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시고 뻣뻣하게 굳으면 ‘손목터널증후군’ 의심해야
분당에 거주하는 전업주부 최선영(54, 가명)씨는 몇 주 전부터 손이 묵직하고 뻐근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밤이 되면 손이 뻣뻣하게 굳는 느낌과 함께 손가락 마디마디가 쑤시는 통증으로 잠을 자기도 어려웠다. 손을 털거나 주무르면 통증이 사라졌지만 며칠 전부터는 설거지를 하는데도 뼛속까지 저릿저릿해서 비명을 지를 정도까지 악화되고서야 병원을 찾은 최씨.
병원이 내린 진단은 손목터널증후군. 손목 인대가 손에서 팔로 이어지는 신경관을 눌러 압박하기 때문에 생긴다. 보통 검지와 중지, 약지에 이상한 감각이나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 초기증상이다. 비만이나 당뇨가 있거나 갑상선을 앓는 이들에게 잘 나타난다. 임신중이거나 막 폐경한 여성에게도 일시적으로 생길 수 있다. 특히 손과 손목을 반복 사용하는 주부들에게 흔한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14만여 환자 중 80%가 여성이다.
강남중앙병원 황순호 원장은 “손 저림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시기를 놓치는 이들이 많다”며 “증상이 악화되면 손바닥 안쪽 근육이 위축되기 시작하면서 손에 힘을 주거나 물건을 잡는 일도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양 손목을 안쪽으로 구부린 채 손등을 맞대고 1분 정도 유지해 보자. 이때 손가락과 손의 감각에 이상을 감지하거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양손을 번갈아 사용하고 걸레나 행주를 쥐어짜는 일은 피한다. 무거운 물체를 옮길 때는 손아귀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할 때면 손목이 너무 꺾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손목을 천천히 돌리거나 털어주고 깍지를 낀 채로 앞으로 쭉 펴는 동작으로 손목 근육과 인대를 단련시키면 도움이 된다.
만약 3~6개월간 치료해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눌린 인대를 잘라내 신경관을 넓혀주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시술이 간단하며 결과도 좋은 편이다.
노년시대 신문, 유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