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슈거 열풍 팩트체크 오해와 진실
설탕을 뺀 ‘제로 슈거’, 칼로리를 덜어낸 ‘제로 칼로리’, 맥주에서 알코올을 뺀 ‘제로 알코올’. 지난 몇 년간 제로(zero)를 전면에 내세운 식품들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건강을 챙기고 싶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등에 업고 올해에도 식품 업계의 제로 열풍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수년간 식음료 업계의 주요 화두 중 하나는 설탕을 포함하지 않는 식품을 전면에 내세우는 ‘제로(Zero)’ 마케팅 열풍이다. 음료에서 시작해 이제는 아이스크림, 과자, 간편식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식품군에서 다양한 제품군이 출시되고 있다. 주류에도 ‘제로’ 라벨이 붙어야 더 잘 팔린다. 소비자들 사이에는 건강을 위한 선택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제로 마케팅은 소비자가 영양성분표나 원재료를 확인하지 않고 제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측면도 있다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2024년 한국소비자원이 코카콜라 제로, 칠성사이다 제로 등 ‘제로’라고 표시한 음료 14개 제품을 조사해 발표한 바 있다. 조사결과 당류는 검출되지 않았거나 ‘제로 슈거’ 표시 기준(식품 100㎖당 당류 함량이 0.5g 미만)에 적합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단맛을 내기 위해 전 제품이 설탕의 200~600배 단맛을 가지는 인공감미료인 아세설팜칼륨과 수크랄로스 등을 사용했다. 아세설팜칼륨은 미에로화이바 스파클링제로에 가장 많았고 밀키스 제로와 칠성사이다 제로가 가장 적게 나왔다. 수크랄로스는 스프라이트 제로와 맥콜 제로가 가장 많았고 미에로화이바 스파클링 제로, 칠성사이다 제로가 가장 적게 나왔다. 감미료는 안전한 사용을 위해 일일섭취허용량(ADI)이 설정되어 있는데, 시험대상 제품 1개의 아세설팜칼륨과 수크랄로스 함량은 성인(체중 60㎏) 기준 ADI 대비 3 ~ 13%로 높지 않은 수준이다. 다만, 지나친 섭취는 금물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감미료를 다이어트와 질병 저감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 출처 한국소비자원
제로’라는 말로 더 안심하게 만들어서 더 많이 섭취하게 만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설탕 같은 당류 대신 감미료를 사용하면서 ‘제로 슈거’, ‘무당’, ‘무가당’ 등을 강조 표시하는 경우 소비자가 덜 달고 열량이 낮아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내년부터는 표시기준이 바뀐다. 현재는 당류 함량이 100mL당 0.5g 미만인 경우 ‘제로 슈거’ 또는 ‘무당’이라고 표시할 수 있지만, 2026년부터 감미료 함유 여부와 열량 정보를 함께 담아야 한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제로슈거’라고만 표시했다면 내년부터는 ‘제로 슈거(감미료 함유, OOOkcal)’라는 식으로 표시해야 한다. 건강한 먹거리를 챙기는 현명한 소비자라면 제품의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고 가능한 자연 그대로의 식품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