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초 5학년 박정원
우정의 마스크
 
4월 강남구 어린이 글짓기·그림그리기 작품 공모전에서 대상(수필 부문)을 받은 서울대도초등학교 5학년 박정원 학생의 작품을 공개합니다.

 
우정의 마스크

서울대도초등학교 5학년 박정원
 

아, 다리가 아프다. 허벅지가 뻐근하고 발목이 부러지는 것 같다. 아직도 15분이나 남았다. 대충 봐도 내 앞으로 백 명 넘게 있어 보인다. 줄 서 있는 아이들은 거의 다 내 친구들이다. 우리는 모두 2009년생이기 때문이다.

나는 초등학교 5학년이다. 우리 학교는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의 바로 옆에 있어서, 우리 아파트 상가는 언제나 우리 학교 친구들로 북적댄다. 오늘은 목요일, 마스크 5부제에 맞춰 2009년생인 나와 나의 친구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상가 안에 있는 약국 앞으로 몰려드는 날이다.

그렇지 않아도 짜증이 나는데, 하필 저 앞에 OOO이 서 있다. 4학년 때 OOO은 못된 아이로 우리 학교에서 소문이 자자하다. 친구들은 나에게 OOO은 이기적인 아이니까 같이 놀지 말라고 했다. 나는 친구들의 조언 덕분에 한 해 동안 OOO과 말도 안 섞고 잘 피해 다녔다.

“마스크 판매를 시작합니다!”
약사님의 외침과 함께 드디어 약국 문이 활짝 열렸다. 쪼그려 앉아 있던 나는 벌떡 일어나 약국 안으로 파도처럼 쭉쭉 밀려가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생각보다 줄이 빨리 줄어든다. 이제 곧 나는 마스크를 사서 집에 갈 수 있겠구나, 생각만 해도 기쁘다.

“여기까지입니다!”
엄마가 주신 3천원을 주머니에서 막 꺼내려는 순간, 약사님은 내 앞에 선 사람을 가로막으며 외쳤다. 어! 다음다음이 내 순서인데... 나는 무엇을 해야 할 지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약사님은 약국 문에 ‘마스크 품절’이라는 종이를 두고 약국 안으로 사라지셨다.

“엄마가 좀 일찍 가라고 했지! 으이구! 엄마가 그렇게 말해도 듣지 않고 늦잠 자고 느릿느릿 가니까 못 사는 거잖아! 일주일동안 오늘 사온 마스크 2장 가지고 버텨야 하는데 이제 어쩔 거니?”

엄마는 분명 나에게 이렇게 잔소리를 하실 거고 그 모습을 상상하니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리고 며칠 전부터 사용해서 침 냄새나는 마스크를 일주일이나 더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 우울해졌다. 그런데!

“자, 너 이거 하나 가져. 나는 한 장이면 돼.”
갑자기 눈앞에 마스크 한 장이 쑥 들어왔다. 앗, OOO이다. OOO이 마스크 한 장을 슬쩍 내밀며 웃고 있었다.
나는 눈이 얼어붙었는지, 입이 얼어붙었는지, 아무 대답도 못한 채, 얼떨결에 마스크를 받았다. OOO은 이미 저만큼 앞으로 멀어져갔다.

나는 집으로 돌아와 손을 씻고 바로 침대에 발랑 누웠다.
‘요즘같은 시기에 저 이기적인 OOO이 왜 나에게 마스크를 줬을까?’

OO의 목소리는 예상보다 다정했다. 고맙다고 말이라도 할 걸, 대답도 못한 내가 참 바보 같다. OO가 준 마스크를 계속 만져보았다. 이건 그냥 마스크가 아니라, OO가 준 소중한 마스크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한 장도 너무나도 귀한 이 시기에, OO가 나눠준 우정의 마스크다. 나는 OO가 정말 고마웠다. 그동안 친구들의 말만 듣고 OO가 나쁜 아이라고 생각했던 나 자신이 너무나 한심했다.

드디어 목요일! 나는 헐레벌떡 자전거를 타고 약국으로 달렸다. 평소라면 또 줄을 서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아침부터 정말 끔찍했을텐데, 오늘은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 뿐이다. 약국 앞에 아직 줄이 없는 걸 보니 내가 조금 일찍 온 건 맞다. 하지만, 오늘은 다리도 아프지 않고 30분은 금방 지나간다. 무엇보다 내가 오늘 마스크를 2장 살 수 있는 확률은 100퍼센트라는 사실, 그리고 그 중에 한 장을 OO에게 나눠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정말 기쁘다.

수학시간에 나누면 반이 된다고 배웠다.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마스크를 나누면 새로운 친구가 생기고, 마스크를 또 나누니 우정이 두 배가 되었다.

 “자! 들어오세요! 마스크 판매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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