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막걸리 만들기 한가위 밝은 달에 막걸리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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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4대 명절인 추석이다. 무더위는 물러가고 선선한 공기와 청량한 햇빛이 대지를 감싸는 가을의 문턱에서 맞는 추석은 막 수확한 곡물과 햇과일로 여느 명절보다 풍성하다. 푸짐한 한 상에 막걸리 한 잔으로 식욕과 흥을 돋우면 어떨까? 쌀과 누룩으로 정성스레 막걸리를 빚는 강남구민 6인의 얼굴이 보름달처럼 환하다.

전통주 막걸리 만들기

한국 고유의 술을 빚다

더위가 살짝 누그러진 9월의 어느 늦은 오후, 강남역 근처에 위치한 요리 스튜디오에 강남구민 6인이 모였다. 추석을 맞아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서다.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을 위한 술인 만큼 6인의 신청 사유에도 하나 같이 가족을 향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같은 동네에 살면서 뭐든지 함께 한다는 자매 박영현·박영세 씨는 더 깊은 우애를 위해 이번 강남클라쓰도 함께 신청했고, 이선화 씨는 막걸리 러버인 남편을 위해 직접 술을 빚어보고자 사연을 보냈다. 이정은 씨는 친정어머니가 유일하게 드시는 약주가 막걸리라며 신청이유를 밝혔다. 이제 막 100일을 넘긴 아기가 있어 육아휴직 중이라는 윤상철 씨는 아내가 대신 신청해 참석하게 됐다. 이정미 씨는 갱년기의 마음을 훌훌 털고 직접 막걸리를 만들어봄으로써 가족들에게 새롭게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참석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처럼 막걸리는 한국인에게 친근한 웃음과정이 담긴 술이다.

↑한국 고유의 술을 빚다
↑한국 고유의 술을 빚다

클래스는 강사가 막걸리의 어원과 효능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막 거른 술’이라 ‘막걸리’라고 이름이 지어졌다는 도입부부터 참가자들의 눈이 반짝였다. 쌀로 발효한 술인 막걸리는 농경사회를 살던 우리 선조들이 농사일을 하다 힘을 얻고 배를 채우기 위해 마시곤 했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잔칫날이라면 꼭 빠지지 않는 우리 고유의 술이다. 막걸리 재료는 쌀, 누룩 그리고 물. 쌀은 멥쌀이나 찹쌀을 사용하는데 멥쌀은 찹쌀막걸리보다 맑고 깔끔한 맛을 보장하나 실패 확률이 높아 일반인들이 취미로 만드는 막걸리에는 차지고 끈기가 많은 찹쌀이 더 많이 쓰인다. 찹쌀로 막걸리를 만들면 단맛과 감칠맛을 더 느낄 수 있다. 그렇게 고두밥(찐 찹쌀) 1kg, 누룩 70g, 물 700ml가 준비됐다. 원래는 쌀을 찌는 것부터 해야 하는데 시간 관계상 강사가 미리 찹쌀로 고두밥을 지어놓았다.

정확한 계량이 맛을 좌우한다

완전히 식힌 고두밥을 각자의 양푼에 1kg씩 담는 것으로 본격적인 막걸리 만들기가 시작됐다. 막걸리는 재료의 양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저울을 사용해 재료 하나하나를 정확히 계량했다. 박영세 씨는 양푼에 밥을 정성스레 넣으며 “저녁 시간인 만큼 밥 냄새가 솔솔 올라오니 배가 고프네요”라며 웃었다. 그리고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계량하는 이선화 씨에게 양을 기가막히게 잘 맞춘다는 훈훈한 칭찬을 남겼다. 누룩은 정확한 계량을 위해 저울을 한 자리에 고정한 채이루어졌다. 이정미 씨는 밥을 지을 때 어떤 냄비를 사용하고 소독은 어떻게 하는지, 정확한 온도는 얼마인지 등을 꼼꼼하게 질문했다.

↑블라블라
↑블라블라
↑블라블라

정성을 다해 으깨고 섞고

재료 섞기에 앞서 내가 만든 막걸리가 어떤 향과 맛이 나는지를 미리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강사가 미리 발효해놓은 막걸리를 체에 걸러 한잔씩 시음해보기로 했다. 윤상철 씨가 막걸리를 체에 붓자 맑은 향의 뽀얀 술이 방울지어 떨어졌다. 이선화 씨는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모습이 귀하게 느껴져요”라며 직접 술을 빚는 소감을 전했다. 막 추출해낸 막걸리를 잔에 담아 다 함께 건배를 외쳤다. 기분 좋은 한 잔을 나눠서일까. 여섯 명의 구민에게서는 이날 처음본 사이인데도 끈끈한 정이 묻어났다. 여느 때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고두밥, 누룩, 물을 20분 정도 섞기 시작했다. 딱딱하게 뭉쳐진 누룩을 으깨면서 섞는 것이 포인트. 모두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를 외치며 정성스레 섞고 으깼다. 잘 섞은 밥을 식품용 소독제로 깨끗이 소독한 통에 발효될것을 감안해 3분의 2만 담았다. 키친타올 한 장으로 입구를 덮고 뚜껑을 살짝 올려놓으면 발효 준비 끝이다. 발효는 더운 여름에는 3일이 걸릴 때도 있고, 겨울에는 7일도 걸린다. 아침저녁으로 교반할 때 맛을 보며 확인하면 된다. 그 날을 기대하며 다시 한 번 명절 인사를 나누는 참가자들의 모습에서 한가위의 풍성한 인심이 느껴졌다.

이정미 님, 윤상철 님, 이정은 님, 박영현 님, 박영세 님, 이선화 님
↑왼쪽부터: 이정미 님, 윤상철 님, 이정은 님, 박영현 님, 박영세 님, 이선화 님

참가자 소감

  • 이정미 님
    이정미 님
    평소 조향에 관심이 많아 베이스가되는 곡물 발효 주정 때문에 막걸리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아까 막걸리를 마시는데 그 향이 느껴져서 신기했어요. 앞으로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 박영세 님
    박영세 님
    제가 술을 잘 못 마시는데 막걸리만 조금마실 줄 알아요. 누룩을 으깨서 섞을 때 좀 힘들었지만 정성이 많이 들어간 만큼 무척 뿌듯하고 결과물이 기대됩니다.
    박영세 님
  • 박영현 님
    박영현 님
    사서 마실 때는 막걸리 만드는 게 이렇게 힘든 건 줄 몰랐는데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드네요. 막걸리를 만드는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고 나중에 가족들과 귀하게 마시겠습니다.
  • 윤상철 님
    윤상철 님
    아내가 술을 좋아하는데 모유수유 때문에 즐기지 못하고 있어요. 오늘 배웠으니 나중에 아내와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듭니다. 제 이름으로 대신 신청해준 아내에게 고마워요.
    윤상철 님
  • 이정은 님
    이정은 님
    TV에서 볼 때는 어려워 보였는데 직접 만들어보니 나중에 집에서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에 성공하면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다음에 또 도전해보고 싶어요.
  • 이선화 님
    이선화 님
    집에서 술을 빚는 것에 대한 로망이 있었어요. 이번 기회에 경험할 수 있어서 정말 뜻 깊은 시간이었어요. 함께한 분들과도 ‘케미’가 좋았던 것 같아 더 즐거웠습니다.
    이선화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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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는 연출한 것으로 실제와 다릅니다.
↑이미지는 연출한 것으로 실제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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