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배려하는 도시구조 갖춰야 서울 큰다"
기사입력 2008-10-23 10:16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서울이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하려면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배려하는 도시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선영 서울시립대 건축학과 교수는 23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08 세계여성포럼'의 서울시 총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사회적 약자를 대표하는 여성을 고려한 환경이 도시환경의 질을 개선하는 데 기본적인 요건이 된다"며 그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서울은 짧은 기간 내에 대도시로 발전하면서 여성 등 약자를 배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구조가 됐다"며 다양한 신체조건을 가진 시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도시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여성친화적인 도시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밤 시간에도 마음놓고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는 '안전성'과 아동을 동반한 여성을 배려한 건물의 '편리성' 등이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특히 "범죄가 없는 도시의 매력은 마케팅 측면에서 도시의 경쟁력으로도 작용하게 된다"며 치안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총회에서 특별강연을 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는 '여성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보육서비스 개선사업과 여성의 안전을 고려한 행복한 귀갓길 사업 등을 소개했다.

서울시 총회에 참석한 핀란드 헬싱키시와 캐나다 몬트리올시, 독일 뮌헨시 대표들은 각 도시의 여성친화적인 정책 사례를 발표했다.

캐나다 몬트리올시 여성위원회 샤를로트 티보 대표는 "도시 환경을 개선하려면 여성이 안전함을 느껴야 한다"며 "여성들은 항상 주차장이나 주거지역 등지에서 범죄의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여성에게 안전한 도시를 만든다면 모두에게 안전한 도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관의 절반이 여성인 핀란드 헬싱키시는 지방자치단체 위원회에 여성위원이 40~60%를 채우도록 의무화한 조항을 소개했으며, 여성공무원 비율이 전체의 55%에 달하는 독일 뮌헨시는 성 평등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공무원 인사의 평가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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