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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이 키우기 좋은 강남구, 서울에서 제일 출산율 높은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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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일자2025-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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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이면 취임 3주년을 맞이하는 조성명 강남구청장. 지난 3년 동안 다양한 출산 관련 정책 및 육아 정책에 대한 그 동안의 성과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출생아 수가 늘었던 2023년에 이어 지난해도 강남구가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출생아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소감이 어떠신지?

제가 막 구청장으로 취임했던 2022년에는 강남구 합계출산율이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에 21위였고, 그전에도 계속해서 강남구에서 태어나는 아이가 줄어드는 추세였습니다. 그랬던 강남구가 출산율 반등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출생아 증가율 부분에서도 다른 자치구보다 좋은 성과를 계속해서 거두고 있어서 만점짜리 성적표를 받은 것처럼 기분이 좋습니다.
정부에서도 오래전부터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펴고 있지만 저출생 현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사회가 제대로 분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네 명의 아이를 키웠던 아버지기에 지금 부모들이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취임하자마자 임신과 출산, 육아에 드는 경제적·시간적 부담을 지자체 차원에서 같이 나누려고 단계별 지원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에 보건복지부에서 첫만남 이용권 사업을 시작하면서 많은 지역이 출산지원금을 폐지하는 등 관련 지원이 축소되는 추세였지만, 강남구에서 좋은 사례를 남기면 다른 지역에서 벤치마킹할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과감하게 추진했습니다. 다행히 예상한 것 이상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고, 여러 지역에 강남구가 좋은 영향력을 미친 것 같아서 보람을 느낍니다.

- 2023년 7월, 전국 지자체 최초로 난임 부부를 대상으로 인공수정 등 임신지원사업 소득 기준을 폐지했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최근에는 결혼이나 임신 연령이 점점 늦춰지면서 체외수정이나 인공수정 등 난임 시술로 아이를 갖는 분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희 강남구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코미디언 황신영 씨도 인공수정을 통해서 세쌍둥이를 출산하셨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난임 시술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든다고 들었습니다.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니까 시술 1회당 평균 180만원 정도인데, 성공률이 낮아서 보통 여러 번 받아야 임신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있는 분들이라면 정부에서 나서서 소득에 상관없이 지원해 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강남구에서 먼저 시도하게 됐습니다. 소득 기준을 없애려면 먼저 보건복지부와 협의해야 했는데, 이때 세종시를 오가면서 소통하는 일로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끈기 있게 설득한 끝에 소득에 상관없이 난임 지원사업을 시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신청자가 52.4%나 늘어났고, 임신 성공률도 2.7%나 상승했다고 해서 꿋꿋하게 추진하길 잘했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해인 2024년부터 소득 제한 없이 난임 부부를 지원하는 정책이 전국으로 확대되는 것을 보고 뿌듯함도 느끼고 있습니다.
 
강남구보건소 1층에 마련된 사랑맘건강센터.
▲ 강남구보건소 1층에 마련된 사랑맘건강센터.


- 첫째, 둘째 자녀 출산가정에 지급하는 출산양육지원금을 증액하는 등 초기 양육비 지원사업을 확대하셨는데 반응이 구민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원래 강남구에서는 첫째 아이한테는 30만원, 둘째에게는 100만원씩 지급했는데, 각각 200만원으로 늘렸더니 나중에는 추경을 편성해야 할 정도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주민들 의견을 듣는 자리에 오신 어떤 구민은 본인이 4남매를 키우고 있는데, 강남구 지원금이 큰 보탬이 됐다고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사실 강남구에서 태어난 아이들 중에 95%가 첫째 아니면 둘째라고 합니다. 다자녀 가정에 더 많이 지원해 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더 많은 가정에서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지원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서 추진한 정책인데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출산양육지원금이 가장 주목을 받긴 했지만 다른 지원사업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산후건강관리비용 지원액을 최대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로 늘렸는데, 정부랑 서울시 정책까지 합하면 강남에서 첫 아이를 낳으면 첫 달에 최대 790만원까지 지원해 드릴 수 있게 됐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이전과는 다르게 씀씀이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어려움에 적극 공감하는 정책으로 출산 가정의 부담을 같이 나누겠습니다.

- 역삼동에 강남어린이회관, 자곡동에 공동육아나눔터와 육아종합지원센터 등을 조성하는 등 육아 인프라를 적극 확대하고 계십니다.

임신을 망설이시는 분들에게 여쭤보면 ‘잘 키울 자신이 없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부모가 된다는 게 사전에 연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막연한 두려움이 생기기 쉬운데, 강남구에서는 가정의 ‘독박육아’가 아니라 사회의 ‘공동육아’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강남어린이회관의 경우 기부채납을 통해 조성한 시설로 키즈 클라이밍장, VR 체험 공간, 키즈카페 등을 갖추고 있으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공간적 한계로 운영하기 힘들었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매달 운영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개관 직후부터 지금까지 매달 예약이 빠르게 마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2층에 운영하는 키즈카페 이용 수요가 높아서 올해 11월까지 대치동에 있는 성은교회와 협력해 키즈카페 2호점을 만들 계획입니다. 민관협력으로 새로운 어린이 시설을 하나 더 만들게 돼서 몹시 기대됩니다.
자곡동 공동육아나눔터와 육아종합지원센터는 최근 재건축 아파트 단지 입주가 시작되면서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개포동과 수서역세권 개발이 진행 중인 동남권의 육아 인프라 수요 증가를 대비한 것입니다. 공동육아나눔터의 경우 만 3개월부터 초등학생까지 함께 이용할 수 있고, 공동육아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돌봄 품앗이 활동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는 급한 일로 양육 공백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시간제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집에서도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장난감을 빌려주는 ‘장난감 대여실’과 아이를 키우면서 생기는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상담실 등 다양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어 초보 부모들로부터 큰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올해는 임신 준비부터 아동기까지 단계별로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정보와 강남구의 출산·지원 정책, 관련 시설 등을 모은 육아 가이드북 ‘행복한 출산, 똑똑한 육아’를 제작해 구민에게 배포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체감할 수 있는 지원 정책을 발굴함으로써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강남구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조성명 구청장이 논현문화마루도서관에서 어린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조성명 구청장이 논현문화마루도서관에서 어린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남구는 정부의 아이돌봄서비스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중상위 소득 가정에도 본인부담금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유가 궁금합니다.

강남구의 경우 상대적으로 생활물가가 높기 때문에 실제로는 지원제도가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소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분들에게는 구청에서 나서서 여건에 맞게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다들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양육 공백이 생기기 훨씬 쉽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봐주는 ‘가족 찬스’에 의존하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구에서 양육 인프라를 촘촘하게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돌봄 인력 부족으로 제때 아이돌봄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인력 확보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일정 기준을 충족한 돌보미에게 급량비와 교통비를 지원함으로써 근로 환경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우수한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시행하는 노인 일자리를 활용한 아이돌봄 지원사업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륜과 육아 노하우를 보유한 어르신들에게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가정에는 육아 부담을 덜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 지난해 초록우산, 나이키 코리아 등과 협업해 개포동의 오래된 공원을 ‘모두의 운동장’으로 리모델링한데 이어, 어린이 신체활동 프로그램 ‘액티브 모두’를 운영하고 있는데 잘 진행되고 있나요?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적정한 운동이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조사에 따르면 한국 어린이의 신체활동 신체율은 6% 정도로 글로벌 평균인 20%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입니다. 이 부분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올해 4월부터 이번 달까지 상반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참여한 학생들과 부모님 모두에게 반응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몸을 움직이며 노는 걸 어색해했던 친구들도 지금은 땀 흘리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고 하고, 부모님들께서도 게임을 좋아하던 아이들이 요즘 들어 훨씬 건강해진 것 같아 보기 좋다고 말씀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뿌듯합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더 신체활동량이 적은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주말에 팀 스포츠 프로그램 ‘액티브 모두 걸스’를 진행하고 있는데, 협동심과 판단력, 순발력을 키우면서 매일매일 활기차고 재밌는 일상을 보내게 됐다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앞으로도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건강한 생활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액티브 모두를 비롯한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발굴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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