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드글라스 썬 캐처 만들기 반짝이는 유리 너머로 느끼는 봄
햇볕이 점차 따뜻해지는 3월에 어울리는 인테리어 아이템이며 색색의 유리 조각이 아름다운 썬 캐처를 만들어봤다. 레트로하면서도 젊은 감각이 빛나는 요즘 스타일의 소품을 만나보자.
레트로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과거 성당 창문이나 가정집 현관문 등에 장식용으로 사용되던 스테인드글라스 기법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전등 갓이나 거울, 작은 오브제 등 집안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인테리어 소품이 주를 이룬다. 유리를 재료로 사용해 진입장벽이 높아 보이지만, 전문가와 함께라면 초보자도 간단한 소품 정도는 만들 수 있다고 해서 도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공방에서 만난 네 명의 참가자들은 무작위로 뽑힌 강남구 주민들이지만, 자리에 모이자마자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사이처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지금껏 진행한 수업 중 가장 화기애애한 시간이 될 것이 분명해 보였다.
스테인드글라스는 다양한 색유리를 잘라 납땜으로 연결해 모자이크화를 만드는 유리공예다. 이번 수업은 초보자도 완성할 수 있는 간단한 7가지 도안 중 하나를 선택해서 썬 캐처를 제작하게 된다. 썬 캐처는 모빌의 일종으로 햇빛이 닿는 창문에 달아서 유리가 반사되는 모습을 즐기는 인테리어 소품. 참가자 4명 중 3명이 나비 모양의 도안을 골랐다. 날개가 살짝 접힌 모양에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한 역동적인 형태가 인상적이다. 참가자 중 유일하게 다른 도안을 고른 것은 이미나 씨인데 썬 캐처를 선물받을 아이에게 의견을 물은 뒤 도안을 결정했다. “오늘 아침에 기르던 메추리가 죽어서 이를 기억하고 싶다며 새를 만들어 달라고 하네요”라며 애틋한 사연도 전했다.
유리 칼이나 전용 플라이어 등 낯선 도구의 사용법을 익히고, 투명 유리에 몇 번의 칼질을 해본다. 또각또각 유리가 잘리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린다. 이제 가장 힘든 관문, 썬 캐처를 구성할 색유리를 고른다. 나비는 4가지 색을, 새는 3가지 색을 고르면 되는데 투명, 불투명, 표면의 무늬, 색의 채도 등에 따라 미묘하게 분위기가 달라져 참가자들은 선택에 신중해진다. 다른 참가자들과 너무 비슷하지는 않은지, 더 잘 어울리는 색은 없는지 이리저리 퍼즐 게임 하듯 유리를 들었다 놨다 한다.
사용할 색유리를 고른 이들은 그 위에 도안을 대고 밑그림을 그린 뒤 재단에 돌입한다. 연습 때는 쉽게 잘리던 유리가 곡선이 되니 영 뜻대로 되질 않는다. 재료를 자르는 과정이 까다로워 뜻하지 않게 깨지는 유리도 있으니 더욱 조심스럽다. 색유리 조각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고민하는 박영주 씨에게 강사님이 “이렇게 작은 조각을 쓰면 자르다 깨질 수 있으니 다른 조각을 써보세요.”라라고 조언을 건넸다. 유리는 재질 특성상 납땜이 어려워 동 테이프를 테두리에 감은 뒤 납땜해야 한다.
동 테이프를 붙인 조각을 모아 도안 위에 맞춰보니 이제 썬 캐처의 모습이 드러난다. 손연우 씨는“와 너무 재밌는데요”라면서 연신 납땜하는 손놀림에 즐거움을 표현하는 추임새를 넣는다. 그때마다 나비 날개 주변이 은색으로 곱게 물들었다. 납땜한 도안에 체인을 끼우니 드디어 완전한 썬 캐처가 되어 모빌과 같이 빙글빙글돌며 제 모습을 뽐낸다. 같은 나비 도안이라도 저마다 색유리 구성을 달리해 개성을 표현했다. 세상을 떠난 메추리를 추억하는 새 모양 썬 캐처도 금세 날갯 짓을 할 것처럼 생생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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