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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저자(글) · 정영목 번역 책 소개 “이것이 나의 마지막 책이 될 것이다.” 줄리언 반스의 선언과 함께 소설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가 2026년 1월 22일 영국과 미국, 한국을 포함한 18개국에서 동시에 출간된다. 이날은 줄리언 반스의 여든 번째 생일(1월 19일) 사흘 뒤다. 출간을 앞두고 1월 20일 영국에서는 반스와 함께 영문학의 황금기를 이끌어 온 문학적 동료 이언 매큐언과 대담을 진행한다. 반스의 신작은 언제나 하나의 문학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져 왔지만, 이번 작품을 둘러싼 문학계의 반응은 유독 뜨겁다. 이 책이 그의 마지막 소설이라는 사실이 작품 자체의 울림과 겹쳐 읽히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책이 사후에 출간되는 건 내키지 않는다. 생전에 마지막 책을 출간하는 편이 더 재미있을 것이다. 나의 문학적 부고 기사를 직접 읽을 수 있을 테니까.” _줄리언 반스, 퍼블리셔스 위클리 인터뷰에서 부커상 수상 작가 줄리언 반스가 자신의 마막 소설이라고 직접 언급한 이 작품은, 반세기를 문학에 투신해 온 작가가 스스로의 끝을 의식하고 써 내려간 유언 혹은 문학적 부고와 다름없다. 화려한 결산이나 업적을 나열하는 대신 반스는 삶과 기억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되물으며 가장 반스다운 방식으로 독자 앞에 마지막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그렇기에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단순한 신작이 아니라, 한 시대를 대표해 온 소설가가 스스로 선택한 퇴장의 형식으로 받아들여진다. 줄리언 반스는 『플로베르의 앵무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등의 소설을 발표하며 지난 40여 년간 영국 현대문학의 중심에 서 있었다. 사랑과 상실, 역사와 진실, 기억의 불확실성이라는 주제를 집요하게 천착해 온 그는 2011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부커상을 수상하며 문학적 성취를 공인받았다.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그러한 반스 문학이 마침내 도착한 종착역이자 동시에 가장 자유롭고 대화하듯 쓰인 작품이다. 책 속으로 당신은 과연 당신 자신에 관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알고 싶을까? 그게 좋은 생각일까, 나쁜 생각일까? (22p) 나는 반세기에 걸쳐 일기를 써왔는데 모든 일기가 그렇듯이, 이건 완전히 부분적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일기가 그렇듯이, 다른 데서 표현할 수 없는 진실을 말하는 게 목표다. 하지만 행복한 시간은 그 순간에 소진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불행하고 황량하고 거짓되고 질투심에 사로잡히고 편협한 시간은 일반적으로 억눌렸다가 나중에 슬픔, 격노, 자기연민과 함께 일기에서 범람한다. 초기의 몇 부분을 다시 읽다가 나는 궁금해진다. 내가 정말 이랬던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나는 온화하고 다정하고 잘 웃는 청년이었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런 청년이기도 했다. (96p) “치료는 불가능하지만 관리는 가능하다.” 이건 꼭…… 삶을 두고 하는 말처럼 들린다. 안 그런가? (106p) 내가 일어서자 진이 말했다. “기회주의자시로군요, 미스터 반스.” 하지만 그 말은 내 귀에 칭찬처럼 들렸다. 기차에서 나는 그 말을 생각했다. 내가 살면서 기회주의자였나? 때로는 그랬고, 때로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 말은 그게 아니었다. 그녀의 말은, 다른 사람들의 삶을 기회로 삼는 사람이라는 뜻. 하지만 그건 소설가가 다 그렇지 않은가, 기본적으로? 적어도 자기 책에서는.” (117p) 프루스트는 어딘가에서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해 간직하고 있는 기억은, 설사 연인 사이라도, 똑같지 않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나는 “설사 연인 사이라도”를 “특히 연인 사이일 때는”으로 바꾸고 싶다. (120~121p) “나는 아무도 내게 한 적이 없는 질문, 그리고 나 자신도 한 적이 없는 질문의 답인 것 같아.” 내가 스티븐과 진 이야기를 쓰지 않겠다는 약속을 깨겠다고 결심한 건, 내 생각으로는, 이 순간이었다. (174p) 어쩌면 진은 그저-일부 유아론적 독자들이 그러듯이-자신의 개인적 사례, 자신의 곤경, 자신이 만족스럽게 사랑받지 못하는 상황이 픽션에서 제대로 묘사된 적이 없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음, 내가 할 수 있었다. 내가 그녀를 위해 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었고, 또 해결해 줄 생각이었다. 그녀가 절대 알 수는 없겠지만. 그녀가 살아 있을 때 발표할 계획은 아니었으므로. (175~176p) 그의 비극은 사랑을 할 수는 있지만 그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녀의 비극은 사랑을 할 수는 없는데 그녀가 주고자 하는 것이 사랑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182p) “행복은,” 진은 말했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지 않아.” 그 이후 나는 이 생각-동시에 수백 년에 걸친 픽션에 대한 반박-을 마음속에서 수도 없이 되짚어 보았다. (183p) 우리는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지식과 우리의 현실을 제한함으로써만 성공적으로-또는 ‘행복하게’-살 수 있다. 이 둘이 지나치면 우리는 미쳐버린다. 우리는 이것을 이해하고 있으며, 그래서 꾀바른 공포로 우리 자신으로 들어가는 문을 닫아버린다. (260p) 자료출처: 인터넷 교보문고(www.kyobob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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