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명 강남구청장 “복지 사각지대 발굴해 구민이 행복한 강남구 만들 것”
- 게재일자2023-11-06
- 조회수4413

조성명 강남구청장 ⓒ 강남구청
작년 7월 출범한 서울 기초자치단체장 민선 8기가 2년차를 지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구청 직원한테서 자신들 의견을 경청해 믿고 뒤에서 힘을 실어주는 스타일이라는 평을 듣는다.
부임한지 1년 4개월이 지나면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조 구청장에게 지난 임기를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Q. 강남구청장으로 일한지 1년 4개월 정도 지났다. 그동안 거둔 성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 집중호우와 이태원 참사, 구룡마을 화재 등 여러 가지 재난·재해를 겪으며 구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강하게 느꼈다. 지난해 집중호우 사태를 거울삼아 올해 수중펌프, 엔진양수기 등 수방장비 865대를 구비하고 반지하 거주 세대 등 침수 위험가구 945세대에 수중펌프, 물막이판 등을 무료 설치했다. 또한 대치동, 역삼동, 삼성동 등 1016곳에 맨홀 추락방지시설을 장착한 결과, 올해는 큰 피해없이 장마철을 보냈다.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설치된 CCTV를 활용해 인파 밀집사고를 예방하고 실종자 골든타임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26년까지 매년 50개소에 CCTV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며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함께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말엔 강남역 인근 CCTV 5개소에 AI분석 기술을 도입해 실시간으로 군중 밀집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고, 지난달부턴 밀집도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현장에 설치된 전광판을 통해 경고를 띄울 수 있도록 개선 작업중이다. 여기에 안전한 등하굣길을 위해 초등학교 보행환경 개선사업도 진행 중이다. 작년 12월부터 보도와 차도 구분이 없는 초등학교 12곳에 긴급 개선작업을 시작했다. 현재 언북초를 비롯해 7개교 주변 도로에 보행로 신설을 끝내고 2곳은 공사 진행 중이다.
Q. 현재 가장 빠르게 해결하고 싶은 과제 하나를 꼽는다면?
- 세텍(SETEC) 부지를 활용한 행정문화복합타운 건립은 민선8기 공약이자 구민들이 염원하는 사업이다. 현재 1975년 준공된 조달청 건물을 리모델링해 청사로 사용 중인데 공간이 좁아 7개 부서는 외부 건물 4곳에 분산돼 있고 노후 건물 유지보수에도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구청을 찾는 구민 불편도 줄이고 주민 편의시설도 신청사 안에 만들어 평일·주말 할 것 없이 많은 분들이 이용하실 수 있는 시설로 운영하고 싶다. 올해 서울시에서 진행 중인 ‘학여울역 일대 거점형 복합개발 기본구상 수립 용역’에서도 강남구에 세텍 부지 일부를 분할 매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분할 매각이 가능해지면 부지 매입, 도시계획 변경 등 청사 건립에 필요한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지난달 23일 학여울역과 세텍에서 실시한 대형화재 대응 및 수습 복구훈련 중 조성명 강남구청장(앞줄 가운데)이 재난현장 지휘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 강남구청
Q. 취임 후 강남 재건축 속도가 빨라졌다. 비결이 있다면?
- 지난해 9월부터 운영 중인 ‘재건축드림지원TF’ 효과인 것 같다. 변호사, 세무사, 건축사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단이 재건축 등 주택정비사업을 진행하면서 필요한 절차와 정보를 구민들에게 교육하고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생기는 갈등을 조율해 주고 있다. 또한, 정비사업 진행 중 갈등의 불씨가 되는 편법행위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고 있다. 재건축단지 내 상가 지분을 쪼개 입주권을 노리는 ‘상가 쪼개기’를 막기 위해 올해 3월 재건축 추진 중인 아파트단지 7곳을 ‘행위허가 및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했고 국토교통부와 여러 의원실에 관련 법령 개정을 건의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 9월 국토부에서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관련 분쟁과 투기를 막고 원활한 주택 정비 사업이 추진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서울 어딜가든 교통난이 심하지만 강남구는 특히 교통난이 문제로 지적된다. 강남구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 중인 사업이 있다면?
- 우선 구민들이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적자를 겪고 있는 마을버스 운행 정상화를 지원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심각해진 재정난과 함께 운수 종사자들이 배달대행업체 등으로 이탈하면서 마을버스 운행률이 줄고 배차 간격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내 운행 중인 7개 운송사업자에게 구비를 지원, 버스 1대당 운전기사를 1.79명에서 2.43명으로 늘리고 배차간격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게 목표다. 아울러 새로운 교통망을 구축하는 일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 시운전을 시작한 GTX-A 동탄-수서 구간은 내년 상반기 개통을 목표로 점검 중이며, GTX-C도 며칠 전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국토부와 현대건설을 대상으로 한 소송을 취하하기로 하면서 공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고속철도를 통해 전국을 연결하는 교통허브가 될 영동대로 지하공간의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와 수서역 복합환승센터 조성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경전철인 위례과천선과 위례신사선까지 조성된다면 자동차 중심의 통행패턴을 철도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어 출퇴근 교통체증 등 도심 내 교통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국토부, 서울시에 적극 협조하겠다.
Q. 한때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압구정로데오 상권이 MZ세대 핫플레이스로 부활할 수 있었던 노하우를 공유한다면?
- 지난 2017년 건물주 30여 명이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낮추며 상권 살리기에 나섰고 상인과 인근 주민들로 구성된 지역발전위원회가 주축이 돼 버스킹 공연을 개최하고 플리마켓을 여는 등 △기존의 패션매장 △의료기관 △새로 입점한 음식점 △카페 △주점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 이 일대가 MZ세대의 취향을 자극하는 명소로 탈바꿈했다. 강남구도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지역축제를 개최하고 거리를 정비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작년 10월 지역축제 ‘오랭이로 오~랭’을 열고 지난 9월 ‘압구정로데오 페스티벌’, 10월 ‘도심 속 힐링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로 볼거리·즐길 거리를 다양화했다. 앞으로도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지원책으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계획이다.

지난 10월 진행된 ‘오랭이로 오~랭 축제’ 모습 ⓒ 강남구청
Q. 강남구가 시행하고 있는 사업을 보면 특히 올해 외부 기관·기업과 협업해 다양한 교육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 교육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강남구는 첨단 기술을 구민들이 쉽게 익힐 수 있게 하는 한편, 미래 이공계열 인재들이 진로를 미리 탐색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업·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4월엔 SK하이닉스와 협약을 맺고 미래 산업 핵심기술인 반도체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강남인강’ 홈페이지를 통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제공하는 ‘반도체 hy-스쿨’ 영상은 학생 눈높이에 맞게 기업에서 직접 제작한 것으로 반도체 시장 이야기, 반도체 공정 등 10개의 강의로 구성됐다. 강남열린대학이 단국대 소프트웨어 융합대학 교수진을 초빙해 지난 6월까지 운영한 데이터 분석 과정 교육도 호응에 힘입어 9월까지 추가 과정을 진행했다.
Q. 올해부터 가족돌봄청년과 자립준비청년 대상 지원사업을 시작한 계기가?
- 강남구는 다른 자치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거비용이나 물가가 비싼 지역이다. 그래서 사회적 지지망이 약한 취약계층 청년을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가족에 대한 돌봄이나 생계부양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 44명에게 최대 300만원까지 지급하고 가사 지원, 법률·노무 분야 전문가 상담을 지원한다. 아동·청소년복지시설을 퇴소한 자립준비청년 33명에게도 자립수당을 매달 20만원씩 5년 동안 지원한다. 이와 별도로 서울시 최초로 독립 후 필요한 생활용품 구입비용을 최대 200만원까지 실비로 지원하고 취업이나 창업 후 3개월 이상 근속·유지하면 취업성공축하금 100만원도 지급한다. 앞으로도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수요자별 복지서비스를 개발해 구민이 행복한 도시 강남구를 만들어 가겠다.
[기사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