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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로마시대 사포(Sapo) 언덕에는 제단이 있어 많은 양을 도살해 신에게 재물로 바쳤다. 양을 태우면서 생긴 기름이 나무 재와 섞여 땅에 스미고 빗물에 씻겨 티베르강으로 흘러들어갔는데 강가에서 빨래하던 여인들은 옷에 묻은 때가 쉬이 지워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오늘날 ‘비누(Soap)’의 어원은 ‘사포(Sapo)’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지난 3월 21일 오후 7시, 아직 쌀쌀한 봄바람을 맞으며 몇몇 수강생들이 롱런아카데미 다목적실로 모여들었다. 이날의 강의 주제는 ‘내 손으로 만드는 건강한 천연비누’.

“다양한 분야에서 ‘천연’이 각광받고 있는데, 비누도 천연비누를 사용하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천연비누는 세정력이 좋고 다양한 컨디셔닝 효과까지 있지요.”

천연비누의 장점 가운데 하나가 자신에게 맞는 컨디셔닝 기능을 골라 사용할 수 있다는 것. 피부 보호막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더러운 이물질을 제거해주고, 세정 후 당김을 줄여주기도 한다.

“피부가 건조한 분은 어성초·다시마·단호박 등이 좋고, 미백을 원하면 알로에·딸기·황토, 아토피가 있다면 카렌듈라·캐모마일·식이유황, 여드름 피부에는 숯·율피·청대(쪽) 등이 좋습니다. 여기 있는 다양한 천연분말들 중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 가져가세요.”
 
다양한 천연분말은 천연비누의 중요한 재료이면서 각각 다양한 컨디셔닝 기능을 발휘한다. 또 넣는 양에 따라, 흰색과 투명색 베이스 중 어느 것을 쓰느냐에 따라 비누의 빛깔도 달라진다. 단, 너무 많이 넣으면 세안하고 난 뒤 세면대가 비누색으로 물들 수 있다는 점에 주의!

나에게도 친구에게도 좋은 선물

각자 원하는 천연분말을 즐겁게 고른 수강생들은 김주아 강사의 지도에 따라 먼저 글리세린을 종이컵에 넣어 저울에 세심하게 계량한 다음 천연분말을 막대스푼으로 떠 넣어 열심히 풀어주었다. 거기에 완전히 녹은 MP(Melt & Pour) 베이스를 부어서 잘 섞어주고 향긋한 라벤더 에센셜 오일을 떨어뜨려 섞어준 뒤 준비된 몰드에 조심히 부어주었다.
 
“너무 세게 저어주면 거품이 많이 생기니 주의하세요. 거품이 생겼을 땐 알코올을 살짝 뿌려주면 거품이 없어집니다.”
알코올을 뿌려 표면을 매끄럽게 정리해주었다면 이제 남은 건 비누가 굳기를 기다리는 일 뿐이다.

이날 수강생들은 두 시간 동안 베이직 천연비누 5개와 보타니컬 천연비누 5개를 각각 만들어 예쁘게 포장까지 해서 가지고 돌아갔다. 보타니컬(Botanical) 천연비누는 말린 허브잎이나 꽃잎을 넣어서 만드는데, 기능을 더한다기보다 시각적으로 예쁜 비누를 만들 수 있다.

“아이에게 아토피가 있어서 오래 전 천연비누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 롱런아카데미에서 강의가 있는 걸 알고 반가운 마음에 다시 듣게 되었다.”는 수강생 천우정 씨. 이날 만든 천연비누는 본인도 쓰고 지인에게도 선물할 거라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글 김주아 강사
• 레진공예전문가, 비누꽃디자인 전문가, 수제몰드 전문가, 아로마캔들 지도사범, ARC, NAHA1, NAHA2, 디자인비누공예지도사, 예술심리 내추럴 카빙 캔들 전문가, 캔들크래프트 및 양초공예 전문가
• 대성학원 천연비누 클래스(직원 대상), 이지스튜디오 천연비누·디자인캔들, 참하다 아카데미 천연비누·디자인캔들·아로마테라피, 소소한공방 천연비누·디자인캔들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