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선물하며 행복을 꽃 피웁니다!” 역삼노인복지관 가곡동아리
자신의 숨은 재능을 발견해 즐길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이번에 만난 시니어들은 노래 부르기 재능을 주변과 나누는 것을 즐긴다. 이들은 매월, 따뜻한 격려가 필요한 곳을 찾아 합창 공연으로 행복을 키워가고 있다.

봄기운 머금은 햇살이 잔잔히 공간을 채우는 오후 세 시 무렵, 강남구 세곡동에 자리한 서울요양원 강당에 기대에 부푼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생신을 축하드립니다!”라는 무대 위 플래카드가 즐거운 분위기의 이유를 알 수 있게 했다. 생일을 맞이한 요양원 어르신들을 위한 생일잔치가 무르익었을 즈음, 고깔을 쓴 주인공들을 비롯한 청중 50여 명의 박수를 받으며 등장한 이들은 역삼노인복지관 가곡동아리. 가곡 ‘내 맘의 강물’로 우아하게 공연의 막을 올린 이들은 동요 ‘오빠 생각’으로 동심의 타임머신을 소환하기도 하고 ‘밀양아리랑’, 가요 ‘노란 샤쓰의 사나이’ 등으로 흥을 돋웠다. 청중들은 손뼉을 치고 어깨춤을 추며 “잘 한다!” 하고 추임새를 넣기도 했다. 공연자들과 청중들이 피우는 웃음꽃이 이른 봄꽃인 양 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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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도 변한다는 10년, 변치 않는 마음의 가곡동아리

역삼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시니어 동아리프로그램 역삼실버스타 중 하나인 가곡동아리는 지난 2014년 창단하여 올해로 만 10년 차를 맞았다. 김선회 단장은 “남성 단원 6명과 여성 단원 15명으로 구성된 우리 가곡동아리의 구성원은 다수가 원년 멤버라는 것이 자랑입니다. 매주 한 번씩 모여 연습하고 매월 1~2회 찾아가는 공연을 펼치고 있어요. 늘 출석률이 100%에 가까운데 오늘 폐렴 기운이 있는 한 분을 제외하곤 모두 나오셨지요.”라고 했다. 팔순의 나이에도 힘찬 테너를 소화하고 있는 손영근 씨는 “저는 창단 멤버입니다. 7년째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연습과 공연은 꼭 나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서정성 깊은 가곡의 아름다움은 우리에게 살아가는 힘이 되지요.”라며 웃음 지었다. 메조소프라노를 맡은 원숙자 씨는 “매주 목요일을 기다려요. 노년에 만난 소중한 벗들과 함께 가곡을 연습하는 행복한 날이니까요. 우리가 연습하는 가곡은 고교 시절에 배운 것들이 많아서 꿈 많던 청춘으로 돌아간 듯도 하고 이렇게 봉사활동도 하니 좀 좋은가요!”라고 했다.

박영숙, 홍옥희, 심경옥, 원숙자, 이해원, 남희순 역삼실버스타 가곡동아리 회원(왼쪽부터, 위에서 아래로)
↑박영숙, 홍옥희, 심경옥, 원숙자, 이해원, 남희순 역삼실버스타 가곡동아리 회원
(왼쪽부터, 위에서 아래로)
정기현, 손영근, 강안수, 김선회, 이길평, 이경범 역삼실버스타 가곡동아리 회원(왼쪽부터, 위에서 아래로)
↑정기현, 손영근, 강안수, 김선회, 이길평, 이경범 역삼실버스타 가곡동아리 회원
(왼쪽부터, 위에서 아래로)

노래로 전하는
기쁨과 위로의 메시지

천재지변이나 와병 상태가 아니면 전 단원이 연습과 공연에 꼭 참가할 만큼 놀라운 단합을 자랑하는 가곡동아리는 코로나라는 장애물을 만나 어려움을 겪었다. 단원들은 오늘 코로나가 끝난 후 첫 공연이었기에 더욱 뜻깊다며 서로 손을 맞잡았다. 그 모습을 보며 동아리 강사 김현주 씨는 “어르신들의 성실하고 열정적인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라고 이야기했다. 한 사람의 노인은 하나의 도서관이자 박물관이라 했다. 노래로 삶의 갈피에 반짝이는 기쁨을 일깨우고 따스한 위로를 전하는 이들의 삶은 가장 확실한 행복의 증거 같았다.

김선회 단장
↑김선회 단장

지원·문의

  • 역삼노인복지관 (도곡로 27길 27, 02-501-5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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