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정보문화도서관 7년차 사서가 말하는 성장이야기

지식정보취약계층지원센터 지정운영 시범사업을 위한 두 번의 지역협의체 회의까지 마친 지금은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기분이다.

글 : 도곡정보문화도서관 류승희 사서

도곡정보문화도서관 개관부터 현재까지 7년차 사서로 근무하고 있다. 그동안 수서, 어린이실, 종합자료실, 공·사립작은도서관 담당사서로 많은 사업을 기획하고 행사를 운영해왔다. 올해는 특히 청소년과 어르신 관련 업무를 맡아하면서 도서관의 협력·공유·성장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며 보낸 한 해였다.

서울도서관에서 올해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지식정보취약계층지원센터 지정운영 시범사업에 공모신청서를 제출했다. 관장이 강남구의 청소년에 대한 많은 비전과 그림을 그리고 있어서 지식취약계층지원센터 시범사업을 기반으로 청소년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해보자고 말씀하신 것이 계기가 됐다. 막상 선정 발표를 듣는 순간 덜컥 겁이 났다. 왜냐하면 청소년을 지식정보취약계층으로 정해놓고 사업을 신청하긴 했지만, 과연 전국에서도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손꼽히는 강남구에서 청소년이 지식정보취약계층인가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 않으리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조사 결과 강남구 인구수에서 청소년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11.12%로, 전국의 9.68%보다 높다. 그러나 전국 공공도서관의 청소년 이용률이 6.77%인데 비해 강남구는 5.35%로 인구수 대비 이용률은 상당히 낮다. 이는 강남구 어린이들의 높은 도서관 이용이 청소년기로 이어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뒷받침 해주듯이 강남구립도서관 이용자 통계그래프를 보면 13세부터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한다. 현장에서 체감하기에도 실제 도서관을 방문하며 책을 대출하는 청소년이용자는 많지 않다. 그래서 과감하게 강남구의 지식정보취약계층으로 청소년을 잡아보았다. 

이제까지 문화프로그램이나 행사 경험은 많았지만 연구목적의 사업은 처음이었기에 긴장이 됐다. 만만치 않은 복병들도 있었다. 예를 들면, 강남구 청소년대상의 설문조사와 심층인터뷰, 그리고 프로그램의 기획과 진행이 필수가 되어야 했는데, 학교와 학원생활로 바쁜 청소년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청소년 관련 전문가분과 지역주민들께서 관심을 가져주고 협의체 위원으로 참여해줬다. 인근의 중학교와 고등학교, 그리고 학교 밖 청소년센터 등을 직접 찾아가서 사정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더니 흔쾌히 허락해줬다. 도곡중학교 최철순 교장, 은성중학교 정진현 교장,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신다애 교사, 은광여자교등학교 박보라, 정기라 사서교사, 지역주민대표 김민식, 이창규, 정원영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무사히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협의체 구성원들이 참여해줬다. 연구와 분석을 맡아준 상명대학교 산학협력단과 문헌정보학과 박옥남 교수, 오의경 교수, 자문에 응해준 이덕화 (전)평택대 국문과 교수, 김바다 청소년 작가, 이승훈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센터장, 고재민 수원과학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과 교수, 지역의 어르신과 청소년 학부모들이 깊이 있고 애정 있는 조언들을 많이 해줬다. 강남구청 문화체육과 곽정옥 팀장과 이정은 주무관 그리고 강남구립 정다운도서관 길미숙 관장과 행복한도서관의 조혜전 도서관장의 협조도 크게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옆에서 항상 귀기울여주고 손을 잡아준 도곡정보문화도서관 조금주 관장 이하 사서 동료들이 없었다면 진작 손을 들고 서울도서관에 중도포기를 통보했을지도 모른다. 

두 번의 협의체 회의까지 마친 지금은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기분이다. 지역 주민들, 전문가들과 함께 ‘청소년을 도서관으로 끌어들이자’라는 우리의 취지를 모두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 나름 연구의 목적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청소년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청소년들에 대해 짐작했던 것과는 실질적으로 많이 다르다는 것도 알았고, 청소년들이 원하는 바도 아주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 현재 사업은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강남구의 청소년들에게 꼭 맞는 연구결과가 도출되어 서비스 모델로서 가치가 생겼으면 한다. 청소년이 북적대는 도서관! 생각만으로 너무 멋지지 않는가?

 
논현데이케어센터에서 관심을 보여주시고 함께 해보자고 해서 구연동화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진행했다.
논현데이케어센터와 함께한 구연동화프로그램
 
또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다. 작년에 문화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문득 데이케어센터와 협력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무작정 강남구 내 데이케어센터에 전화를 돌렸다. 다행히 논현데이케어센터에서 함께 해보자고 해서 구연동화프로그램을 기획해 진행했다. 반응이 폭발적으로 좋았다. 치매를 앓고 계시는 어르신들이 프로그램을 하는 동안 혹시 돌발 행동을 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정말 괜한 걱정이었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고 간혹 웃음도 터트리시고 율동도 잘 따라해 주고 얼마나 진지하고 좋아하는지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논현데이케어센터 담당자도 매우 좋았다고 하면서 지속적인 협력사업을 추진하길 원했다. 작년 말 드디어 도곡정보문화도서관과 논현데이케어센터는 MOU를 맺게 됐다. 올해는 한 분기 동안 구연동화사업을 지원했고, 매월 큰글자 도서들을 장기 기관대출도 진행하고 있다. 치매 어르신들도 우리 도서관 이름을 명확하게 알 정도로 지금은 사업이 자리를 잡았다. 9월에는 도서관으로 나들이를 와서 이용자교육도 받으시고 영화도 한편 보는 훈훈한 시간도 가졌다. 그동안 여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했지만 가장 반응이 좋고, 개인적으로 보람되는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한다. 

2013년 개관 후 도곡정보문화도서관도 어느덧 7년차 도서관이 되었다. 여전히 많은 지역주민들이 사랑해주는 도서관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이 있다. 건물이 점점 노화되고 시설도 낡았지만 모든 것에 도서관의 모든 순간들과 역사가 함께 쌓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 어리바리한 신입 사서였던 나도 이제 제법 빠릿빠릿해졌다. 도곡정보문화도서관이 나를 성장시켜주었고 이용자분들이 다독여줘서 현재의 자리에서 계속해서 열심히 힘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변해가는 도서관의 모습만큼 사서로서 나도 함께 많은 성장을 해왔다. 언제나 고맙고 또 고마운 도서관에서 앞으로도 나의 성장이야기는 계속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