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청

인터뷰

서울 강남구, ‘강남비전 2070’ 구체화 가속페달

  • 카카오톡
  • 게재일자2025-06-12
  • 조회수106

역세권 입체고밀복합개발… '강남형 10분 도시' 도보 중심형 도심 재구축
격자형 지하철역 30곳 구심점으로 복합개발 추진
사람과 자연이 조화 이루는 지속가능한 도시 구축
재건축드림지원TF팀도 확대 사업 추진 밀착 지원

 
베를린 포츠다머 플라츠를 방문한 조성명 구청장(왼쪽). (사진=강남구청 제공)
▲ 베를린 포츠다머 플라츠를 방문한 조성명 구청장(왼쪽). (사진=강남구청 제공)
 

[시민일보 = 이대우 기자] 유튜브 역사상 최초로 10억뷰를 넘기며 K-컬처 유행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나온 지도 어느덧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강남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시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러나 조성명 서울 강남구청장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며 중장기 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워서 강남구를 누구나 인정하는 글로벌 리더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 구청장은 “이전에 바르셀로나에 출장을 갈 일이 있어서 가우디가 설계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직접 볼 기회가 있었다. 140년 넘게 한 건물을 꾸준히 짓고 있다고 해서 굉장히 놀라우면서도 도시개발도 명확한 비전이 있다면 이런 식으로 일관성 있게 진행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강남구도 이렇게 뚜렷한 원칙을 가지고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이에 <시민일보>는 구의 ‘강남비전 2070’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 ‘강남비전 2070’ 과거 50년을 거울삼아 미래 50년을 다진다
2025년은 강남구가 개청 5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1970년대 상경해 50년 가까이 강남구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 조 구청장에게 개청 50주년은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조 구청장은 “허허벌판이던 땅에 높은 건물과 도로가 생기고 빠르게 발전하는 모습을 직접 겪어본 입장으로서 강남구는 제2의 고향이고, 구민들도 다 제 가족 같다”며 “그동안 구민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이만큼 발전한 강남구가 앞으로 더 좋은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가 가진 모든 능력을 발휘할 생각”이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올해 강남구가 수립 중인 ‘강남비전 2070’에는 조 구청장의 이러한 각오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지난 50년간 강남구가 이룩해 온 변화를 조망하는 동시에 향후 50년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을 담았다.
사람, 자연, 도시경쟁력을 핵심 가치로 삼고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구축하기 위한 단계별 전략을 수립 중이다.
조 구청장은 “영국에서 시작한 산업혁명 이후로 발전한 도시들은 모두 개발과 성장 위주였다”며 “덕분에 우리의 삶이 빠르게 편리해지고 풍요로워졌지만, 그만큼 환경이 파괴됐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개발 과정에서도 공존의 가치를 실현한 도시만이 살아남을 것이기 때문에 강남구가 한발 앞서 그 과정을 준비하려고 한다”며 “훼손된 자연을 회복하는 동시에 사람 중심의 쾌적한 도시환경을 제공하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듦으로써 강남의 글로벌 도시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 일자리, 주거, 여가 다 있다… ‘강남형 10분 도시’
조 구청장의 공약 중 하나인 ‘강남형 10분 도시’는 강남비전 2070의 핵심이다.
걸어서 10분 안에 일자리, 주거, 여가 등 일상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누릴 수 있는 도보 중심형 구조로 강남 도심을 재구축하겠다는 것.
평면적으로 확장한 형태인 지금의 도시는 차량 중심이기 때문에 이동 거리와 탄소 배출량 모두 늘어날 수밖에 없고,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준다.
실제로 모든 가구 유형에서 통근 시간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행복지수가 하락한다는 사실은 여러 학술 연구를 통해 입증되기도 했다.
열쇠는 강남구 내 격자형으로 촘촘하게 자리잡은 지하철역 30개다. 각 역을 구심점으로 삼아 역세권에 입체고밀복합개발을 추진하면 물리적 거리를 크게 단축할 수 있다.
게다가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아지기 때문에 오랜 기간 강남 도심의 문제였던 교통난을 완화하는 데도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 기후변화의 원인인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늘어난 용적률을 주민 편의 시설이나 공원을 만드는 데 투자하면 도시 가치도 높아진다.
이와 관련해 조 구청장은 “예를 들어 논현역 인근에 조성된 고밀도 복합시설 5층에 살고 있고, 직장이 옆 건물 12층 사무실인 주민의 경우, 아침에 일어나서 같은 건물 지하에 있는 수영장이나 운동시설에서 가볍게 몸을 풀며 미라클 모닝을 즐길 수도 있을 것” 이라며, “점심시간에는 건물 주변에 조성된 녹지를 걸으면서 여유를 즐길 수도 있고, 퇴근 후에는 지하철로 몇 정거장 떨어진 공연장에 가서 콘서트를 관람하거나 다른 취미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일명 ‘지옥철’에 시달리는 시간이 거의 없거나 짧아 모든 루틴을 다 마치고 집에 돌아가도 그리 피곤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도시가 바로 제가 구상하는 강남형 10분 도시다”라고 덧붙였다.

■ 막힘없는 재건축 추진으로 ‘레벨 업’
오랫동안 정체돼 있던 은마아파트나 압구정 아파트지구가 조 구청장의 취임과 함께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으며, 각자 정비사업을 추진하던 대치우성1차와 쌍용2차는 통합재건축이라는 이름 아래 묶였다.
그런가 하면 원자재 비용 상승으로 공사가 중단될 뻔했던 청담삼익도 무사히 갈등을 해소하고 분양 완판에 성공했다.
조 구청장은 “지금 강남구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구역이 100개 가까이 된다”며 “재건축이 막힘없이 진행되려면 주민들이 관련 정책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하고, 공사를 진행하는 동안 생기는 갈등이 제때 잘 해소될 수 있도록 누군가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조 구청장은 “취임 후 전담 조직인 ‘재건축드림지원TF’를 만들어서 운영 중에 있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조직을 만들 정도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4일부터 재건축 패스트트랙으로 불리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재건축을 더욱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지은 지 30년 이상 된 아파트는 ‘재건축진단’ 없이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됐으며, 평가 항목에서도 주거환경의 비중이 30%에서 40%로 높아졌다.
건물의 노후도와 함께 지하주차장, 엘리베이터 등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요소를 적극 고려할 수 있게 된 것.
재건축에 대한 구민의 열망이 큰 강남구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조 구청장은 한층 더 강력한 지원으로 재건축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생각이다.
재건축드림지원TF에 매년 전문 인력을 확대하는 한편, 지난해 말부터 집중 관리가 필요한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책임자문위원을 파견해 단지별 특성과 추진 단계에 맞춰 필요한 도움을 발 빠르게 제공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분기별로 운영하던 정비사업 아카데미와 별도로 재건축 조합 관계자를 위한 의무교육 과정을 개설해 전문성을 높였다.
기존 커리큘럼에서 제공하던 최신 재건축 정책 정보와 함께 실제 사례를 추가해 활용도 면에서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기부채납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수립 중인 가이드라인도 완성을 앞두고 있다.
현재 강남구 내 공공시설 현황과 앞으로의 사회 변화에 따른 공공시설 수요를 분석해 정비사업 과정에서 생기는 기부채납으로 지역에 꼭 필요한 시설을 만드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부채납으로 조성한 ‘강남어린이회관’처럼 미리 필요한 시설을 결정해 만들면 리모델링으로 인한 비용 추가나 공사 기간 연장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 구청장은 “그동안은 건물이나 공간을 먼저 받고 구에서 목적에 맞게 다시 예산을 들여 시공하는 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각 구역의 수요에 맞게 시설을 미리 정하고, 생활권별로 공유할 수 있도록 주거환경을 조성할 생각”이라며,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주민 간 소통과 교류의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바로가기]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