 뿐 해결 기대”

[구청장 인터뷰] 정순균 강남구청장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강남구청장실. 한쪽벽면에 노란색, 파란색 등 색깔별로 다른 스티커형 메모지가 빼곡히 붙어 있었다. ‘이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순균(69) 강남구청장은 “할 일들”이라고 대답했다. 모두 278개였다.

“취임 직후부터 보고 받은 것, 강남에서 할 일들, 여러가지 아이디어 차원에서도 생각하고 할 일들을 쭉 붙인다”면서 “이 중에서도 중요한 업무나 현안들, 그런 것들을 넘버링해서 여기에 날짜랑 넘버를 써서 붙여놓는다. 시간날 때 쭉 개괄해보면 취임 직후부터 있으니까 한눈에 볼 수 있어서 편하다. OK 표시된 건 그간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23년간 중앙일보 기자 생활을 끝내고 노무현 정부 당시 국정홍보처장,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 등을 역임한 정 구청장은 내달 민선 7기 구청장으로서 1주년을 맞는다.

다시 ‘최일선의 현장 정치인’으로 돌아와 1년을 보낸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정 구청장은 “선거때 강조했던 여야 정파와 정치이념을 초월해 57만 강남구민들만 바라보고 구민을 위해서 일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 세월이었다”며 “작년 6개월은 강남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어떻게 할 거냐를 대비하는 기간이었다면, 올해 들어서는 실질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첫 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길거리 담배꽁초 제거, 미세먼지 대책, 하수구 악취 등의 문제부터 17조짜리 현대자동차 GBC타워 같은 국가 차원의 대형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60여개 프로젝트를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로 이어가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그는 ‘주민들간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도심생활의 가장 큰 문제점이 이웃간 단절이다. 저도 주상복합 아파트에 사는데 우리 집 옆에, 위, 아래층에 누가 사는지 모르고 단절된 생활을 하고 있다. 이걸 좀 어떻게든 소통을 통해 이웃 간의 정이 흐르고 같이 협력해서 강남구를 사람 사는, 사람 냄새나는 마을로 바꿔볼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최소한 우리 이웃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알 필요가 있지 않나. 그러려면 소통이 필요하다. ‘안녕하세요 내가 먼저’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그것도 관 주도로 하면 주민들이 굉장히 싫어한다. 그래서 주민자치단체 등 주민을 중심으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한민국 최고 부자동네’라는 강남의 이미지에 대한 견해를 묻자 정 구청장은 “강남이 잘사는 동네는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가장 잘 사는 동네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렇지 못한 서민층, 구의 복지 지원이 필요한 분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기초생활수급자가 서울시내 25개구 가운데 8번째로 많을 정도로 독거노인, 장애인, 서민층 등이 많다. 또 도심 속 아파트 안에 구룡마을, 수정마을, 달터마을, 재건마을 등 60년대 판자촌이 네 군데나 있다. 빈부격차 양극화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곳이 강남이다. 그런 면에서 구청장의 역할이 많아지는 것이고, 자상하고 세세한, 보편복지를 위한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부자 강남구’의 역할론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강남구가 우리나라 제 1의 도시에 걸맞게 국세 분담률이 2017년 말 현재 6.2%, 16조2000억원 정도를 강남구민들이 기여하고 있다. 광역자치단체까지 다 포함해서 240개 넘는 자치단체 중 4번째로 큰 규모다. 서울시, 경기도, 부산시 다음이 강남구다. 그만큼 강남이 우리나라에서 경제적인 중요성, 상징성을 대변하는 수치”라고 했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의 재건축 요구 시위’ 등에 대한 갈등관리와 관련해 정 구청장은 “저는 갈등이라고 보지 않는다. 중앙정부, 광역자치단체, 기초 지자체, 주민들 각각의 입장과 안목이 있는 것”이라며 “우리 주민들 입장에서는 노후화된 아파트를 하루 빨리 재건축이 시행돼 주거복지 차원에서 살기 좋은 주거환경을 갖고 싶고, 재건축을 통해 재산 가치를 크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구청장 입장에서는 주민과 서울시 사이에서 주민의 요구를 서울시 도시계획 플랜에 충분히 반영하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재건축 사업 추진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서울시와 주민 사이에 중재와 심부름꾼 역할도 충실히 하는 문제 해결의 역할자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가 오기 전에는 강남구와 서울시가 단절된 상태였지만, 요즘에는 서울시와 강남구가 긴밀한 협조관계 속에 업무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재건축 문제도 시기가 빠르고 늦고의 차이가 있을 뿐 잘 해결되리라고 기대한다. 그렇게 되도록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구청장이 생각하는 강남의 비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정 구청장은 “강남다운 강남을 만드는 ‘품격 강남’이다. 압구정 로데오거리나 강남역에 가보면 하수구 악취, 담배꽁초 등이 많다. 강남답지 않은 모습들을 빨리 없애자. 외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강남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도 주민 친화적이고 주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서비스 자세도 바꿔보자, 강남다운 강남, 이게 품격 강남”이라고 밝혔다.

그는 “강남에 오면 뭔가 다르다, 강남답다는 말을 듣게끔 강남에 사는 것 자체가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자기뿐만 아니라 상대방으로부터 존경받는 강남을 만들고 싶다”고 소망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국정홍보처장을 역임했던 경험을 되살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등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정 구청장은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52시간 도입 등의 문제에 있어 경제 현실 상황에 맞게 조정될 필요가 있지 않나라고 생각한다”며 “아무리 좋은 의도로 시작한 정책이라 해도 현실과 기대에 맞지 않고, 그로 인해 경제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면 현실적인 속도조절과 궤도 수정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 구청장은 “삼성동 영동대로 지하 복합개발지역까지 고속철도가 들어와야 하는 문제와 GTX-A노선이 청담동 주택가 지하를 통과하는 문제는 국토부가 예산 타령만 할 게 아니라 주민들의 간곡한 바람을 알아야 한다”며 “정부와 소통을 통해 재검토를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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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홍기삼 기자, 이헌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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