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까놓고 자유롭게…여성장애인 성 다룬 잡지 ‘더…ing’

<세상을 바꾸는 작지만 깊은 울림, 더…ing> 눈길
전남여성장애인연대, 여성시각 성·자위 문제 다뤄
“자위는 자연스러운 욕구…사회 관심대상 아니다”


등록 2018-08-29 / 정대하 기자 / daeha@hani.co.kr

 

 

 

“성이라는 주제는 은밀하고 숨겨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남여성장애인연대가 최근 발간한 인권저널 <세상을 바꾸는 작지만 깊은 울림, 더…ing>엔 여성의 성 문제를 다룬 내용들이 실려 있다. 특히 이번 호엔 “여성장애인은 무성적 존재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여성장애인의 성 문제를 다루고 있다. 여성주의 시각에서 여성의 자위, 피임, 섹스 등의 소재에 대해 솔직하게 다룬 글들이 눈길을 모은다.

 

‘자위 자~알 하는 여자, 음란한 여자?’(필명 허당)는 여성들의 자위에 대한 글이다. 텐가 코리아와 한국리서치 조사 결과(2017년), ‘남성 98%, 여성 70%가 자위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글쓴이는 “자위가 여성장애인에게도 자연스럽고 당연한 욕구지만, 여성 장애인의 섹슈얼리티는 우리 사회에서 관심대상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여성을 남성의 욕망에 종속된 존재로 규정해 온 사회에서 여성이 성적욕구와 쾌락을 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스스로 즐긴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전남여성장애인연대가 최근 발간한 인권저널 <세상을 바꾸는 작지만 깊은 울림,더…ing>에 실린 기사.
전남여성장애인연대가 최근 발간한 인권저널 <세상을 바꾸는 작지만 깊은 울림,더…ing>에 실린 기사.

 

 

‘여성장애인 성폭력은 언론에겐 선정적 먹잇감’이라는 글도 실렸다. ‘자유부인’이라는 이름의 글쓴이는 “전남 지역에서도 ‘#장애인 미투’라는 명목하에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는 기사들을 언론매체가 다루고 있다”며 “이는 여성장애인도 비장애 여성과 같은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여성장애인이 경험하는 일상의 범죄와 폭력을 이제는 동정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성적 평등을 이루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우리 모두의 과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애해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필자 T.G/꼬부기)라는 글에선 여성장애인과 사랑에 대한 고백이 담겨 있다. 글쓴이는 “‘여성장애인에겐 애인이 없을 것이다’, ‘여성장애인은 연애를 할 수 없을 것이다’라는 사회적 인식을 깨고 싶다”고 선언한다. 문애준 전남여성장애인연대 대표는 “여성장애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성적인 향유와 만족을 얼마나, 어떻게 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제한하지 않고, 여성장애인이 존엄성을 갖고 살아가는데 핵심적인 것이 무엇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출처: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859735.html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