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그리고 단단하게! 창작그림책 ⟪시간이 지나면⟫
어린이들의 시간은 어른들의 시간과 달라요. 모든 게 아주 천천히 흘러서 가끔 지루하기도 하죠. 주인공 소녀는 자신의 시간이 빨리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을 빨리 흐르게 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일 년에 한 번 있는 생일을 여러 번 축하할 수 있어요. 하루하루 사이를 슝 지나 쉬는 날에서 다음 쉬는 날로 곧장 갈 수도 있고요. 비바람이 불어 날씨가 추워지면 다시 해가 빛나게 할 수도 있어요. 작은 씨앗을 심어서 눈 깜빡할 새에 나무가 산만큼 자라는 걸 볼 수도 있을지도요.
하지만 시간을 빨리 흐르게 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소녀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기로 합니다. 몇 분, 몇 시간, 며칠, 몇 년, 몇 세월을 기다리는 동안 마침내 세상의 모든 것이 조금씩 성장하고 변한다는 걸 깨닫지요. 기다림의 시간은 모든 것이 자라고 단단하게 성장하는 시간입니다.
“ 천천히 흐르는 시간 속, 조금씩 성장하며 빛나는 삶의 아름다움. 여기도 빨리, 저기도 빨리, 세상은 빠르게 돌아갑니다. 늦으면 정말 큰일이 날 것처럼 말이죠.”
울창한 숲은 어느새 폭풍이 불어도 바람과 춤출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해졌습니다. 땅속에서 자고 있던 작은 씨앗이 흙 밖으로 나와 새싹을 피우고 튼튼하고 꼿꼿한 나무가 되고, 그런 나무가 모여 울창한 숲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폭풍과 비바람을 맞았을까요? “빨리빨리”, “남들보다 더해 봐!”라고 재촉하기보다는 저마다 다른 리듬으로 자라는, 우리 어린이들의 완벽한 성장을 함께 기다려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