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나, 우린 사랑의 감옥을 탈출해
멋지게 성장할 것이다!
창작그림책 (엄마 감옥을 탈출할 거야)
우리 엄마는 나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싶어한다. 요즘 누구와 친한지, 책가방에 남아있는 간식의 종류와 숙제, 일기 내용까지 일일이 확인한다. 그것도 모자라 엄마는 위치 추적 앱을 깐다고 하신다. 그러면 학원을 오가며 먹던 떡꼬치도, 문방구 구경도 못하게 되니 자유는 완전히 날아가는 셈이다.
유리처럼 투명해 보이지 않지만,
나는 엄마라는 감옥에 갇혔다.
어느 날 방에서 친구와 휴대폰 메시지를 나누고 있었는데 엄마가 자꾸 들어와 숙제나 하라기에 문을 잠가 버렸다. 그러자 엄마가 문고리를 고장내며 들어와 또다시 잔소리를 시작했다. 그리고는 차라리 잘됐다며 문고리를 고치지 않았다. 잠기지 않는 문 때문인지 밤에 깊이 잠들지 못하고 자다 깨는 일이 반복됐다.
대신 한낮에 갑자기 잠드는 일이 생겼다. 급기야 운동장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잠에 들어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의사 선생님은 내가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엄마에게 집에 들어가라고 했다. 나는 오랜만에 푹 잘 수 있었다. 그런데 웬걸, 다음날 진찰하시던 의사선생님께서 엄마가 걱정으로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병원 계단에 앉아 계셨다는 게 아닌가! 나는 눈물이 핑 돌았다.
‘엄마는 나를 진짜 사랑하나 봐’
그날 이후 엄마는 달라졌다. 문고리를 고친 방문에 ‘서현이 방’이라는 문패를 달았고, 내 방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다. 엄마는 일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자유를 얻었지만 엄마의 관심이 사라진 것 같아 오히려 섭섭하고 허전했다. 그렇지만 나를 돌보기 위해 집에만 있었던 엄마를, 오랜만의 일이라 긴장한 엄마의 새 출발을 씩씩하게 응원하려 한다.
난 더 의젓해질 것이고, 엄마는 더 멋있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