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햇살 아래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날씨. 반려견과 산책하기 딱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반려인과 반려견의 행복이 피어나는 생생한 그 현장을 들여다보자.
집안에 갇혀 있는 반려견이 안쓰럽기만 하다. 산책할 때도 하네스에 칭칭 감겨있는 아이들이 잠시라도 자유를 느낀다면 참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반려인들의 한결같은 마음. 마음껏 뛰어놀고 싶은 반려견들의 욕구를 채워줄 공간이 마련됐으니, 지난 10월 12일 구청 주차장에 마련된 반려견 순회 놀이터는 반려인, 반려견들 모두가 행복을 만끽하는 신나는 공간이 됐다.
이날 반려견 순회 놀이터를 찾아온 반려견은 100여 마리.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광견병 접종을 완료하고 동물 등록된 반려견들이 목줄에서 해방되어 그동안 묵혀왔던 욕구를 마음껏 해소한다. 올해 들어 다섯 번째 열린 반려견 순회 놀이터가 반려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4월, 강남환경자원센터 풋살장을 시작으로 지금껏 반려견 380여 마리, 반려인 540여 명이 참가했으며, 11월에도 두 차례 더 열린다. 반려견 순회 놀이터에선 발도장 찍기, 펫티켓 교육, 포토존 등 다양한 이벤트가 제공되어 반려견과 반려인들에게 잊을 수 없는 멋진 경험을 선사했다.
순회 놀이터
“옆집 애는 안 그러는데 넌 왜 그러니!” 사람이라면 누구나 듣고 사는 이 잔소리는 동물에게도 예외가 없다.‘옆집 개는 얌전한데 너는 왜 그러니’라며 볼멘소리를 해보지만 그렇다고 반려견이 알아들을 수는 없는 법. 반려견 세 마리를 키우는 설채현 수의사 역시 “우리 강아지는 정말 진상”이라 털어놓을 정도로 세상에 문제없는 개는 없다. 지난 10월 7일 구청 1층 로비에선 반려인들을 위한 토크쇼가 열렸다. 로비를 가득 채운 150여 명의 반려인들이 한결같이 호소하는 건 “도대체 우리 개는 왜 이럴까요?”다. 반려견의 특이하고도 짓궂은 행동에 스트레스를 받고 사는 반려인들의 속앓이를 설채현 수의사가 명쾌하게 풀어주며 토크쇼의 흥미가 더해진다.
설채현 수의사는 “사람 나이 2년 6개월의 지능으로 살아가는 반려견이 부끄러움, 죄책감 등을 알 리 없다. 공격성, 사회화, 분리불안, 배변 등으로 나타나는 그들의 행동에서 이상 징후를 정확히 파악하면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 개는 작은 소리가 나도 크게 짖어요. 그것 때문에 매일같이 항의가 들어와요”라는 반려인의 하소연에 설채현수의사는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반려견은 청각이 발달했기 때문이며 소음이 들어오지 않도록 중문이나 문풍지를 설치하면 어느 정도 개선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야단을 맞은 반려견은 마치 복수하듯 이불에 오줌을 싸는 경우는 또 어떨까. 반려견은 ‘반성’을 모르기 때문에 ‘복수’란 걸 알지 못한다. 옷이나 헝겊에 오줌을 싸는 건 불안하다는 표현으로 잘한 일엔 칭찬을, 잘못한 일엔 훈계하며 해야 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채현 수의사는 명쾌하게 답했다.
지난 추석 연휴, 소중한 반려견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곳을 찾던 주민들을 위해 강남구는 ‘반려견 돌봄 쉼터’를 운영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이곳에 맡겨진 반려견은 모두 45마리. 반려인들은 강남구가 지정한 동물위탁관리업소 5곳에 반려견을 안전하게 맡기고 추석 연휴를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반려견 돌봄 쉼터는 체중 10Kg 이하의 유기견을 입양한 강남구민에게 1순위로 제공했으며 취약계층과 장애인 등에게도 이용 혜택이 주어졌다. 다가오는 설에도 강남구는 반려견 돌봄 쉼터를 지속적으로 운영한다. 반려견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돌봄 쉼터가 있어 설 명절이 더 기다려진다.
반려견을 키우는 반려인들이라면 꼭 경험하게 되는 것.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반려견이 사라져 애를 태웠던 적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강남구의 ‘내장형 동물등록 사업’을 알게 되면 이제부턴 마음 놓고 반려견과 외출을 나설 수 있다.
내장형 동물등록은 깨알 정도로 아주 작은 크기의 칩을 마취 없이 주사를 통해 반려견의 목 뒤쪽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동물용 의료기기를 사용하여 안심하고 시술할 수 있으며 시술 후 칩 분실이나 훼손 우려가 없어 반려견 유실 시 소유주 확인이 바로 가능하다. 강남구에서는 내장형 동물등록이 무료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 10월 22일과 11월 1일, 외장형 동물등록이 많이 되어 있는 지역의 동 주민센터로 수의사가 직접 찾아가 내장형 동물등록을 시행했다. 내장형 동물등록의 필요성과 안전성을 알리고, 위생미용과 다양한 행동상담 서비스, 그리고 언젠가 이별을 맞이할 반려인들을 위한 이별 준비 상담까지 진행하며 반려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병원 입원, 반려견과 함께 할 수 없는 일정으로 장기 외출을 할 때, 사랑하는 반려견을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을 때가 있다. 이럴 때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우리 동네 펫 위탁소!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경우는 최대 10일까지 무료 돌봄이 가능하고, 1인 가구의 경우는 소득제한 없이 5일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반려견의 경우 동물등록이 되어 있어야 신청이 가능하다. 반려견뿐만 아니라 반려묘의 경우에도 펫 위탁소 이용이 가능하니 이번 주말 이용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