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아마추어 축구팀 맘쓰싸커 잔디 위에서 다시 만난 ‘나’
여름의 무더위도 이들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8월의 어느 날, 일원동 마루공원 풋살장에 유니폼을 갖춰 입은 여성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푸른 잔디 위, 축구공 하나로 마음을 모은 여성 아마추어 축구팀 ‘맘쓰싸커(Moms Soccer)’다.
맘쓰싸커의 출발점은 그라운드 바깥이었다. 자녀들의 축구 레슨이 끝나기를 기다리던 엄마들에게 감독이 ‘이왕 경기장에 나오셨으니 같이 운동해 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한 것이다. 익숙한 벤치를 벗어나 잔디에 서기는 쉽지 않았지만, 서너 명이 먼저 용기를 냈다.
비록 소규모였지만 ‘한번 해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레슨은 꾸준하게 이어졌고, 회원이 하나 둘 합류하며 맘쓰싸커는 어느덧 창단 4년 차를 맞이했다. 30대부터 50대까지 나이는 제각각이지만, 같은 마음으로 매주 그라운드에 선다. 새로운 기술을 익히며 실력을 다지고, 자체전을 통해 서로의 호흡을 맞춘다. 주기적으로 다른 팀과 친선 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키운 결과 2024년 11월에는 ‘제2회 서울시유소년 체육회장배 우먼스컵(Woman’s Cup)’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이들에게 그라운드는 단순히 축구 실력을 키우는 곳이 아니다.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 맘쓰싸커 회원들은 멋진 선수로 변신한다. 업무와 가사, 육아로 바빴던 일상은 물러나고 함께 달리며 숨을 나누는 기쁨이 채워지는 것이다. 같은 유니폼을 입은 시간들이 쌓일수록 ‘우리’라는 소속감도 단단해졌다.
이러한 연대감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소소한 먹거리나 작은 선물을 나누는가 하면, 최근에는 다 같이 월드컵 경기를 응원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플로리스트 등 회원들의 재능을 살려 또 다른 즐거움을 함께하기도 한다. ‘축구’라는 공통점으로 만난 사람들이 어느새 서로의 일상을 나누고 응원하는 든든한 공동체가 된 것이다. 그래서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팀’이다.
‘우리는 한 팀’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내가 너의, 또 네가 나의 편이 되어주는 거예요. 무엇보다 운동은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상에서 지쳤던 마음은 잠시 내려놓고 여기에서 즐거움을 얻어가시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나’로 그라운드에 서지만, 혼자 달리는 것은 아니다. 혼자라면 쉽게 포기했을 순간에도 나를 믿고 응원하는 동료가 있고, 함께 발을 맞추는 ‘우리’가 있다. 나를 위해 뛰면서도 서로의 편이 되어주는 것. 그것이 맘쓰싸커가 함께 그라운드를 달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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