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끼니를 걱정하는
이웃이 있어요”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틈틈이 자원봉사를 해온 이병연 씨는 정년퇴임 후 나그랑봉사회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작은 나눔과 봉사가 어려운 이웃에게 놀라운 삶의 희망이자 용기가 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는 그를 만났다.
나그랑봉사회원들이 강남 헌릉로의 발달장애인을 위한 사회복지기관인 성모자애복지관을 방문했다. 나그랑봉사회는 처음 결성된 2018년 5월부터 매월 이곳에 방문하여 후원금을 전달하고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이날도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후원금을 전달하는 한편 마당에 쌓인 눈을 청소했다. 나그랑봉사회를 조직하고 이끌고 있는 이병연 회장에게 나눔과 봉사는 오랜 꿈이었다고 한다.
“유학자로서 강직한 선비의 삶을 사셨던 간송 이장호 선친께서 ‘남을 위해 살라’는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그 뜻을 받들어 공직생활 틈틈이 성당의 봉사활동에 참여하다가 정년퇴임을 하면서 뜻을 같이 하는 친구, 이웃들과 함께 봉사회를 조직했습니다. 봉사를 좀 더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하고 싶었어요. 저는 강남에서 30년간 살고 있고, 저희 봉사회의 베이스캠프와 같은 사무실도 신사동에 있습니다.”
이병연 회장은 7년 8개월 전 처음 나그랑봉사회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나갔을 때 아직도 한 끼를 위한 쌀이 없어 끼니를 걱정하는 이웃이 있다는 사실이 가슴아팠다고 한다.
나그랑봉사회를 움직이는 힘이 무엇인지 묻자 이회장은 회원들의 ‘진심’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의 오랜 벗인 이병윤 씨는 처음 봉사활동에 참가할 때 부터 당시 유치원생인 손녀와 함께 했다. 이제는 그손녀가 중학생이 되었고 변함없이 봉사에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별세한 한 회원의 딸은 봉사회를 찾아 모친의 봉사활동이 담긴 글과 사진 등을 보며 고마움을 표하고 특별 후원금을 전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생업으로 바쁘지만 봉사회 일이라면 열일 제쳐두고 힘을 더해주는 회원들이 있어 노년의 삶이 더없이 행복하다.
“쌀 한 포대를 나누어드렸을 뿐인데 눈물을 글썽이며 고마워하시는 독거어르신을 보고 나눔의 무게를 새삼 깨달았어요. 모름지기 먹어야 힘이 나고 어깨가 펴지잖아요? 저희 40명 회원들이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 쌀을 드리는 것은 물론, 김장을 해드리고 음식도 만들어드립니다. 집 청소도 해드리죠”
“강남은 대한민국의 풍요를 상징하는 자랑스러운 곳이라고 생각해요. 중년부터 75세가 된 지금까지 30년을 강남에 살고 있는데, 이곳은 풍요로울 뿐만 아니라 따스한 인간애가 있는 동네라고 생각해요. 그런 온정이 강남 사람들의 DNA로 자리잡기를 소망합니다. 남을 위해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