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지만 특별한 도서관 가꾸기

강남의 사서이야기 17 작은 도서관 너의 의미 정보현 사서 강남구립 대치1작은도서관
 

글 : 강남구립 대치1작은도서관 정보현 사서



작은도서관을 만나다

2021년 2월의 첫날. 대치1동작은도서관으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은 갓 임용된 사서처럼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하다. 강남구립도서관에서 10년. 적지 않은 경력이지만 작은도서관은 처음이라 적당한 무게감과 긴장감을 안고 도서관으로 향한다. 대치동과 도곡동 사이 대로변을 지나 즐비한 아파트 숲 곁, 주민밀착형 복합문화 공간인 대치1동주민센터와 문화센터가 있다. 대치1동작은도서관은 같은 건물 지하 1층에 자리 잡고 있다. 지하라는 장소에서 오는 습하고 어두운 이미지 때문에 걱정이 됐던 것도 사실이지만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가서 만난 도서관은 작지만 책으로 가득 찬 공간이었다. 이용자들은 미로같이 좁은 서가가 익숙한 듯 각자 필요한 책을 고르고 대출을 하는 등 나름의 질서가 있었고 작은 공간을 바삐 움직이며 이용자들을 응대하는 사서들의 모습은 활기찼다. 이렇게 작은도서관과의 첫 만남이 시작되었다.

대치1동작은도서관은 강남 구립 작은도서관 중에 규모는 가장 작지만, 접근성이 좋아 방문하는 이용자가 많고 자관 도서의 대출 반납을 비롯한 타관 도서의 상호대차 서비스도 활발하게 운영하는 곳이다. 올해로 개관한 지 14년이 되었고, 73㎡규모에 현재 23485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규모에 비하면 적지 않은 장서 수이다. 프로그램실의 부재로 독서토론 모임을 제외한 문화행사는 없지만 장서만큼은 충실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다양한 책을 만날 수 있도록 돕는 것, 책으로만 가득한 이 작은도서관을 조금은 특별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 이것이 첫 번째 과제로 느껴졌다.

가장 시급한 것은 공간확보였다. 매월 신간 도서는 들어오고 공간은 제한돼 있어 모든 책을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공간이 있다면 보존서고를 마련해 서가에 숨통을 좀 트여주면 좋으련만 현재로선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공간 재구성은 풀어야 할 과제로 남겨두고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실행해야 한다. 부지런히 서가를 돌보고 서가의 책들을 소개해 더 많은 책이 대출되게 하는 일. 서가를 돌보는 사서의 손놀림이 바쁘다. 서가를 정리하다 보면 다양한 책과 만나게 되고 북큐레이션의 영감으로 이어진다. 책으로만 가득한 작은도서관이 조금은 특별한 공간으로 바뀌는 계기가 생기는 순간이다.

북큐레이션은 처음입니다만
시작은 강남구립도서관의 장점 중 하나인 특성화 장서의 북큐레이션으로 결정됐다. 각 강남구립도서관은 매월 15%이상의 특성화 장서를 구입한다. 대치1동작은도서관 역시 매월 성실하게 특성화 장서를 입수하는데 공간 부족으로 선보일 틈도 없이 서가 안쪽에 꽂히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우리도서관의 특성화 장서도 홍보할 겸 출입문을 통과하면 바로 보이는 서가 측면에 ‘특성화 도서-예술’을 눈에 띄게 레터링하고 입고된 신간 도서를 해시태그와 함께 소개했다. 도서관을 방문하는 이용자들도 새로 생긴 코너에 관심을 보이고 책에 대한 문의도 이어졌다. 작은 변화지만 정성을 들여 이용자들에게 무언가를 제공한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 이러한 소소한 변화들이 모여 특별한 공간이 되는 건 아닐까 기대하며. 자자, 다음엔 뭘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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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변화는 계속된다
도서관의 모습이 늘 똑같아 보여도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찬찬히 들여다보면 고요함 속 분주한 움직임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중 제일은 신간 도서 서가일 것인데, 매월 1회 수서를 통해 희망도서를 포함한 신간 도서가 들어온다. 신간 도서를 서가에 소개하는 날은 가장 뿌듯하고 설레는 날이기도 하다. 어느 도서관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신간 도서는 서가에 나오자마자 바로 대출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더 많은 사람이 이달에 입고된 도서를 알 수 있도록 신간 도서 목록과 카드뉴스를 홈페이지에 게시하기 시작했다. 그 외에도 빽빽한 서가의 책들이 매월 재미있는 주제로 이용자들을 만날 수 있도록 ‘OO월의 다독다독’이라는 주제별 북 큐레이션, 예고 없이 진행되는 이달의 이벤트 (달콤한 책-캔디 이벤트, 책의 날-장미꽃 이벤트), 작은 도서관답게 미니 서재를 이용해 신간 도서를 소개하는 대치1의 서재, 특성화 추천도서 및 특화 분야 예술 갤러리, 손글씨로 감성을 더한 블라인드 책 자판기 등 소소하지만 정성을 들인 책과 관련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작지만 하나하나 사서들의 손길이 닿은 변화다. 이를 알아보고 피드백해주는 이용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언제나 큰 힘이 된다. 이용자들과 연대하고 소통할 수 있는 소소한 모임을 만드는 것도 우리의 계획 중 하나다. 어른들의 그림책 동아리, 사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하는 책 놀이를 시작으로 공간의 한계를 넘어 진행할 수 있는 비대면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다. 오늘도 이렇게 도서관에서의 시간이 분주하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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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작은도서관, 너의 의미
코로나 19로 여전히 힘든 시기가 계속되고 있다. 예전처럼 모임을 자유롭게 할 수 없는 만큼 혼자만의 시간이 늘고 서로의 마음을 나눌 기회도 줄어 외롭기도 하다. 토닥토닥,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할 때 동네의 이 작은도서관이 그 ‘누군가’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화려하고 대단하지는 않아도 책으로 마음을 잇고 편안한 쉼과 따뜻한 위로를 얻을 수 있는 곳. 우연히 만난 낯선 책을 통해 예상치 못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곳. 미약할지도 모를 일이지만 정성과 온기가 전달되는 곳이길 바란다. 많은 과제가 남았지만, 작은도서관이 동네에 있다는 것이 작지만 큰 행복이 될 수 있도록 오늘도 우리는 도서관 문을 활짝 열고 할 수 있는 일을 정성껏 한다. 당신 곁에 다정하고 든든한 도서관이 되는 그날까지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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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ng@gangna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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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강남구청 www.gangnam.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