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연필로 풀어내는
삶의 이야기
강남종합사회복지관 우울감 어르신
마음돌봄 프로그램 ‘행복+’

색연필이 종이 위를 천천히 채워간다. 계절을 담은 도안에 색을 입히고, 그림을 바라보며 지나온 삶의 한 장면을 떠올린다. 강남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우울감을 예방하고 마음의 회복을 돕기 위한 마음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블라블라블라 ↑블라블라블라
  • 블라블라블라 ↑블라블라블라
  • 블라블라블라 ↑블라블라블라

해결중심실천연구소 차준 강사가 함께하는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미술 활동이나 여가 프로그램과는 다르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그 안에 담긴 힘을 발견하는 것이 핵심이다. 참여자들은 매주 계절을 주제로 한 도안을 채색한 뒤 ‘정성이 담긴 한 가지’, ‘포기하지 않게 한 것’과 같은 내면질문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눈다. 힘들었던 기억도 그 시간을 견뎌낸 자신의 힘으로 다시 바라보는 과정이다.

블라블라블라
블라블라블라
↑블라블라블라

처음에는 “그림을 못 그린다”, “힘들게만 살아서 할 이야기가 없다”며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워하는 어르신들도 있다. 하지만 몇 주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위로를 건네기도 한다. 실제로 한참여자가 가족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보이자 옆자리 어르신이 조용히 어깨를 다독여주는 따뜻한 순간도 있었다.

블라블라블라
블라블라블라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채색을 하면서 잠을 잘 자게 됐다는 참여자가 있는가 하면, 오랫동안 겪던 두통이 사라지고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우울감을 처음 털어놓은 참여자도 있었다. 이에 복지관 맞춤사례팀에 의뢰하여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유관기관에 연계하기도 한다. 작은 그림 한 장이 마음속 어려움을 발견하고 필요한 도움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된 것이다.

완성된 작품과 이야기는 온라인 갤러리에 기록되고, 자서전 형식의 책으로 제작해 참여자에게 선물한다. 이렇게 쌓인 기록은 한 사람의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된다. 차준 강사는 “누구나 삶의 이야기와 지혜가 있습니다. 아무도 묻지 않았을 뿐이지요”라고 말한다. 잃어버린 것을 찾기보다 지금까지 지켜온 것을 발견하는 시간. 그렇게 살아온 날들이 다시 살아갈 힘이 되어가고 있다.

블라블라블라
↑블라블라블라

mini interview

  • 이경철 님
    처음에는 끝까지 참여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한 번이라도 참석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주제를 가지고 생각하고 표현하다 보니 학교 다닐 때 숙제를 하던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많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