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들이 바라는 ‘생활체육 성지’ 강남 만들 것”
- 게재일자202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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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저녁 어스름이 내린 삼성해맞이공원으로 요가 매트를 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한다. 이윽고 강사의 시범 동작을 따라 하는 사람들 사이로 상쾌한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지난해부터 강남에서만 만날 수 있는 관광명소와 콘텐츠를 체험하는 ‘강남유닉투어’의 일환으로 강남구청이 운영하는 ‘별빛요가’ 현장이다. 야경 명소로 유명한 삼성해맞이공원에서 요가와 필라테스 수업을 받고, 이어서 재즈, 클래식, 올드팝, 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작은 음악회까지 즐길 수 있어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강남유닉투어 별빛요가
“삼성·봉은배수지 상부공간을 활용해 만든 삼성해맞이공원은 성공적인 공간 활용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원래 이곳은 근처에 사시는 주민들의 민원과 관리상의 어려움으로 폐쇄를 고려했던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꽃과 나무를 심고 전망대, 정자 등을 설치했더니 반려견과 산책하러 오시는 분들도 많고, 사진 찍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 사이에서는 일출이나 야경 명소로 유명해졌습니다. 이 좋은 풍경을 활용해서 또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보자연과 어울려 요가를 하는 사람들이 생각났습니다.”
조성명 구청장은 “ 최근에 웰니스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사회 트렌드를 반영해 몸과 마음을 모두 건강하게 가꿀 수 있는 시설과 프로그램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목표는 누구나 집 근처에서 산책·운동하는 ‘생활체육 성지’
50년 가까이 강남구에 살고 있는 조 구청장은 “구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해 현장을 자주 찾는데, 그때마다 ‘생활체육 인프라를 늘려달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처음 강남이 개발되던 1970년대에는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거주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가나 삶의 질과 관련된 인프라 조성은 후순위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은 이 부분을 개선해서 구민들이 ‘강남다운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미 많은 곳이 개발된 강남구에서 새로운 시설을 조성할 수 있는 땅을 확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조 구청장은 “‘뜻이 있는 곳이 길이 있다’는 생각으로 직원들과 꼼꼼하게 각 지역을 찾아봤더니 방법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강남탄천파크골프장에서 축하인사를 전하는 조성명 강남구청장
구민의 숙원이었던 파크골프장 조성은 물론 유휴공간을 활용한 생활체육공간 확보 사업을 시행한 조 구청장은 “‘그동안 운동 좀 하려면 멀리까지 나가야 해서 불편했는데 이제는 집 근처에서 산책이나 운동할 수 있는 곳이 많아져서 좋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보람이 느껴진다”며 “앞으로도 관련 정책을 많이 추진해서 강남구를 생활체육의 성지로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구민 숙원이던 파크골프장 조성, ‘협업’으로 풀어내
지난 4일, 제2회 강남 시니어 파크골프대회가 열렸다. 지난해 10월 첫 개최에도 불구하고 큰 호응을 얻어 올해부터는 상·하반기로 나눠 연 2회 운영한다. 대회에 참가한 한 어르신은 “전에는 파크골프를 치기 위해 멀리 다른 지역까지 나가야 했는데, 이제는 강남구도 파크골프장이 생겨서 너무 좋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런가 하면 지난달에는 같은 곳에서 부모와 자녀, 조부모 등 가족이 한 팀이 돼서 출전하는 가족 파크골프대회가 막을 올렸다. 흔히 파크골프하면 어르신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규칙이 쉽고 간단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다같이 즐기기 좋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덕분에 참가자들로부터 ‘세대 간의 소통 부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요즘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협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호평을 받으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가족파크골프대회 3대 가족 참가자들의 경기

가족파크골프대회 어린이 참가자들과 시타하는 조성명 강남구청장(오른쪽 두번째)
눈여겨 볼 점은 두 대회 모두 지난해 개장한 ‘강남탄천파크골프장’을 무대로 펼쳐졌다는 것이다. 파크골프장 조성 사업은 민선 8기의 주요 숙원사업이었지만 적당한 부지를 찾는 과정이 어려웠기에 추진 초반 여러 번의 부침을 겪었다. 조 구청장은 이 문제를 해결할 키워드로 ‘협업’을 선택했다.
“파크골프장을 지을 수 있는 땅을 찾는 과정에서 그동안 활용하지 않았던 탄천 주변의 공간을 발견하게 됐는데, 지도를 보니 성남시하고 서울공항 비행안전구역이랑 맞닿은 위치였습니다. 게다가 그쪽도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라서 잘하면 더 좋은 조건으로 구민들에게 파크골프장을 만들어드릴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성남시에 속한 땅과 비행안전구역까지 활용한 덕분에 총 27홀이라는 서울시에서 가장 큰 규모로 파크골프장을 조성할 수 있게 돼서 기분이 좋습니다.”

매봉시니어센터 파크골프 아카데미 개관식에서 시타하는 조성명 구청장

매봉시니어센터 파크골프 아카데미 강습
겨울철이나 장마 등 야외 활동이 어려운 시기에는 매봉시니어센터 파크골프 아카데미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도곡경로당을 리모델링해 스크린 파크골프장을 만들고 전문가를 초빙해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맞춤형 강좌를 들을 수 있도록 했다. 경로당을 활용한 스크린 파크골프장으로서는 서울시 첫 사례라는 점이 알려지며 더욱 주목받았다. 조 구청장은 “올해 경로당, 주민센터 등 총 7곳에서 스크린 파크골프장을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며 “강남구에서 파크골프를 즐기는 분들에게 부족함이 없도록 인프라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생활체육 인프라 확대로 누구나 만끽하는 ‘몸 쓰는 즐거움’
그런가 하면 개포서근린공원에서는 매주 초등학생을 위한 생활체육 강좌가 진행된다. 강남구와 초록우산, 나이키코리아가 함께 하는 아동 신체활동 프로그램 ‘액티브 모두’다. 지난해 개포동·서근린공원을 누구나 자유롭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인 ‘모두의 운동장’으로 조성한 이들은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총 12주간 어린이들이 전문 체육 코치의 지도 아래, 전래놀이와 공놀이 등을 통해 자기 표현력과 신체 감각을 높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처음에는 몸을 움직이며 노는 걸 어색해했던 친구들도 이제는 친구들과 뛰어노는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부모님들도 게임을 자주 하던 우리 아이가 요즘 들어 훨씬 건강해져서 좋다고 많이 말씀하신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데, 그럴 때마다 뿌듯합니다.”
개포서근린공원 모두의 운동장에서 진행되는 액티브 모두 프로그램 현장
'강남개방학교' 신구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달빛 피트니스'에 참여한 조성명 구청장
학교 운동장을 구민을 위한 체육공간으로 활용하는 ‘강남개방학교’도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집 근처에서 편하게 운동과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찾기 힘들다’는 구민의 목소리에서 시작한 강남개방학교는 평일 저녁이나 주말 등 학생들이 사용하지 않는 시간대의 운동장을 구민에게 개방한다. 참여한 학교에는 안전 강화 지원을 비롯해 전담 인력 인건비, 공공요금 부담, 노후 시설 보수설치비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초반에는 일부 학부모 사이에서 운동장 개방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운영 과정에서 끊임없이 피드백을 나누며 제도를 개선한 결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사업으로 바뀌어 가고 있으며 참여 학교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운영 첫 해 6곳에서 시작한 강남개방학교는 올해 21곳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운동장뿐 아니라 체육관을 동시에 개방하는 학교도 생겨났다. 실내체육공간을 추가로 확보하게 되면서 구민들의 생활체육 인프라 폭이 한층 더 넓어진 셈이다.
조 구청장은 “생활체육 활성화는 결국 구민의 건강한 일상과 이어지기 때문에 꼭 필요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정책으로 생활체육 인프라를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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