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어쿠키 만들기 막 구운 쿠키처럼 따뜻하고 향긋한 하루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은 언제나 특별하다. 엄마, 아빠와 딸, 할머니와 손자, 아빠와 남매 등 여러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특별한 체험을 했다. 말랑한 스모어쿠키에 스며든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어른들의 흐뭇한 미소 가득했던 체험 현장. 모두가 행복했던 현장의 공기와 향기를 전한다.
모두가 시간이 되는 날이 어버이날 저녁뿐이라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해가 진 베이킹 스튜디오를 들어서는 가족들의 얼굴을 보고 쓸데없는 기우였음을 알게 됐다. 아이들은 좋아하는 쿠키를 만든다는 생각에 상기돼 있었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생각에 더 들떠보였다. 서로 눈인사를 하고 앞치마를 두른 뒤 작업대에 섰다. 첫째 딸이 낳은 첫 아이인 첫 손주 준서 군과 함께한 이은희 씨는 아이에게 꼭 맞는 앙증맞은 앞치마를 준비해왔다. 스튜디오에서는 아이가 안전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의자를 마련해주었다.
아빠 정우철씨와 함께한 쌍둥이 남매 유진 양과 승우 군은 세 종류의 쿠키를 어떻게 만들지 이미 업무분장을 끝낸 모양이다. 엄마 이은희 씨와 들어온 채윤양도 오늘의 레시피가 적힌 종이를 꼼꼼히 읽어보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초등학교 4학년 동갑내기인 아이들은 한 목소리로 “벌써 재미있어요” 하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최연소 참가자인 준서 군 또한 귀여운 목소리로 “됐다!”를 외치며 준비가 끝났음을 알렸다.
사랑스러운 세 가족이 만들 쿠키는 스모어쿠키다. 스모어쿠키는 일반 쿠키 반죽에 마시멜로를 넣고 구운 후 초컬릿 같은 토핑을 얹는 디저트로, 서양에서 구운 마시멜로와 크래커를 함께 먹는 것을 응용해 한국식으로 재탄생시킨 쿠키다. 이날 만든 쿠키 종류는 베이스가 로투스, 오레오, 초컬릿인 쿠키 3종이다. 베이킹 강사는 “영점을 맞춘 저울에 정확하게 계량하고 질감이 살아있을 정도로만 반죽해야 해요”라며 ‘겉바속촉’ 쿠키의 비법을 전했다. 그래야 오븐에서 꺼냈을 때 쿠키 모양이 볼록하게 예쁘게 나온다는 것. 안 그러면 퍼져서 모양도 식감도 좋지 않으니 주의를 당부했다. 맛있게 만든다고 내용물을 너무 많이 넣으면 잘 안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이 또한 주사항이다.
첫 쿠키 반죽은 로투스다. 베이스가 되는 재료 외에는 재료가 동일하지만 종류에 따라 양이 미세하게 다르므로 참가자들은 반죽 볼에 녹인 버터와 설탕, 박력분, 강력분, 베이킹파우더, 로투스크럼블을 정확히 계량해 넣기 위해 최대한 집중했다. 아이들에게 가장 어려운 난관이었던 달걀 깨서 넣기까지 마친 후 이제 반죽의 차례다. 주걱으로 길게 서너 번 가르고 볼 안쪽으로 가루를 모아서 뭉치는 것을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원하는 반죽의 점성이 생긴다.
흰 밀가루가 안 보이고 로투스가 잘 섞여 반죽이 노란색으로 변하면 비닐백에 담아 10분 정도 냉동고에서 숙성한다. 이렇게 만든 반죽 한 덩어리에서는 여섯 개의 쿠키가 나올 예정이다. 영국 유학 중 호텔 셰프로 일한적이 있다는 정우철 씨는 아이들에게 모두 맡기고 지켜보면서 필요할 때마다 도움을 건넸다. 평소 쿠킹 클래스를 많이 참여한다는 채윤 양의 눈빛은 이미 전문가의 그것이다. 고사리 같은 손을 보태 할머니와 반죽을 완성한 준서 군이 “옐로버스(유치원 버스) 같다”를 외쳐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로투스 쿠키 반죽이 끝나고 이어서 오레오 쿠키와 초컬릿 쿠키 반죽 만들기가 이어졌다. 초콜릿은 반죽이 조금 더 빡빡하기 때문에 어른들의 손을 더 필요로 했다. 이때 채윤 양의 아빠 김성재 씨가 뒤늦게라도 함께하기 위해 나타나 분위기는 더욱 화기애애해졌다. 숙성된 각 반죽을 여섯개의 덩어리로 나눠 동그랗게 만든 다음 마시멜로를 중앙에 감싸듯이 채웠다. 정성스럽게 빚는 아이들의 손길과 눈빛이 퍽 진지하다.
180도로 예열된 오븐에 175도에서 10분 정도 구웠더니 그것만으로도 완벽한 쿠키가 탄생했다. 이제 이날의 하이라이트 엠앤엠초컬릿, 프레첼 같은 토핑을 올릴 차례다. 예쁘게 많이 올리기 위해 모두들 심혈을 기울였다. 그렇게 각 가정 당 18개의 풍성하고 알록달록한 쿠키가 완성됐다.
조심스런 손길로 쿠키 박스를 매만진 준서 군은 “엄마줄거야”라고 해 할머니를 감동시켰고, 채윤 양도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 들려 한 박스 전해드릴거예요”라며 기특한 말을 해 엄마, 아빠를 미소짓게 했다. 승우·유진 남매 또한 “집에 가서 할머니, 엄마, 아빠와 맛있게 먹고 싶어요”하며 즐거운 미소를 보였다. 어버이날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위한 즐거운 시간을 갖고자 했던 다섯 어른들의 마음이 더없이 행복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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