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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명 구청장 “‘안전’은 최우선해야 할 가치 중 하나… 촘촘한 대응시스템 갖춰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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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일자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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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스마트도시 전시회 ‘2023 스마트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SCEWC)’에서 강남구가 안전·회복 분야 최우수도시로 선정됐다.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최우수도시로 선정된 것이다. 여기에는 ‘안전’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던 조성명 구청장의 철학이 녹아있다. 본지에서는 지난해 강남구가 주민의 안전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추진했던 다양한 정책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밤낮없이 강남 거리 지키는 7,428개의 ‘눈’ 올해 더 똑똑해진다

 
강남도시관제센터를 방문한 조성명 구청장
강남도시관제센터를 방문한 조성명 구청장


 
지난해 7월, 강남도시관제센터 CCTV와 연결된 인공지능이 가출청소년을 찾아냈다. 실종신고를 접수한 지 5분 만에 일어난 일이다. 강남구 전역에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숫자인 7,428개의 CCTV가 거미줄처럼 깔려있다. 조 구청장은 여기에 첨단 기술을 도입해 실종자 골든타임 확보 및 인파밀집사고 예방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앞서 말한 가출청소년 발견 성과는 지난해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융합 국민안전 확보 및 신속대응 지원 공모사업’ 실증기관으로 참여해 얻은 것이다. 강남·수서경찰서에서 AI 분석을 바탕으로 관제센터 CCTV 영상 속 인물의 인상착의를 실종신고 된 아동·청소년이나 치매 어르신과 비교·분석함으로써 빠른 시간 내 실종자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런가 하면 사람이 몰리는 주요 스폿에서는 인파 밀집도에 따라 경고 메시지가 송출되는 전광판을 발견할 수 있다. 해당 구역 CCTV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군중밀집 여부를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2022년 말 강남역 인근 CCTV 9대를 대상으로 시범운영했던 시스템을 지난해 말까지 강남역·역삼역·선릉역 인근, 가로수길, 압구정로데오 등에 설치된 120대를 대상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관제센터의 장비를 현대화하고 AI 지능형 선별관제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폭력, 응급의료상황, 수상한 행동패턴 등을 인공지능이 먼저 감지하고 관제요원에게 알림으로써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조 구청장은 이 과정을 ‘인간과 인공지능의 공조’로 설명했다.

“관제요원당 8개의 모니터가 있고, 보통 모니터당 4대의 CCTV 화면을 분할해 모니터링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한 번에 더 많은 영상을 분석할 수 있게 된다. 반면에 숙련된 관제요원은 종합 상황판단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각자의 장점을 결합하면 다양한 상황에서 더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가 인정하는 ‘강남 표 CPTED’… 동네 특성 반영한 솔루션으로 범죄율 급감

 
역삼1동 범죄예방디자인 사업 구간에 설치된 비상 알림벨형 조명 주소사인
역삼1동 범죄예방디자인 사업 구간에 설치된 비상 알림벨형 조명 주소사인


강남구는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민·관·경 거버넌스를 활용한 범죄예방 디자인(CPTED) 사업을 시행 중이다. 지역주민, 경찰, 전문가가 직접 참여해 1인가구, 다세대·다가구 밀집 지역 등 동네 특성을 고려한 도시환경정비를 실시한 결과, 가시적인 성과를 얻었다.

어둡고 좁은 골목길에 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이 혼재된 역삼1동의 경우 지하층 창문에 이동 및 탈부착이 가능한 루버형 펜스를 설치해 외부에서 집 내부를 들여다 보거나 침입할 수 없도록 했다. 또 주택마다 조명과 알림벨이 달린 문패와 조명형 화단 펜스를 설치해 범죄 사각지대를 없애고 위급상황에서 빠르게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했더니, 시행 전보다 강·절도 및 주거침입범죄가 약 30% 감소했다. 특히 사업추진 초반, 주요 문제점으로 꼽혔던 소음, 주거침입, 행패소란 등에 대한 112 신고가 14.4% 감소했다.

1인가구 밀집지역인 논현1동은 경사가 심한 다가구 주택단지 비중이 높아 담장과 화단을 이용한 침입범죄 위험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점을 해결하기 위해 어두운 측면 출입구에 캐노피 구조를 활용한 조명과 반사경을 설치하고, 수리부엉이 형태를 응용해 디자인한 점멸형 조명으로 범죄심리 위축 효과를 냈다. 골목 경사로 인해 생긴 측면 형태의 담장에는 범죄자가 손으로 잡고 올라서거나 발을 딛지 못하도록 회전 원형 파이프를 설치하고, 담장 사이 틈새는 펜스를 설치해 범죄자가 사각지대로 숨거나 담장 위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공간을 차단했다. 그 결과 이 지역의 연간 주거침입 범죄가 57.14%(14건→6건) 감소하는 놀라운 효과를 보였다.

강남구의 범죄근절 노력은 다양한 국내외 평가서 인정받았다. 지난해 9월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최고 권위의 디자인 시상식인 ‘제21회 디자인 포 아시아(DFA)’에서 대상을, ‘제8회 대한민국 범죄예방대상’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 것이다. 이어서 11월에는 ‘글로벌 디자인 잇 어워드 2023’에서 환경디자인 부문 금상을 수상하며 3관왕에 올랐다. 강남구는 범죄로부터 안전한 거리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은 곳에 지역 맞춤형 디자인 솔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대치4동에 범죄예방 디자인 적용을 마쳤으며 올해는 공중화장실, 다중인파 밀집 지역, 방치된 유휴공간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보도 신설로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등하굣길 조성

 
어린이 교통안전 캠페인을 진행 중인 조성명 구청장(왼쪽)
어린이 교통안전 캠페인을 진행 중인 조성명 구청장(왼쪽)


초등학교 옆 좁은 도로를 조심스레 걸어가는 아이들의 옆을 지나치는 자동차의 모습. 지난해부터 강남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풍경이다. 강남구는 차도와 보도의 구분이 없던 초등학교 12곳을 대상으로 보행환경 개선사업을 실시했다. 언북초등학교 스쿨존 574m를 시작으로 10개 학교에 총 2,494m 길이의 보도를 신설한 것이다. 아울러 보도가 만들어진 학교 주변에 안전펜스, 과속경보시스템 등 교통안전시설물을 설치해 안심하고 통행할 수 있는 등하굣길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는 학교부지를 활용해 나머지 2곳에 보도를 신설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청과 협의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이곳들은 보도를 개설하기 위해 주변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지정했을 경우 차량 통행속도 저하로 인근 주민과 상인의 불편이 우려되는 곳이다. 학교부지를 활용하면 도로를 일방통행로로 지정하고 차도를 축소하는데 들이는 시간과 예산을 아낄 수 있고, 도로 축소로 생기는 교통체증도 없기 때문에 구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교통안전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교통안전지도사 70명을 관내 32개 초등학교에 배치할 예정이다. 안전한 보행방법을 교육하고 등하굣길 안내를 통해 아이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교통환경을 만들어 나갈 생각이다.

조 구청장은 “최근 사회가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예기치 못한 대형 재난이나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구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호랑이의 눈처럼 예리한 시각으로 정확한 판단을 내리고, 소의 걸음걸이처럼 우직하고 끈기 있게 대응하는 ‘호시우행(虎視牛行)’의 자세로 촘촘한 대응 시스템을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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