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과 아이의 마음을 잇는 ‘이음정원’
오랜만에 귀여운 손주를 만난 듯 어르신들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격주로 수요일마다 다정한 상봉이 이루어지는 이곳은 역삼노인복지관. 세대를 초월해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이음정원’의 높은 인기에 이곳 어르신의 행복이 깊어지고 있다.
“오늘은 화초를 큰 화분에 옮겨 심는 방법을 배울 거예요. 할머니, 할아버지와 예쁘게 심어보아요.”
복지관 김슬기 팀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씩씩한 목소리로 “네!”를 외치는 아이들. 8월 13일부터 11월 12일까지 격주로 수요일마다 열리는 1·3세대가 함께하는 원예 프로그램 ‘이음정원’은 어르신과 아이 모두를 위한 역삼노인복지관의 으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김슬기 팀장은
“이음정원은 지난해부터 시작했어요. 사회적으로 세대 통합의 중요성이 부각 되면서 어르신과 아이들이 함께 마음을 나누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원예를 주제로 프로그램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1년 동안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짝꿍이 된 어르신과 아이들은 동네에서 마주칠 때마다 ‘우리 할아버지다!’하며 인사를 나눌 정도로 친한 사이가 되었어요”라고 자랑한다.
이음정원은 인근 어린이집 아이들과 센터 어르신들이 각 한 명씩 한 팀을 이뤄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학부모들은 아이가 복지관에 갈 때마다 어르신을 위한 작은 선물을 챙겨보낼 만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어린이집에서도 더욱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많은 협조가 이루어지고 있다.
어르신과 아이가 각각 10명씩 1:1로 매칭되는 ‘이음정원’은 정서적 교감의 효과가 매우 크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화초의 이름을 또박또박 적을 수 있도록 한글을 가르쳐주시는 어르신의 모습은 친손주를 대하듯 따스하기만 하다. 아이들의 옷에 흙이 묻지나 않을까 정성스레 도와주는 할머니의 손길이 아이들에겐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경험이다.
“떨어져 사는 손주가 보고 싶을 때마다 이곳을 찾아요.(웃음)”
“우리 복지관에서 ‘이음정원’이 가장 훌륭하고 재미있어요.(웃음)”
프로그램이 이어지는 내내 함박웃음이 떠나지 않는 어르신들. ‘이음정원’을 통해 오늘도 작은 행복을 마음에 담아간다. 아이들도 조심스레 화초를 쓰다듬으며 “오늘 만난 할머니가 참 좋아요”라고 말하는 듯 수줍은 미소를 보이고, 오늘 만든 화초를 번쩍 들어 보이며 한껏 폼을 잡는 아이와 어르신의 얼굴에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의 미소가 환하게 번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