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짓는 다정한 아파트 압구정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이태영 회장
압구정현대아파트에서 피어난 미담. 우리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급성백혈병에 걸린 관리사무소 직원을 위해 아파트 주민들이 약 1억 원의 성금을 모아 전달한 것이다.
서울 강남의 대표 부촌인 압구정동의 현대아파트에서 급성 백혈병에 걸린 관리사무소 직원을 위해 주민들이 18일 만에 성금 1억여 원을 모아 전달하는 기적을 이뤘다. 이것을 주도한 이는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이태영 씨다. 그는 여든둘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매일 1인 2역의 일을 소화한다. 아침에 태준제약 대표이사 겸 회장으로 출근하기 전 아파트관리사무소에 들러 민원보고를 받는 등 업무를 챙기고, 퇴근 후에도 들러서 일을 한다. 정순욱 관리사무소장은 “이렇게 매일 출근하시는 입주자대표회의 회장님은 드물죠. 꼼꼼하고 성실하신 모습에서 많이 배웁니다”라고 말했다. 매일 관리사무소를 찾는 이 회장이기에 직원의 어려움을 바로 알 수 있었다.
“7월에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김미숙 총무주임이 급성백혈병 판정을 받았습니다. 부모형제도 없이 홀로 어렵게 살던 김 주임의 사정을 알고 있었어요. 병 치료에 집중하기도 힘든데 치료비 걱정을 할 수밖에 없었지요. 급한 대로 저와 몇몇 주민들이 545만 원을 모아 8월 초에 전달했습니다. 주민들의 뜻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에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아 ‘아름다운 동행’이란 주제로 호소문을 써서 주민 게시판에 붙이고 관리사무소에 현수막을 걸었습니다. 8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 18일이란 짧은 기간 동안 9,466만 원이 모여서 총 1억1,100만 원의 성금이 모아졌습니다. 기적 같았습니다.”
이번 모금에는 847가구가 모금에 동참했고 그중 15명이 100만 원 이상을 후원했는데 한 주민이 1,000만 원의 거액을 보내와 잘못 송금한 줄 알고 확인 차 전화 연락을 취했다고 한다.
“자신이 기부한 금액이 맞다 하셨고 이름이 밝혀지는 걸 원치 않으셨어요. ‘가슴이 미어진다, 꼭낫길 바란다’고 하시며 눈물지으셨습니다. 후에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어요.”
압구정현대아파트에서 23년째 거주하고 있는 이태영 회장. 이곳은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부유한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라는 선입견을 넘어서는 곳이라고 말한다.
“주민들이 아파트 옥상에서 함께 야생화도 가꾸고 채소며 과일도 키우며 정을 나눕니다. 저희 동에선 여름에 수박 10통을 수확해서 함께 나눠 먹었죠. 갑자기 연락해도 모임이 이루어지고요. 저는 우리 아파트를 ‘정이 넘치는 따뜻한 마을 같은 공동체’라고 생각해요.”
2022년 울진 산불피해지역에 구호성금 1,123만 원과 물품을 기증했고 2023년 튀르키예 대지진 피해 지원을 위해 3,142만 원의 구호성금을 대사관에 기증했으며 2025년 영남 산불지역에 5,507만원을 기증하는 등 도움이 필요한 곳에 나눔을 실천해왔다. 이태영 회장은 1978년 태준제약을 설립, 매출 1천억 원 대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경영을 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시각장애인의 개안수술을 돕는 실명예방재단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폐교 위기 시골 학교에 장학금을 후원하는 등 다방면에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언제 가장 행복하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요즘 같은 세상에 이처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이웃들과 함께 산다는 자체가 너무나 행복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울진 산불 피해 지역
2022년
11,230,000원
튀르키예 대지진 피해 지원
2023년
31,421,000원
영남 산불 지역
2025년
55,07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