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 입구 ⓒ윤혜숙
강남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 입구 ⓒ윤혜숙

역삼역 근처를 지나는 길에 ‘강남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 간판을 보았다. 호기심에 발길을 멈췄다. 그리고 어느새 건물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자동 출입문을 지나 입구에 들어서니, 마치 집 안의 거실을 옮겨놓은 듯 안락한 분위기의 쉼터가 눈에 들어왔다.
 
 강남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 1층은 휴식과 충전을 위한 공간이다. ⓒ윤혜숙
강남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 1층은 휴식과 충전을 위한 공간이다. ⓒ윤혜숙

센터는 2개의 층을 사용하고 있었다. 1층은 혼자를 위한 휴식과 충전을 위한 공간으로 라운지, 책장, 쉼터가 있다. 마침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청년,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청년이 있었다.
 
 센터 2층은 교류와 발전의 공간이다. ⓒ윤혜숙
센터 2층은 교류와 발전의 공간이다. ⓒ윤혜숙

2층은 교류와 발전의 공간으로 공유주방, 회의실, 상담실, 간이무대 등이 있다.
 
정수미 사무국장이 센터의 운영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윤혜숙
정수미 사무국장이 센터의 운영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윤혜숙

시설을 둘러본 뒤 정수미 사무국장을 만나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곳은 사회복지시설로 강남구에서 시설 운영비를 부담하고 한국공유경제진흥원에서 위탁운영하고 있다. 정수미 사무국장은 11년 차 사회복지사였다. 그는 “사회복지를 공부하던 11년 전만 해도 1인 가구가 사회복지의 대상이 되리란 생각을 못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지금은 1인가구가 일시적으로 거쳐 가는 가구의 형태가 아니라 고정된 가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했다.
 
정수미 사무국장이 공유주방 벽면에 붙은 센터의 활동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윤혜숙
정수미 사무국장이 공유주방 벽면에 붙은 센터의 활동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윤혜숙

2019년 6월말 센터의 설립 인가가 이루어졌고, 그해 12월 30일에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현재 4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센터의 문을 연 지 1년이 가까워졌다. 지난 11월 27일 기준으로 센터의 회원이 745명에 이른다. 애초 회원 수는 300명이 목표였다. 그 인원을 다 채울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정수미 사무국장은 “1인 가구가 그동안 이런 시설을 기다려왔다는 것을 우리 센터의 회원 수가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소셜다이닝 프로그램 ⓒ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 정수미 사무국장
센터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소셜다이닝 프로그램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

센터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무다. 회원이라면 누구든 혼자 혹은 여럿이 이곳에 와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평일 저녁, 센터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대체하면서 프로그램 참여 인원을 10명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일상이다.
 
센터 1층 쉼터를 거실과 같이 안락하게 꾸몄다. ⓒ윤혜숙
1층 쉼터를 거실과 같이 안락하게 꾸몄다. ⓒ윤혜숙

1인 가구는 대체로 주거 형태가 열악하다. 역삼동 원룸이나 고시원에 거주하는 청장년층이 많다. 그래서 1층을 거실 서재의 느낌이 나게끔 안락한 공간으로 꾸몄다.

센터는 크게 세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인 가구 안전망 구축사업, 커뮤니티 활성화 사업, 1인 가구 활력 지원 프로젝트가 있다.

1인 가구 안전망 구축사업으로 1인 가구의 안전을 위한 스마트홈을 구축하고 있다. 강남구 거주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스마트 문열림센서, TV 셋톱박스 및 인터넷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스마트 문열림센서는 스마트폰과 연결해서 3일간 현관문이 열리지 않으면 위험으로 인식해서 1인 가구 담당자에게 알림을 준다. TV 셋톱박스 및 인터넷 또한 3일 이상 작동하지 않으면 1인 가구의 안부를 확인한다. 독거 어르신의 생활공간에 IoT기기를 부착해 독거 어르신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것과 유사하다.
 
센터에 모인 청년들이 보드게임을 즐기고 있다. ⓒ윤혜숙
센터에 모인 청년들이 보드게임을 즐기고 있다. ⓒ윤혜숙

커뮤니티 활성화 사업으로 1인 가구의 소모임도 지원하고 있다. 3인 이상 모여서 소모임 활동을 하면 활동비를 지원한다. 필자가 방문했던 저녁 시간에는 ‘보드워크 리더스’라는 이름의 소모임이 있었다. 보드게임을 하는 대학생 임상원(26세) 씨는 “이곳은 넓고 쾌적한 공간이다. 많은 분이 집 밖을 나와 이곳에서 서로 교류하면서 시설을 이용하길 바란다”면서 큰 만족감을 표했다.
 
온라인으로 소셜다이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정수미 사무국장
온라인 소셜다이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정수미 사무국장

건강한 음식과 함께하는 소셜다이닝도 있다. ‘한 끼를 건강하게 먹자’라는 좌우명으로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유주방에 다 함께 모여서 각자 반찬을 만들고 식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강남지역자활센터의 식사 꾸러미를 사서 프로그램 참여자에게 배포한 뒤 강남지역자활센터 강사가 요리 시연을 하면 각자 집에서 요리를 따라해 보는 방식이다.

1인 가구 활력 지원 프로젝트로는 ‘1인 가구 특화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정신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하는 심리상담 프로그램으로, 2층에 상담실도 있다. 또한 ‘1인의 삶’ 브랜딩 지원 프로젝트가 있어서 1인 가구 30인을 선정해서 각자에게 필요한 멘토를 연결해준다. 푸드스타일리스트를 꿈꾸던 한 회원은 전문가 3인의 컨설팅을 받고 지금 푸드스타일리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2층 회의실에서 온라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윤혜숙
2층 회의실에서 온라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윤혜숙

2층 회의실에서 이시은 매니저가 ‘1인 브랜딩’ 온라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줌 앱으로 참여자들이 서로 얼굴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매월 진행하는 프로그램 일정은 달력(바로가기)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정수미 사무국장은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다. 센터에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 및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한다.

강남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 내 시설의 안락함과 직원들의 환대에, 왠지 이곳에 발을 들여놓으면 혼자여도 외롭지 않다는 느낌이 들 것 같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 만큼 혼자 집안에 틀어박혀 은둔형으로 생활하면 외로움과 고립감이 더해져 힘들 것이다. 자주 센터를 방문해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기회를 가져야하는 이유다. 

서울시의 전체 인구는 1993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1인 가구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2038년까지 1인 가구가 증가하며, 전체 가구 대비 1인 가구 비중은 2047년까지 증가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시화의 영향으로 청년인구(20~39세)가 유입되던 1994년 이전은 1인 가구의 70%가 20·30대였으나, 고령화가 진행함에 따라 2015년 이후 1인 가구는 40대 이상이 50%를 넘어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연도별 서울 1인 가구 연령 분포(통계청) (단위 : %). ⓒ서울시
연도별 서울 1인 가구 연령 분포(통계청) (단위 : %). ⓒ서울시

혼자 사는 1인 가구는 외로움과 고독사라는 문제가 내포되어 있다. 그동안 독거노인에 대한 지원이 많았다면 이젠 전 연령층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래서 영국에선 외로움을 관리하는 전담 장관을 두고 있다니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그런 점에서 전국 최초로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를 열고 1인 가구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강남구의 이번 사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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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 안내

- 위치 : 서울 강남구 논현로86길 29
- 교통 : 지하철 2호선 역삼역 1번 출구에서 355m
- 운영시간 : 평일 10:00 ~ 21:00, 주말 10:00 ~ 18:00 (월요일 및 공휴일 휴무)
- 홈페이지 : https://gangnam1.org
- 문의 : 02-552-1101, 카카오채널 ‘STAY.G 강남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

*해당 기사는 서울시 온라인뉴스채널 ‘내 손안에 서울’에 실린 시민기자 윤혜숙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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