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영
< 화양연화(花樣年華) > The Most Beautiful Days in Life





■전시 개요

- 전시 제목: 화양연화(花樣年華) The Most Beautiful Days in Life

- 전시 일정: 2022.10.22~ 2022.12.16

- 관람 시간: 월 - 금 10AM ~ 6PM / 토, 일, 공휴일 휴무

- 전시 장소: 지웅파인아트갤러리

- 홈페이지: www.jwartgallery.co.kr



■작가 소개

조민영 JO MIN-YOUNG

1966년 태생인 조민영 작가는 홍익대학교 동양학과를 졸업했다. 26세에 날아간 프랑스 생 떼띠엔느에서 예술을 전공한 그곳에서 오랫동안 거주한 뒤 귀국했다. 그녀는 한동안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아프기도 했고 다시 붓을 드는 것에 대한 압박감이 있었다. 그러다 봉사활동으로 유기견을 만나게 되었고 작가로서 그들을 기록하기 위해 참여했다. 만약 이것이 작업이었다면 못했을 거라 했다. 이후, ‘유기견을 그리는 화가’이자 <프랑스백반>을 운영하는 요리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건강 상의 이유로 식당일을 그만두고 그림에 더욱 몰두하는 중. 덕분에 그녀가 화폭에 담아내는 대상이 동물에서 사람으로 넘어갔다. 인물화에 초점을 맞춘 변화가 과연 어떤 정교한 에너지로 순환될 지 궁금한데, 조민영 작가는 이에 충동적으로 그림을 그리지만 그 바탕에는 인간, 생명에 대한 어떤 존엄성이 깔려 있다고 설명한다.



■작가 미니 인터뷰

화양연화(花樣年華)
The Most Beautiful Days in Life


조민영 작가는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서양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어쩌면 <프랑스 백반>의 사장님으로 더 잘 알려졌을 지도 모르겠다. 얼핏 그림 그리는 화가에게 붓 대신 칼을 드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요리를 통해 화가로서의 열정과 꿈이 더욱 간절해졌다면 그것은 분명 시너지일 것이다. 


언제부터 그림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어했나요?
저희 아버지도 화가였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작업실에 들어가 캔버스에 붓을 문질러보면 그 거친 소리가 묘하게 좋았어요. 아버지도 홍대 서양화과를 나왔는데, 사람들이 부녀 모두 홍대 미대 출신이란 점을 무척 자랑스럽게 여기셨죠. 지금 아버지는 30년째 투병 중이랍니다. 뇌출혈로 쓰러진 뒤 오른쪽을 못 쓰게 되었는데도 왼손으로 어렵게 작업을 하고 계셔요. 눈도 어두워서 작업이라고 하기 보다 그냥 당신이 놓기 싫은 그림에 대한 미련을 푸는 거라 생각해요. 그렇게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시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제 인생에 스며든 것 같습니다. 


프랑스에서의 생활은 어땠고 그곳에서 작품 활동은 계속 하셨나요? 
처음엔 몽뻴리에(Montpellier)라는 지중해 근처의 도시로 갔어요. 언어연수가 끝난 다음에는 생떼띠엔느(ST-Etienne)에서 보자르(Beaux-arts)를 다녔죠. 학교 다니면서 특별한 일은 없었고, 졸업 이후 본격적인 현지 생활을 하면서부터 그제서야 프랑스인의 삶으로 들어간 기분이 들었어요. 그렇게 20여 년이 흘렀네요. 프랑스에 있는 동안 늘 뭔가를 끄적거리고 그림을 그렸어요. 작업이 꾸준히 지속되진 않았지만 중요한 저의 생활 수단이 되었지요. 

20년 동안 그곳에서 뭘 배웠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딱히 배운 건 없는 것 같아요. 굳이 찾자면, 개인으로서, 작가로서 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점이 가장 큰 배움이랄까요? 그 전에는 어떤 현실인 내 앞에 놓여있는지 제대로 직시하지 못했거든요. 나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나를 나 답게’ 인정하고 이해한 것이 가장 큰 결실이라고 생각해요. 


작가님의 작업스타일을 알려주세요.
저는 아주 게으른 작가예요. 열심히 그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주 열심히 생각해요. 그런 다음에는 몰아서 몇 점을 한번에 그려냅니다. 이렇다 보니 틈새 시간에 야금야금 작업하는 걸 좋아하지도 않고 그렇게 할 수도 없어요. 결국, 그리는 시간보다 바라보는 시간이 더 많아야 한다고 제 자신과 항상 타협한답니다. 


작가님은 그리는 대상(유기견, 사람)을 어떻게 찾는지 궁금합니다. 작가님이 만났던 사람 혹은 강아지들인가요? 
제 그림의 대상은 늘 ‘누군가’입니다. 만나지 못한 모델이 더 많아요. 어떤 사진을 보고 모티브를 찾아 제 나름의 그림 속에 ‘끼워 넣기’ 식으로 작업해요. 그래서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누군가’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색들이 굉장히 예뻐요. 피사체의 표정이나 감정의 디테일도 너무나 섬세합니다. 전반적으로 작가님 그림에 드러나는 색상은 파스텔처럼 유하고 연한 감성이 느껴지면서 선명하지는 않는데요. 그런 색이 사람이나 동물의 표정과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그렇게 구체적으로 결정하고 고민해서 그리지는 않습니다. 성격 상 모든 면에서 계획적이질 못해서요. 충동적인 면이 더 강하죠. 그렇지만 그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우연히 대상이나 색상을 고릅니다. 그건 결정하는 순간의 감정일 뿐이고 그 바탕에는 인간, 생명에 대한 어떤 존엄성이 깔려 있어요. 


이번 전시에 소개될 작품은 어떤 것들일까요? 
요즘에는 동물 그림을 많이 그리지 않아서 아마도 인물화 위주가 될 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완성한 분홍색이 잔뜩 들어간 인물시리즈 얘기를 하자면, 어떤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우리가 가진 색에 대한 선입견이 얼마나 큰지 새삼 놀란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막연하게 분홍이라 하면 밝고 환하고 기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슬픔을 분홍으로 표현하고 나니 제 자신도 놀랐거든요. 평소 잘 안 쓰는 색이기도 했지만 원하는 감정을 표현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만 생각했는데, 의외의 조합이었죠. 


어떤 기준으로 인물화를 선택했을까요? 
선택의 기준은 딱히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유난히 노인을 많이 그렸고, 외국인도 그렸고, 밝은 색을 많이 넣었어요. 노인을 그린 이유는 삶이라는 것에 대한 회한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인생이라는 ‘일장춘몽(一場春夢)’과 같은 허망함을 드러내고 싶었죠. 그런데, 분홍을 잔뜩 넣었고 의외로 잘 어울려 기쁘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지웅아트갤러리에서 열리는 첫번째 전시입니다. 소감이 어떠세요? 
지웅에서의 첫 전시라는 점이 감개무량한 한편 준비가 좀 미흡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지웅은 작가에 대한 배려가 유난히 많은 곳이죠. 그리고 싶은 걸 그리라는 말에 감사했어요. 덕분에 정말 제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한 듯해요. 마음먹은 만큼 인물화를 많이 그리지는 못했지만 1년 넘게 그리다 보니 이제야 조금씩 내가 뭘 그리고 싶어했는지 알 것 같다는 느낌이 왔어요. 다음 전시는 언제 또 할지 모르지만 이제라도 더 그리고 싶은 것들을 그리려고 합니다. 



■작품 이미지


La vie en rose


memoire 28


2208-인물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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