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일곱 번째 장편영화 <기생충>이 올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이번 영화가 한국 영화 100년을 빛낸 걸작이라는 점과 더불어 <설국열차> <옥자>를 통해 자본주의사회를 맹렬히 비판한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글 _ 김다빈(영화전문기자)

기생충

빈곤한 가족 vs 부자 가족
영화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 스스로 “한국인이라야 100% 이해할 것”이라고 밝힐 만큼 한국적인 뉘앙스가 가득하다. 그러나 자본주의사회의 빈부 격차라는 보편적 주제를 통찰력 있게 담아내며 해외에서도 극찬을 받았다. 특히 자본주의 속 계급의 위계를 집 구조와 계단 등으로 교묘하게 ‘상징’해낸 디테일한 설정은 봉 감독의 진화한 연출력을 드러낸다.
영화의 설정은 봉 감독의 이전 작품에 비해 오히려 단순하다. 빈곤한 기택네와 완벽하고 부유한 박 사장네 가족이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가족이 모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가족의 장남 기우(최우식)가 명문대생을 사칭해 박 사장(이선균)의 큰딸 과외 선생으로 취업하면서 시작된다. 사람 말을 잘 믿는 박 사장 아내 은교(조여정)의 어수룩함을 이용해 기택네 가족은 박 사장 집으로 들어간다. 박 사장 집에서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던 중 기택네는 우연히 한 사건을 접하고 충돌과 파멸에 부딪힌다.
영화 전반에 걸쳐 봉준호 감독의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기생충>은 사회적 층위를 보여주는 상징이 곳곳에 숨어 있다. 가장 큰 의미를 지닌 장치는 수석이다. 기택의 가족들이 끌어안게 되는 수석은 어디에 놓이는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진열장에 놓으면 작품 같지만 물속에 넣으면 여느 돌과 별반 다르지 않다. 수석은 반지하에서 살던 기택네가 언덕 위 박 사장네로 들어가 잠시나마 다른 삶을 경험하는 과정을 대변한다. 집의 위치 역시 하나의 상징이다. 반지하와 언덕 위의 집, 달라도 너무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공생은 주요한 관람 포인트다. 또 박 사장네 가족은 기택네 가족에게 배어 있는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유의 냄새에 불쾌해하는 박 사장 가족과 그에 반응하는 기택 가족의 모습 역시 눈여겨봐야 할 장면이다.
 

애초부터 기생충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처해진 상황이 그렇게 만들어가는 것뿐이다.



기생충

기생충

공생 혹은 상생
우리는 상생 또는 공생이라는 인간다운 관계가 무너져 내리고, 누군가가 누구에게 기생해야 하는 서글픈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러나 애초부터 기생충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상황이 그렇게 만들어가는 것뿐. 남의 가난에 기생해 부를 축적하는 부자와 그런 부자에게 절박하게 기생하는 빈자. 과연 누가 누구에게 기생하는 것인지 영화를 보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봉 감독은 “이 작품은 인간에 대한 예의와 존엄에 관한 영화”라며 “인간에 대한 예의를 어느 정도 지키느냐에 따라 영화 제목처럼 기생이냐, 좋은 의미의 상생 또는 공생이냐로 갈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 <기생충>은 입주 과외 같은 한국적 상황을 설정했지만, 사회 양극화라는 문제점을 파고들어 보편성을 확보했다. 여기에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등 신구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한국적 양극화와 자본주의의 비극을 풍자한 <기생충>은 세계 192개국에 판매됐다. 양극화와 계급 차이에서 비롯된 비극이 단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님을, 영화 <기생충>을 통해 확인하게 된 것이다. 영화 속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기에 영화가 끝나면 왠지 모를 소회로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엔딩곡 ‘소주 한잔’이 울려 퍼질 즈음 관객들의 마음에 커다란 질문이 남는다. 과연 우리가 함께 잘 살 수는 없는 것일까?

 
해당 기고는 강남라이프 7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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