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촘한 장애인 복지 장벽은 낮추고 기회는 넓히고
강남구 관내 장애인은 1만5,000여 명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열두 번째로 많다. 구는 민선 8기 출범 후 장애인복지과를 신설하고 총 56곳의 장애인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장벽은 낮추고 배움의 기회는 넓히며, 맞춤형 운동으로 장애인의 건강권을 강화하고 일자리까지 창출하는 강남구의 한층 더 촘촘해진 장애인 지원 정책을 살펴본다.
먼저, 장애인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무장애(barrier-free) 체력단련실을 조성하고 장애인 운동 전문가와 함께 개인·소그룹 수업을 진행하는 등 맞춤 복지를 실현한다. 서울시자치구장애인체육회 평가에서 2년 연속 최고등급인 S등급을 받은 강남구장애인체육회는 다양한 체육 프로그램을 통해 장애인의 생활체육 참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구청장배 어울림 체육대회, 발달장애인 걷기대회 및 동계스포츠 캠프 등 다양한 체육대회를 개최하며, 보치아, 론볼, 슐런, 파크골프 등 여러 종목의 생활체육교실을 운영하여 장애인의 체력 증진과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생활체육과 02-3423-6352
지난해 장애인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된 강남구. 올해는 장애인의 배움을 위한 평생학습도시 사업을 한층 더 확대 운영한다. 먼저, 우수 인프라를 갖춘 대학(고려대학교)과의 협력을 통해 취미·교양 위주 교육과는 차별화된, 전문·심화교육 중심의 ‘관학연계 장애인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신규 추진한다. 올해는 장애인 학습자의 교육수요가 높고, 현대사회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AI 활용 및 디지털 리터러시 과정과, 오르프 슐베르크를 활용한 통합예술교육 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함께 배워요! 웰컴(welcome) 강좌’도 확대 운영된다. 강남구 평생학습센터의 우수한 인프라를 활용하여 장애인 학습자가 평소 쉽게 접하기 힘든, 다양한 부문의 평생학습 강좌를 학습자의 근거리 학습공간(복지관 등)으로 파견하여 강좌를 경험한 장애인 학습자들이 비장애인과 함께 평생학습을 향유하고 지역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마중물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장애인 평생학습 프로그램 세부사항은 강남구 평생학습 홈페이지(www.longlearn.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교육지원과 02-3423-5283
강남구 평생학습 홈페이지 바로가기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 정책도 강남구가 중점을 두는 분야이다. 구는 장애인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 건강하고 독립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장애를 유형별로 세분화해 취업을 지원 중이며 현재 450여 명이 일자리에 참여 중이다. 지난 4월 18일 열린 제45회 장애인의날 행사에서는 ESG경영 가치와 장애인 고용을 위해 힘쓴 기업 (주)GS리테일, 법무법인(유한)율촌, 한국산업기술진흥원 3개소에 표창과 함께 ‘강남구 장애인 고용 우수기업’ 현판이 수여됐다. ‘함께하는 봄, 함께하는 우리’라는 슬로건을 내건 장애인의날 행사장에는 19개의 체험 부스가 마련돼 1,000여 명의 주민이 수어 교육, 장애인 일자리 상담, 장애인 인식개선 등과 관련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함께하며 화합하고 소통했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일상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기회가 된다. 강남구는 그 간극을 줄이기 위해 오늘도 제도를 바꾸고 현장을 살핀다.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존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강남의 복지는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 2025년 3월 조례 제정 완료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다. 오늘 아침 새로 조성된 통학로에서 쏟아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필자에게 더욱 특별하다. 스쿨존임에도 안전한 통학로가 없었던 열한 개 초등학교 아이들을 위해 새로 만든 길이기 때문이다. 2022년 12월 언북초등학교 앞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로 안타까운 생명을 잃었다.
그 비극은 스쿨존임에도 차도와 보도가 구분되지 않은 통학로가 아이들의 안전을 얼마나 위협하는지 일깨워 주었다. 강남구는 즉시 보도와 차도가 혼용된 초등학교에 대한 대대적인 보행환경 개선공사를 시작했다. 길을 만든다는 것은 물리적 공간을 확보하는 문제를 넘어 기존의 교통체계와 동선을 바꾸는 일이었다.
보행로 설치로 인해 도로 폭이 좁아지면서 차도를 일방통행으로 지정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차량진출입이 불편해지는 건물주의 반발이 이어졌다. 모두가 이유있는 반발이었지만, 아이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신념으로 끝까지 설득하며 공들였다. 이 가운데 도곡초등학교는 가장 각별한 곳이다.
다른 학교의 보도공사가 대부분 마무리되고 마지막 퍼즐로 남은 도곡초는 학교를 둘러싼 세 면이 이미 일방통행으로 지정돼 있어 나머지 한 면까지 일방통행으로 바꾸면 차량통행이 심각하게 악화된다. 이때 눈에 들어온 것이 학교 담장 안 부지였다. 담장을 안으로 밀어 넣고 학교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땅을 보행로로 조성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수차례의 설명회와 조율 끝에 공사에 들어갔고 얼마 전 도곡초 앞에 보도가 완성됐다. 적극적인 의지와 끈질긴 뚝심, 이해와 협력의 결과로 5월 어린이날을 앞두고 아이들에게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을 선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스쿨존 안전은 예산만 있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반드시 해내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그렇게 학교 가는 길 위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길 바란다.
<서울신문> 2025년 5월 2일 게재된 기고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