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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순균 강남구청장 “강남은 맨해튼과 경쟁하는 도시, 아파트 35층 제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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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일자2021-04-05
  • 조회수530
포스트코로나 시대 맞아 ‘언택트리더 강남’ 위상 확립
"강남 집값 잡는다고 하향평준화 해선 안돼"

 
지난 3월 9일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구청장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이원근>



[인사이트코리아=이하영 기자]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은 지난해 1월 도시브랜드 ‘미미위 강남(MEMEWE GANGNAM)’을 도입했다. 미미위 강남은 나(me)·너(me)·우리(we)가 함께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품격 강남’을 뜻한다. 정순균 구청장이 추구하는 품격 강남을 가장 잘 표현한 도시브랜드다.

정 구청장은 2018년 6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보수 텃밭인 강남에 민주당 깃발을 꽂으며 전국적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당선 직후부터 줄곧 “1등 도시답게 맏형 역할을 하겠다”고 밝혀왔다.

임기 1년여를 남긴 현재 정 구청장이 이끄는 강남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하루 경제활동인구 107만명인 강남구는 코로나19 위기에서 선제 방역에 힘썼다. 덕분에 서울시 25개구 중 인구밀도가 3번째로 높지만 10만명당 확진자 발생률은 250.17명(11일 기준)으로 17위를 기록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것에 비해 확진자 발생률은 낮은 것이다. 구청이 앞장서 선제 방역에 나선 결과라는 평가다. ‘2020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평가’에서는 전국 자치

구 69곳 중 종합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정 구청장은 부동산 정책 문제에서는 ‘강남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남 집값 잡을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주민 주거복지 해결을 위해 힘써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강남 쏠림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는 2019년 6월, 2020년 8월에 정순균 강남구청장을 인터뷰 했다. 당시 구청장실 한쪽 유리 벽면에는 포스트잇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지난 3월 9일 다시 찾아갔을 때도 어김없이 포스트잇이 눈에 띄었다. 정책적·제도적 현안과 민원 내용이 담긴 포스트잇은 278개에서 이번엔 426개로 늘어나 있었다. 포스트잇 중에는 ‘해결’을 뜻하는 빨간색이 부쩍 많아졌다. 그만큼 구정을 보살피는데 성과가 있었다는 의미다. 임기 1년여를 남긴 시점에서 정 구청장은 “아직 (구청장으로서) 이루고 싶은 꿈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아쉬운 점은 남은 임기동안 최선을 다해 채우고, 그동안 이룬 결실은 지역민들과 함께 나누겠다고 했다.


-강남구는 전국적으로 코로나19 방역을 잘하는 곳으로 손꼽힌다. 비법이 있나.

“구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가 가장 큰 힘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무작위 검체검사, 20만회 넘는 선제적 방역 등 강남구만의 촘촘한 방역체계 덕분이라고 자부한다. 조기발견·조기차단·조기치료 등 ‘3 조기’에 집중했다. 강남구는 미국 뉴욕처럼 인구밀도가 높고 하루 통행하는 차량이 200만대에 달할 정도로 집단감염 노출 위험이 높다.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을 사전에 방지하는 게 급선무였다. 요양병원, 대형 공사현장, 택시·버스회사, 택배회사 등도 일주일 단위로 무작위 선제 검사를 실시했다. 해외에서 들어온 자가격리자를 대상으로는 사전에 검체 검사를 하고 격리 기간인 2주 뒤에 또 검체 검사로 크로스 체크를 했다. 해외 입국자들은 주로 유학생이 많은데 젊은 사람들 특성상 코로나19에 확진됐다 하더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로 선별진료 전 과정을 QR코드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 감염병관리센터’를 운영, 의료진이 방호복을 입지 않고도 검사할 수 있도록 해 업무 피로도를 줄였다. 매주 화·금요일은 코로나19 현황과 대응상황을 구민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브리핑도 직접 진행하고 있다.”

-강남구 브랜드로 ‘미미위 강남’을 내세운 이유는?

“향후 ‘현대차 GBC 건립’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SRT 수서역세권 개발’ ‘구룡마을 도시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강남은 제2의 도약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1등 도시가 되기까지는 정부의 집중적인 투자가 있었다. 사회적으로 혜택을 입어 1등이 된 만큼, 이제 그 혜택을 베풀고 나눌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염원을 담아 ‘미미위 강남’이란 스타일 브랜드를 도입했다. 지난해 1월 론칭해 빠른 시일 내에 안착했다고 본다. 지난 1년간 브랜드의 취지와 지향하는 가치를 SNS와 ‘더강남’ 앱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홍보하고 공공시설과 건축물, 공공차량에 미미위 강남을 적용했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5.8%가 미미위 강남에 호감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미미위 강남을 통해 강남구가 ‘깍쟁이’ ‘이기주의’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람 향기 나는 지역공동체로 새롭게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한다.”
지난 3월 12일 ‘미미위 강남 코로나19 브리핑’이 100회를 맞았다.<강남구청>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지만 부동산 정책에서는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 같다.

“부동산 정책은 시장이나 현장 상황을 무시한 채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나 집값 안정 대책 대부분이 강남 집값과 관련한 고민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강남 집값을 잡고, 안정시키려면 그 원인을 면밀히 파악하고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강남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제1의 도시’다. 57만명이 거주하고, 하루 이동차량 200만대인 활력이 넘치는 도시이자, 하루 경제활동인구 107만명, 법인 7만개에 달하는 대한민국 경제활동 중심지다. 강남이 최고의 주거지로 각광받는 이유는 교통·교육·문화·일자리까지 훌륭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과 물류가 몰려들면 주택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향평준화는 답이 아니다.”

그렇다면 강남구에 알맞은 부동산 정책은 뭔가?

“지역별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대규모 사업이 추진되면 강남 집중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시장 기능에 따른 부동산 가치 상승을 인위적으로 안정화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강남 재건축으로 특정한 개인이 과도한 이익을 얻는다면 이익의 상당 부분을 사회에 환원토록 세금 등을 부과하면 된다. 수도권과 지방, 서울과 경기, 강남과 강북은 다르게 접근해야 도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강남은 다른 자치구와 형평성을 맞추고 집값을 낮추기 위해 하향평준화해야 할 도시가 아니다. 미국 뉴욕의 맨해튼, 중국 상하이의 푸둥 등 국제도시와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강남구는 공동주택 노후도가 높은데 얼마나 심각한가?

“강남 아파트 재건축은 부동산, 집값 안정 등 정부정책과 직결되기 때문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서 꼼꼼하게 검토한다. 이런 사정으로 재건축 속도가 구민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건축된 지 40년 된 아파트에 사는 주민의 주거복지를 위해서라도 무한정 지연시킬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강남에 집중된 규제를 하루 빨리 풀어야 한다. 대표적인 규제가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상업지역이 아닌 주거지역 내 아파트 등의 최대 높이를 일률적으로 35층으로 제한한 것이다. 이 규제가 풀려야 노후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사업성이 올라 공급이 늘어나고, 서울의 스카이라인도 재정비할 수 있다.”

향후 정비사업 추진 방향은?

“재건축이 결코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구청장으로서 우리 주민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조정자 역할을 하려고 한다. 강남지역 신규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1종전용주거지역으로 묶여있는 역삼동 국기원 인근 등 부지 4곳의 용도지역 상향을 최근 국토교통부에 요청한 상태다. 전용주거지역은 일반주거지역에 비해 용적률과 건폐율 규제가 까다로워 개발이 제대로 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강남에서 대표적으로 재건축이 늦어지고 있는 은마·압구정아파트에 대해서는 주거환경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언제까지 은마아파트나 압구정아파트 재건축을 집값 걱정으로 막을 수 없다. 40년 다 된 아파트 수도꼭지에서 녹물이 나오는 등 진짜 생활이 불편하다. 해당지역 주민들의 주거 복지를 해결하는 차원에서도 재건축이 빨리 진행이 돼야 한다. 근시안적으로 수세적으로 주택공급 정책을 세울게 아니라, 공격적으로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새로 뽑힌 서울시장과 주민들의 주거복지 해결 차원에서라도 환경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 일대 재건축 사업이 시작되도록 협의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에서 추진하고 있는 GBC를 설계 원안대로 105층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까닭은?

“현대자동차그룹 GBC는 125만명의 일자리 창출과 268조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가 기대되는 구민의 염원이 담긴 프로젝트다. 당초 계획대로 건립해 강남구민, 서울시민과의 약속을 지켜달라는 의사를 전달했고, 기업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건축 전문가들에게 자문 받은 결과 설계 변경으로 인한 경제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업은 회사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구청의 입장만을 내세울 생각은 없다.”

 
청담역에 설치된 미세먼지 프리존.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미세먼지 프리존과 관련해 70대 구민에게 받은 감사편지.<강남구청, 이원근>



구정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뭔가?

“70세 넘은 분께서 편지를 보내온 일이 기억난다. 청담역 미세먼지 프리존을 경험하고 보내신 편지였다. 지하철 7호선 청담역은 도보 구간이 600m가량으로 굉장히 길다. 이 구간은 사실상 버려진 구간이었는데 재작년 2년에 걸쳐 스마트팜 녹지 공간을 조성해 미세먼지가 없는 깨끗한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그 분도 매일 청담역을 지나며 목도 아프고 답답해 이 공간을 변화시키고 싶었는데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어줘) 고맙다고 편지를 보내주셨다. 그 편지를 읽으면서 미세먼지 프리존을 부지런히 만들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임기가 1년여 남았는데 역점 사업은?

“코로나19는 산업·문화·행정 등 모든 분야에서 ‘온택트’를 앞당기고 있다. 2020년이 ‘스마트시티 강남’의 초석을 다진 해였다면, 2021년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구민의 건강안전을 위해 감염병 확산을 최대한 억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언택트리더 강남’의 위상을 확립하는 해가 될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스마트 강남 열린 공공정보시스템’을 확대하고 스마트 행정을 위한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중증장애인을 위한 스마트 홈’ ‘BIT기반 장애인 스마트 정류장’ 등 맞춤형 스마트 복지 실현에도 앞장서겠다. 수서역세권에는 로봇산업 연구거점을 조성할 예정이다.”

출처 : 인사이트코리아(http://www.insight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