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릉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선릉 앞에 설치된 등재비 모습 ⓒ최병용
조선왕릉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선릉 앞에 설치된 등재비 모습 ⓒ최병용

30여 년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지하철 2호선을 탈 때마다 “다음 정차할 역은 선릉, 선릉입니다”란 안내방송을 들으면서도 선릉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아니 갈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게 더 맞다. 마천루처럼 하늘을 향해 뻗은 강남의 빌딩 사이에 능이 있어 봐야 아주 작고 볼품없을 거란 생각에서였다. 

새해를 맞아 우연히 들른 선릉과 정릉을 돌아보며 그동안 찾지 못했던 게 후회가 됐다. 도심 한복판인 강남구에 자리한 선릉은 빌딩숲 사이로 우거진 소나무와 푸른 능선을 따라 시민들에게 여유로움과 평화로운 분위기를 선사한다.
 
서울 강남 빌딩 숲사이의 선릉은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다. ⓒ최병용
서울 강남 빌딩 숲사이의 선릉은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다. ⓒ최병용

선릉은 조선 제9대 성종과 정현왕후의 능으로 다른 능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형태로 조성됐다. 대부분 조선왕릉이 한 개의 능과 한 개의 정자각으로 구성됐는데 선릉은 두 개의 능에 한 개의 정자각으로 조성됐다. 세계적인 도시 한가운데 선릉처럼 왕가의 무덤이 있는 곳은 드물어 전통 건축물을 감상하며 왕조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이색적인 공간으로,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곳이다.
 
선릉의 정자각과 수라간 모습. 두 개의 능 사이로 정자각이 위치하고 있다.ⓒ최병용
선릉의 정자각과 수라간 모습. 두 개의 능 사이로 정자각이 위치하고 있다.ⓒ최병용

선릉을 둘러본 후 조선 제9대 임금인 성종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성종은 13세에 왕위에 올라 20세에 친정을 하기까지 제왕학 수업에 열중해 매일 하루 두세 차례나 경연(임금에게 유교 경전을 강의하고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에 참가하는 열정을 가진 임금이었다. 특히 시를 좋아해 신하들에게 시를 지어 올리게 하여 감상했고, 스스로 어제시를 지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사하기도 했다고 한다

선릉과 함께 있는 정릉은 조선11대 임금으로 중종반정으로 왕위에 올라 연산군의 잘못된 정치를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한 중종의 능이다. 세상을 떠난 후에는 두번째 왕비의 희릉에 능을 조성했다가 세번째 왕비인 문정왕후가 합장을 원해 지금 자리로 옮겨졌다. 하지만 옮긴 정릉이 홍수 피해가 잦자 문정왕후는 현재의 태릉에 묻히게 된다. 중종의 능에도 병풍석과 난간석을 둘렀고 문석인, 무석인, 석마, 장명등, 석양, 석호, 망주석 등이 배치되어 조성됐다. 
 
정릉은 조선 11대 임금인 중종의 능이다. 정릉의 홍살문과 정자각 ⓒ최병용
정릉은 조선 11대 임금인 중종의 능이다. 정릉의 홍살문과 정자각 ⓒ최병용

선릉에는 무려 수령이 500여 년이나 된 은행나무가 있는데 선릉이 조성될 때 심어진 나무라 생각된다. 올 가을에는 꼭 다시 찾아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든 모습을 마음에 간직하고 싶다. 

중종의 정릉을 거쳐 성종의 선릉, 정현왕후의 능까지 강남 한복판에 흙내음을 맡으며 걸을 수 있는 흙길이 있다는 게 기적같이 느껴진다. 선릉에는 총3개의 고갯길이 있는데 정릉에서 선릉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에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빽빽한 솔숲이 있다. 소나무가 주는 향이 너무 좋고 지나는 시민이 없어 잠시 마스크를 내리고 신선한 공기를 들이키니 가슴이 뚫리는 기분이다. 
 
정릉에서 선릉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의 솔숲 ⓒ최병용
정릉에서 선릉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의 솔숲 ⓒ최병용

■ 선정릉 관람 안내

- 위치: 서울 강남구 선릉로100길 1
- 가는 법: 지하철 2호선 선릉역 8번 출구에서 600m
- 운영시간: 2월 6~18시 / 3~10월 6~21시 / 11~1월 6시30분~17시30분
- 휴관일: 매주 월요일
- 입장료: 1000원(만25세~만64세), 25세 이하·65세 이상 무료 / 마지막주 수요일 문화의 날 무료 개방
- 문의: 02-568-1291
- 홈페이지 바로가기

*해당 기사는 서울시 온라인뉴스채널 ‘내 손안에 서울’에 실린 시민기자 최병용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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