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도서관 사서 김태연
 

누구에게나 열린 문화 콘텐츠를  '즐거운도서관'

20221월 강남구립 즐거운도서관으로 인사이동을 한 후 맡게 된 첫 공모사업은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주최하는 장애인 독서문화프로그램 지원사업이었다. 이 사업의 목적은 장애유형별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장애인에게 양질의 독서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문해력 증진 및 정보문화 격차해소는 물론 책 읽기의 즐거움과 정서적 안정을 돕기 위한 위한 것이다.

이 공모사업의 취지가 장애인 문화향유기회 확산을 도모하는 좋은 사업이니 도전해보고자 하는 마음은 생겼지만 공모사업의 준비도 처음이고, 거기에 장애인 서비스라니. 그동안 장애인과의 접점이 없었던 나에게는 난감한 문제였다.
 

강남세움복지관

강남세움복지관

나는 우선 우리 즐거운도서관과 기관협약(MOU)이 되어있는 강남세움복지관의 사회복지사님 그리고 프로그램을 진행해주실 전문 강사님과 긴밀한 협조와 의사소통을 통해 강의내용, 일정 등을 조율하여 지원서를 작성했고 공모지원 준비를 하느라 부산을 떨었다.

첫 공모사업 지원이었고, 바쁜 시간을 할애하며 지원서를 준비한 상황이라 선정될 것이란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기쁘게도 우리 즐거운 도서관나의 감정을 요리해요-감정Cooking’이 공모사업에 선정되었다.

공모사업 선정공문을 받은 후, 즐거운 마음으로 사전 사업설명회에 참석했다. 이후 미리 정한 도서를 구입한 뒤에 강남세움복지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장애인 복지관의 프로그램 담당자인 사회복지사님과의 회의는 수업 진행내용을 논의하며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의 출발은 그렇게 시작했다.

프로그램 D-day, 약간의 기대와 걱정을 하며 운영 참여기관인 강남세움복지관으로 향했다.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참가자들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받긴 했지만, 첫 대면이라 다소 경직되어 긴장을 했던 기억이 난다.

강남세움복지관에서 진행된 독서프로그램은 사전에 선정한 감정에 관한 책을 함께 읽고 본인이 느낀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후, 다양한 종류의 클레이(점토)로 그날의 함께 읽은 책에서 나온 요리를 만드는 순서로 진행됐다. 수업참가자들은 강사님과 사회복지사님에게 약간의 도움을 받았지만, 그날의 주제인 요리를 클레이로 아주 정성스럽게 잘 표현했다.

독후활동 - 클레이로 요리 만들기
독후활동 - 클레이로 요리 만들기

독후활동 클레이로 요리 만든 요리
독후활동 - 클레이로 만든 요리작품



프로그램 진행의 회차가 늘어나면서 수업참가자들은 차츰 나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웃음을 띠고 따뜻한 눈빛을 보냈다. 복지관에 수업지원을 하러 강의실에 들어서면 먼저 다가와 반갑게 인사를 하기도 하고, 나를 보며 선생님, 멋져요!’, ‘선생님, 예뻐요!.’라며 친근감을 전하기도 했다. 물론 나도 참가자들에게 먼저 인사를 하고, 칭찬을 하며 친밀감을 쌓아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를 경계하던 참가자들이 활동을 하면서 나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하거나, 내 손을 잡고 자신이 만든 클레이 작품 앞으로 다가가 자신감 담긴 눈빛으로 솜씨자랑을 했다. 프로그램 진행 증빙용인 수업사진을 찍고 있으면 나를 보며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 손을 들어 브이자를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그 모습에 온몸이 감전된 듯 잠시 프로그램 담당자로서 보람을 느꼈다. 나를 친근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한 마음이 드는 동시에,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가 나를 이들과 만나게 해주었다는 사명감도 들었다.

자가대출반납기 체험
자가대출반납기 체험하는 모습

 

장애인독서문화프로그램 중 도서관견학 일정도 있었는데,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우리 즐거운도서관을 방문하여 대출, 반납 및 문화프로그램을 체험하기도 했다. 우리 도서관에 설치된 자가 대출 반납기에서 도서 대출과 반납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서로 먼저 해보려고 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본인 스스로 도서관의 책을 빌릴 수 있고 또 반납할 수 있다는 사실에 참가자들은 신기하고 재미있어 했다.

그리고 강남 세움복지관이 아닌 도서관에 직접 방문해서 참가하는 문화프로그램에도 발갛게 상기된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참여했다. 그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알게 된 것은 발달장애인분들은 손을 많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손을 사용하는 일은 정서적으로도 안정되고 호기심을 채우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 점을 참고하여 손으로 간단하게 해볼 수 있는 종이비행기 접기를 진행했다. 비행기를 접는 방법을 그림을 통해 자세히 설명했더니 쉽게 이해하는 듯했고, 직접 본인이 접어 만든 비행기를 날리는 체험을 했다. 참가자들이 에너지를 발산하며 움직이자, 주변에 풍성한 윤기가 흘렀다. 비행기를 날리는 평범한 행동이 이렇게 공감대를 형성하다니 나 자신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서프라이즈(Surprise)’였다.

공모사업이 끝난 후 결과를 정리하며, 급격한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정보불평등이 가속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 사회적 약자 집단이 지식정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함으로 지역의 공공서관은 정보 불평등 계층의 정보격차해소를 위해 초래되는 상대적 정보격차해소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한다는 도서관 관련 기사의 글이 생각났다. 하지만 정작 나 스스로는 사서로서사회적 약자를 위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에 대해서 다양한 구상을 별로 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문화프로그램 체험
문화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습

 

또 이번 프로그램 진행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이 있다. 강남세움복지관의 사회복지사님께서는 지금까지 도서관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진행이 거의 없었다고 하셨다.

나는 그동안 정보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첫 공모사업을 진행하며 보람과 동시에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그러나 사회복지사님의 격려 말씀을 듣고, 지역공공도서관의 봉사계층인 어린이, 유아, 청소년, 주부, 노인은 물론 정보취약계층의 장애인에게 평등한 정보접근 기회를 제공하고, 독서문화 향유권 제고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서가 되어야겠다는 각오를 다짐했다.

앞으로 도서관과 장애인 복지관과의 지속적인 협력으로 다양한 독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해 남녀노소 누구나 정보격차 없이 문화콘텐츠를 누리는 날이 성큼 다가오길 꿈꿔본다.


 
bong1016@gangna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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