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장류기능보유자 조숙자 명인 45년 전통 장 가르치며 인생의 깊은 맛을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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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이 보름 지난 2월 중순, 아늑한 잔디마당 주위에 수십 개의 항아리가 있는 강남 세곡동의 한 주택에 잘 띄운 메주 냄새가 그윽하다. 오늘은 전통장류기능보유자 조숙자 명인이 장을 담그는 날, 명인은 해마다 봄의 초입에 장을 담근다. 한평생 해온 일이 변함없이 즐겁다고 한다.

전통장류기능보유자 조숙자 명인

남다른 솜씨로 전통장류기능보유자가 되다

작년 겨울에 만들어 띄워둔 메주를 잘 씻어 항아리에 담고 이틀 전 만들어둔 염도 18도의 천일염 소금물을 붓고 단맛을 내는 대추, 감칠맛을 내는 건홍고추와 참깨, 방부 효과가 있는 참숯을 띄운다. 이제 50일을 기다리면 장을 갈라 간장과 된장을 만들 수 있다. 과정을 설명하며 장을 담그던 조숙자 명인은 평생을 해온 장 담그기가 변함없이 재미있다며 웃었다. 올해 85세를 맞은 조숙자 명인이 본격적으로 장을 담그기 시작한 것은 23세 때, 고향 서초구 염곡동에서 이웃마을 강남구 세곡동으로 시집오면서부터였다. 친정어머니 어깨너머로 보고 잔심부름을 하면서 익혀둔 것을 밑천 삼았고 자신의 지혜를 더해갔다.

“장 담그는 과정은 크게 메주 만들기, 장 만들기, 장 가르기, 숙성시키기인데 그건 초등생도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정성이 소홀하면 장맛이 떨어지고 상해버리기도 해요. 메주를 잘 띄워야 하고 익힐 땐 이슬비도 맞게 하면 안 돼요. 아기 키우듯 곁을 지키며 신경을 써야하지요. 나는 더 맛있게 하려고 궁리했어요. 장을 갈라 된장 만들때 삶은 콩과 콩물을 넣고, 시판 엿기름 대신 옥수수 엿기름을 직접 만들어 썼더니 이웃에 장맛이 소문났어요. 그렇게 하면 집집마다 다른 장맛을 이어갈 수 있는 거예요. 지금도 내 머릿속에는 장만 들었어요, 하하.”

그의 장맛에 대한 평판을 듣고 찾아온 호텔에서 콩 10가마니씩 장을 담가달라고 했고 서울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강의요청이 들어왔다. 중년의 나이엔 전통장류기능보유자가 되었다. 책이 아닌 몸으로 장 담그기를 익힌 조숙자 명인의 강의는 특별했고 식품 전공자는 물론 주부, 귀농인, 중고생 및 어린이집 아이들도 그 강의를 들었다.

전통장류기능보유자 조숙자 명인
전통장류기능보유자 조숙자 명인
↑전통장류기능보유자 조숙자 명인

장 담그기는 맛과 건강 그 이상의 아름다운 문화

“강의한 지 벌써 45년이 되었네요. 80~90년대에는 한 해에 5천여 명을 가르치기도 했어요. 특히 주부들 열의가 대단했죠. 아파트에 사는 분들이 많아서 햇빛을 잘 보게 하고 숙성시키는 데 실패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걸 되살릴 방법을 가르쳐줬어요. 그러면 고맙다고 떡을 해서 찾아오기도 하고…. 장담그면서 인정을 많이 느꼈어요.”

전통장류기능보유자 조숙자 명인
전통장류기능보유자 조숙자 명인

마흔 살부터 지금까지 강의하고 있는 명인은 양쪽 다리 모두 관절수술을 받고 한쪽 어깨의 인대가 끊어졌지만 변함없이 강의를 한다. 친정어머니에게 배운 장 담그기 솜씨는 며느리에게 이어져 3대째 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직접 가르치고 싶다고 한다.

“저는 주부들에게 여름날 땀 흘리고 돌아온 가족들에게 냉수만 주지 말고 전통 간장을 살짝 풀어주라고 해요. 이유식 할 땐 된장을 좀 풀고…. 그 러면 건강을 도모할 수 있지요. 장 담그기가 집집마다 되살아나고 이어졌으면 해요.”

2024년 12월 우리의 ‘장 담그기’는 하나의 문화로서 공동체의 평화와 소속감을 조성하고 문화다양성 증진에 기여한다는 점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조숙자명인을 만나 그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전통장류기능보유자 조숙자 명인

명인의 장 담그기 비법

*콩물로 감칠맛을 더한다

장을 담근 지 50일이 지나면 간장과 된장을 분리하는 ‘장 가르기’를 한다. 이때 메주가 부서지지 않도록 건져내는 것이 중요하고 된장과 분리한 간장은 체에 밭쳐 거품을 걷어내어 둔다. 건져낸 메주 1말에 메줏가루 1되, 삶은 콩 1되를 넣고 버무려 된장을 담그는데 이때 삶은 콩물을 버리지 않고 넣는 것이 조 명인의 꿀팁이다. 장맛의 감칠맛이 더욱 살아난다고 한다.

*맛있는 재료 비율

장을 담글 때는 재료의 비율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메주 1말, 간수 뺀 소금 5.5~6kg, 물 30리터의 비율로 재료를 준비해 담그면 조숙자 명인 표 맛있는 장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