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로 실속을 챙기는 하비테크
요즘 2030·3040 세대 사이에서는 ‘하비테크(Hobby-Tech)’라는 말이 조용히 퍼지고 있다. 취미(하비)와 기술(테크), 또는 재테크의 ‘테크’를 결합한 이 신조어는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도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뜻한다. 단순한 여가를 넘어, 자신이 가진 취향과 능력을 실용적으로 활용하려는 세대의 변화가 담겨 있다.
퇴근 후 공방에서 캔들을 만들어 온라인에 판매하는 직장인, 주말마다 반려동물 옷을 제작해 소셜마켓에 올리는 워킹맘, 취미로 찍은 사진을 디지털 굿즈로 제작하는 프리랜서. 이들의 공통점은 ‘좋아하는 일’이 ‘부수입의 통로’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처럼 취미를 통해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흐름이 바로 ‘하비테크’다. 아직 명확히 정착된 개념은 아니지만, 하비(취미)에 테크(기술) 혹은 재테크(재정 관리)의 의미를 더해, 즐기면서 실속을 챙기는 생활 방식을 가리킨다. 예전의 취미가 단순히 스트레스를 푸는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자신이 가진 취향을 ‘콘텐츠’로 발전시키거나, 시장과 연결하는 실용적 시도로 이어지고 있다.
2030·3040 세대의 하비테크 열풍 뒤에는 ‘실용주의’가 자리한다. 물가 상승, 고용 불안, 1인 가구의 증가 등 현실적인 환경 속에서 이들은 “즐거움도 효율적으로”라는 사고방식을 공유한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부업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이어가기 위한 현실적 자기 관리의 방식으로 하비테크를 택한다. 예를 들어 디지털 드로잉을 배워 일러스트를 판매하거나, 베이킹을 취미로 삼아 클래스운영으로 확장하는 식이다. 이들에게 취미는 ‘낭비’가 아니라 ‘투자’이며, 수익이 목표라기보다 자기 효율과 만족을 동시에 추구하는 합리적 선택이다. 이 같은 흐름은 ‘성과 중심’보다 ‘균형 중심’을 중시하는 세대의 경제 감각을 잘 보여준다.
하비테크가 의미 있는 이유는 단순히 돈을 버는 취미가 아니라는 데 있다.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익히고, 이를 통해 성취감을 얻으며, 나아가 소규모 경제 활동으로 연결되는 순환 구조가 생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신만의 작은 브랜드를 만들고, 일상 속 자립감을 키운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의 발달로 누구나 자신의 취향과 재능을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하비테크는 더욱 보편적인 생활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즐거움과 효율, 취향과 경제 감각을 함께 챙기려는 세대의 변화가 하비테크라는 이름 아래 드러난 셈이다.
강남구는 청년 세대의 취향과 도전 정신을 지원하기 위해, ‘강남취창업허브센터’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부터 취미를 창업으로 확장해보고 싶은 시민까지 참여할 수 있는 실습형 교육, 창업 컨설팅, 입주 공간 지원 등이 마련돼 있다. 특히 소규모 창업이나 개인 브랜드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과정이 많으므로 좋아하는 일을 ‘나만의 하비테크’로 발전시켜 보고 싶다면 여기에 문을 두드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