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변경이 필요하다면 그 과정은 떳떳하고 투명하게"

"강남구 스마트도시 지향점은 '사람중심,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

"소통 기회 넓혀 어려운 시기 극복해갈 것"

정순균 강남구청장
정순균 강남구청장

(미디어인뉴스=이수진 기자) 강남구 삼성동 옛 한전 부지에 세워지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비지니스센터(GBC)의 설계 변경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당초 계획보다 높이를 낮춰 3개 동으로 짓는 내용으로 설계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강남구청과 강남구의회는 경제와 관광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GBC를 당초 105층에서 50층으로 변경하는 수정안을 국방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현대건설 등이 참여한 GBC태스크포스(TF)는 올 1월 국방부와 실무진 협의에서 기존 한동짜리 메인 건물을 3동으로 수정하겠다는 구상을 전달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GBC설계를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자 강남구청과 강남구의회는 "원안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지난달 자신의 페이스북에 "GBC같은 초대형 프로젝트는 가급적이면 강남구민이나 서울시민과의 약속에 충실하게 원안대로 추진돼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과의 면담도 공식 요청했다.

강남구의회도 17일 제291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삼성동 현대차 GBC 신축사업 설계변경 반대 결의안'을 채택했다.

강남구의회는 "원안대로 추진되지 않는다면 수백만 명의 일자리 창출과 그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구청장은 미디어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단은 원안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정 구청장의 생각을 들어봤다.

정순균 강남구청장
정순균 강남구청장

다음은 강남구의 현안으로 떠오른 GBC 등 정순균 강남구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코엑스 주변으로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이라는 대규모프로젝트에 대해서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은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당초계획대로 105층으로 건립해야한다"며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면담을 요청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대한 생각과 진행상황은?

 "대형프로젝트가 기업의 사정 등으로 도중에 설계변경이 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긴 하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GBC는 125만명의 일자리 창출과 268조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가 기대되는 구민의 염원이 담긴 프로젝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첫 관련 언론보도가 나왔을 때 설계변경에 대해 ‘뜬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가 현재는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데, 관할 구청을 배제한 채 사전정지 작업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기업 나름대로 사정은 있겠지만 당장의 실리를 쫓기보다는 미래를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당초 계획대로 건립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대차 GBC 건립은 가급적 강남구민, 서울시민과의 약속을 지켜 원안대로 추진돼야 하며, 설사 설계변경이 필요하다면 그 과정은 떳떳하고 투명하게 추진돼야 할 것이다. 강남구의 이 같은 입장을 현대차 측에 전달하고, 제가 직접 정의선 회장과 면담을 요청한 데 이어 강남구의회에서도 23명 전체 의원 명의로 ‘삼성동 현대차 GBC 신축사업 설계변경 반대 결의안’을 17일 채택했다. 현재 현대차 측에서 내부적으로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강남구청장에 당선되고 취임 후 처음 유리벽 집무실, 내실 철거 등으로 투명한 행정과 열린 소통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셨는데 구청장으로서 구민들과의 열린 행정과 소통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나?

 "취임 초부터 '직원과의', '주민과의', '주민간의' 소통이 변화의 초석이기 때문에 '소통'을 위해 각별히 노력했다. 우리 강남구에서 일하는 가족들이 2300명이 넘는데, 매일 모든 분들을 뵙기는 어려워 구청의 각 과는 물론, 구청과 가장 멀리 떨어진 세곡동 9급 직원들과도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단체 대화방을 만들기도 했다. 
또한 구청 홈페이지를 포털사이트 형식으로 바꿔 다양한 콘텐츠로 구민들을 만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31일부터 제가 직접 진행하는 '미미위강남 코로나19 브리핑'을 영상으로 제작해 홈페이지에 게시 중이다. 많은 분들의 성원 덕분에 1만뷰가 넘는 콘텐츠가 20건을 넘고, 평균 조회수도 7800여회다. 코로나19 현황과 강남구의 대응현황을 알려 주민의 건강안전을 지키고 불안감도 덜어주기 위해서다. 구정 소식지도 구민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실어 소통과 재미를 강화한 '강남라이프'로 개편했다.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잠시 중단했으나 구청장과 구민이 1:1로 만나 생활 속 불편사항이나 구의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미미위데이트'를 진행했다.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민원을 제기하신 분들도 얘기를 나눈 후 조금은 마음이 풀어져 돌아가시곤 했다. 올해는 전국 최초로 화상회의시스템을 도입해 민원인과 비대면으로 상담할 수 있는 '랜선구청'을 본격 가동 중이다"

▲민선7기가 시작되고 2년여 간을 되돌아보며 무엇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나?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구민과 가장 가까이 있는 일선 행정기관의 장으로서 보람과 무거운 책임감을 동시에 느꼈다. 동시에 기초자치단체에 부여된 법령상 권한이나 재정이 확대된다면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강남에서 빠질 수 없는 화두가 '집값' 그리고 '재건축'이다. 강남이 최고의 주거지로 각광받는 이유는 교통·교육·문화·일자리 등 훌륭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의 부동산, 재건축은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직결돼 있다 보니 국토부와 서울시에서 제한되는 사항이 많아 은마, 압구정 등 주민들이 오랫동안 준비해 온 재건축이 계속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30~40년이 지난 노후화된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이 하루빨리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이 많은 가운데 강남구는 지역경제를 살리고 구민들을 위해 어떤 것들을 실행하고 노력하고 있나?

"강남구는 코로나19 여파로 지역 상권이 위축돼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 '착한 임대료 릴레이' 운동을 펼쳤고, 소상공인의 자금난 해소에 도움이 되도록 중소기업 융자지원금을 지급했다. 또 확진자 방문으로 불가피하게 영업을 일시 중단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최대 400만원의 점포재개장 지원금을 지급했고, 최근엔 사업장당 100만원의 경영안전지원금을 지급 중이다. 

그 외에도 관내 소형음식점 1만여 곳의 음식물 쓰레기를 무상으로 수거하고 있고, 5인 미만 소상공인 사업체 무급휴직자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했다. 연매출 2억원 미만의 소상공인에게 업소당 공공요금 50만원을, 연매출 5억원 미만의 소상공인에게는 임차료 14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했다. 앞으로도 대출이자 지원, ‘전통시장 라이브 커머스’ 운영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온택트 혁신이 답이라고 하셨는데, '온택트 리더 강남'을 위한 강남구만의 새로운 스마트 시티의 지향점은 무엇이며 앞으로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강남구 스마트도시의 지향점은 '사람 중심,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스마트도시과'를 신설하고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보유한 외부전문가를 영입해 구정 모든 분야의 정보인프라를 강화했다. 또 미세먼지, 맛집 정보 제공부터 민원서비스 신청, 일자리 원서접수, 공공서비스 결제까지 사물인터넷 행정플랫폼 '더강남'앱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스마트 강남 열린 공공정보시스템'을 확대하고 스마트 행정을 위한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며, '중증장애인을 위한 스마트 홈' 및 'BIT기반 장애인 스마트 정류장' 같은 맞춤형 복지 실현에도 앞장설 것이다. 또 수서역세권에 로봇산업의 연구거점을 조성해 강남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만들 것이다."

▲지난해 1월 '미미위 강남(Me Me We Gangnam)'이라는 브랜드를 선보였다. 더불어 살며 품격 있는 도시의 이미지를 보여주고자 시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효과는 어떠한가?

"'ME ME WE Gangnam(미미위 강남)'은 "나(ME), 너(ME), 우리(WE)가 함께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품격 있는 강남"이라는 뜻이다. 지난 1년간 브랜드의 취지와 지향하는 가치를 SNS와 '더강남'앱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홍보하고 공공시설과 건축물, 공공차량에 '미미위 강남'을 적용한 결과, 지난해 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5.8%가 '미미위 강남'에 호감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미미위 강남'을 통해 '깍쟁이', '이기주의' 같은 기존의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람 향기 나는 지역공동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강남구가 지향하는 가치 등은 무엇이며 임기 후반기에 중점적으로 추진할 현안은 무엇인가?

"코로나19는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가속화하고 산업·문화·행정 등 모든 분야에서 '온택트'를 앞당기고 있다. 2020년이 '스마트시티 강남'의 초석을 다진 해였다면, 2021년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구민의 건강안전을 위해 감염병 확산을 최대한 억제하고, 지역경제를 적극적으로 활성화하는 '온택트리더 강남'의 위상을 확립하는 해가 될 것이다. 

아울러 현대차 GBC 건립 같은 강남을 바꿀 대규모 개발 사업들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산을 최소화해 구민의 건강안전을 지키고, 소중한 일상을 조속히 회복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동 무역센터 맞은편 한전부지에 현대차 신사옥이 계획 중인 569M 높이 105층의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 조감도 / 사진제공 서울시
삼성동 무역센터 맞은편 한전부지에 현대차 신사옥이 계획 중인 569M 높이 105층의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 조감도 / 사진제공 서울시

▲본격적인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중앙정부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강남은 국내 도시들이 아니라 미국 뉴욕 맨해튼, 중국 상하이, 프랑스 파리 같은 국제도시들과 경쟁해야 한다. 부동산정책을 포함한 정부의 여러 정책도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해야 한다. 전국을 하나로 놓고 보는 획일적인 정책보다, 지역별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수도권과 지방, 서울과 경기, 강남과 강북을 각각 다르게 접근하고, 도시의 특성을 살린 정책을 수립해 세계화 시대에 도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강남구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함께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묵묵히 정부시책에 따라주시며 품격강남을 만드는 일에 기꺼이 동참하고 성원해주신 강남구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저희 강남구 전 직원은 구민 여러분의 건강안전을 지켜드리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또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최선의 방안을 마련해 시행해 나가겠다. 올해도 지성무식의 자세로 구정을 펼쳐 구민 여러분이 체감하는 성과를 반드시 창출해내도록 하겠다"


이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