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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부터 점검회의 하루도 안 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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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일자2020-04-02
  • 조회수628
<서울&> 긴급 설문조사에 나타난 악전고투 2개월의 생각│정순균 강남구청장
 

<서울&>은 두 달 넘게 ‘코로나19’ 방역 행정의 최일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서울 25개 자치구 구청장을 상대로 긴급 설문조사를 했다.

일반 주민들에게 전염병 방역을 통해 자치구의 중요성이 여느 때보다 부각됐다는 점에서 구청장들이 방역 현장에서 느꼈던 생각을 원문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해 온라인에서는 축약없이 전재한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노인복지시설 현장을 방문한 모습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노인복지시설 현장을 방문한 모습. 강남구청 제공
 

1. 코로나사태를 통해 방역 최일선에서 뛰는 자치구의 중요성이 높아졌습니다. 구청장으로서 가장 위기를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으며, 어떻게 대처했는지요.
 

강남구는 설 연휴기간이었던 1월 26일 코로나19 국내 3번 확진자의 관내 동선이 확인된 직후 대책회의를 가진 이후 61일째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3~4차례 상황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저는 초기부터 지역사회 전파 차단과 지역경제 문제를 엄중하게 판단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들을 강구해왔습니다.
 

2월 26일 관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3월 2일까지 6일간 연속 확진자가 발생했고, 특히 2월 28일 하루에만 3명이 나왔지만 모두 직장동료였습니다. 3월 25일에는 4명이 한꺼번에 발생했는데 모두 최근 미국에서 입국한 유학생들이었습니다. 지역사회 감염 확산은 아니라는 점에서 다행스럽긴 했지만 긴장을 늦출 순 없었습니다.


저는 코로나19 초기부터 주요 사안을 직접 브리핑하고, 영상콘텐츠로 강남구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영상·카드뉴스 60건을 자체제작하는 등 코로나 관련 콘텐츠를 200개 이상 게재했고, 홈페이지에 마스크 보유 약국과 방역현황 지도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기초지자체 차원에서 보기 힘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 방역대책을 펴면서 가장 보람찬 순간과 아쉬운 장면을 꼽아주세요.
 

사태 초반부터 지금까지 선제적인 예방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초기 확진자의 강남 방문과 57만의 거주인원, 시간당 700만명의 유동인구 등으로 인한 감염 우려에도 불구하고 2월 26일 첫 확진자가 발생할 때까지 강남구에는 한 달 가량 확진자가 없었습니다.
 

지금까지(3월25일 현재) 강남구 거주 확진자는 24명이지만, 대부분 타 지역 방문, 타 지역 확진자 접촉 또는 해외에서 입국 후 양성확진판정을 받으신 분으로 아직까지 강남 내 지역감염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저를 비롯한 2700여명의 강남구 직원, 57만 강남주민들까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협력한 결과 조금이나마 지역감염 차단에 효과가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확진자 동선 공개에 대해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강남구는 확진자가 다녀간 업소나 시설의 지번이나 상호를 공개하지 않는데, 현행법상 감염병 환자의 이동경로 등의 공개는 보건복지부장관이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밀한 동선을 공개할 경우 자칫 확진자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고, 선의의 피해업소를 양산해 지역경제에 심각한 폐해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남구는 확진자 발생 직후 동선을 철저히 방역소독하고, 접촉자뿐만 아니라 확진자 거주지 주변 주민들에게도 선제적인 검체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타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세부 동선을 공개하면서 민원이 강하게 제기됐는데, 이후 여러 매체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분위기가 차분해지면서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3. 큰 틀에서 앞으로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집단 전염병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서 일선 행정기관에서 보완해야 할 시스템이 있다면? 마스크를 일선 통반장을 통해 일괄 배포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21세기 들어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까지 신종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이 계속 발병하고 있으며, 세계화로 인해 통제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구청은 이런 감염병이 지역사회에 전파되지 않도록 충분한 인적·물적 자원을 확보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우선, 지역사회 전파 차단을 위해서는 확진자 발생 직후 접촉자를 선별하고, 자가격리·방역 등의 선제조치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에 정통한 역학조사관을 확충하거나, 특정 직원들을 역학조사관으로 육성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우리 구는 이번 사태 이후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 장애인 뿐만 아니라 복지시설, 다중시설 등에 160여만장의 마스크를 지원했는데, 마스크 등 위생물품을 사전에 비축하고, 발병 초기에 전염병 특성에 맞는 예방수칙 홍보를 통해 지역사회 전파 차단에 주력해야 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볼 때 700명의 통장을 통해 마스크를 일괄 배포하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강남구 통장들의 평균 연령은 62세로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고령층입니다. 주민께 봉사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 또한 우려되기 때문에 우리 구는 공무원, 사회복지시설 종사원, 직능단체원 및 일부 참여를 희망하는 통장들을 통해 마스크를 배부했고, 일부는 등기우편으로 전달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효과적으로 지원했습니다.
 

4. 코로나사태로 가장 고통 받는 사람들이 독거 어르신이나 기초 수급자 등 취약계층인 것 같습니다. 각 구청에서 지원책을 펴고 있지만 충분치 않은 듯합니다. 이에 대한 보완책은?
 

코로나19 사태로 예기치 않게 복지시설이 폐쇄되고, 공공일자리와 무료급식 등이 중단되면서 사회의 지원이 필요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구에서는 취약계층이 감염병 관리 및 지원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우선 돌봄이 필요하신 65세 이상 독거노인, 장애인 등 감염취약계층 1900여명을 대상으로 전화, 방문 집중모니터링을 실시해 예방수칙을 안내하고 증상체크 등 건강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취약계층의 생활고를 확인해 필요 시 서비스를 연계하는 등 촘촘한 돌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민간자원연계 등을 활용해 독거어르신, 취약계층에게 밑반찬, 식료품 키트, 양배추즙 등 다양한 후원품을 지원하고 무료경로식당, 장애인무료식당의 폐쇄로 인해 불편함을 겪는 취약계층 1500여명에게 대체식(도시락)을 개별 제공해 취약계층이 감염병 관리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챙겨보고 있습니다.
 

또한, 구룡·달터·재건·수정마을 거주민 4000여명을 대상으로 마을별 출입구에서 체온을 측정하고, 마스크 8500개와 손세정제 100여개를 배부해 감염에 취약한 지역의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13일부터 고위험 집단시설인 관내 요양원 및 데이케어센터를 방문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및 종사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체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실이용자 560명 중 258명이 검사를 완료했으며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철저한 위생관리로 감염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하게 대응하겠습니다.
 

이밖에도, 관내 장애인 7922명, 긴급복지지원 대상자 373명, 80세 이상 어르신 8842명, 기초연금 수급대상 어르신 1만4077명 등 감염 취약계층 3만1000여명에게 1인당 마스크 10매씩, 총 31만여매를 공무원이 직접 무료로 전달했습니다. 앞으로도 마스크를 최대한 확보해 지원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취약계층의 감염병 예방과 다양한 보완책 마련에 힘쓰겠습니다. 나아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의 지원 대책도 차분히 준비해 취약계층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5. 불철주야 최일선 방역전선에서 진두지휘하면서 여러 감회를 느꼈을 줄 압니다. 소회가 있으면 어떤 것이든 써주세요.
 

저는 항상 구청장은 집안을 돌보는 어머니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씀드려왔는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그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우선, 강남 구석구석 철저한 방역소독과 선제적인 검체검사로 지역감염으로부터 주민을 보호하고, 갑작스러운 지원 중단으로 큰 어려움에 빠지신 취약계층을 돌보며 위축된 지역상권 살리기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주민들의 피로감을 덜어줄 프로그램을 마련까지, 하루하루 바쁘게 지내다보니 2개월이 지나갔습니다.
 

국내의 확진세가 조금 누그러졌다고 하지만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에서 폭발적으로 확산되며 해외유입 확진자의 급증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강남구는 10일 이후 미국에서 입국한 주민은 자가격리하고 유증상시 반드시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체검사를 받으시기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강남구는 코로나19로부터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주민들께서도 조금만 더 힘을 내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위생 수칙 등을 잘 지키시고 예방에 함께 동참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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