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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통·설사 잦고 혈변 있다면염증성 장질환일 수도

배가 아프고 설사가 시작되면 흔히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나 급성 장염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런 증상에 체중 감소나 혈변이 동반된다면 단순한 장 트러블이 아닌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심각한 만성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복통·설사·혈변·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식습관·면역 반응·장내 세균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수영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병명 때문에 일반적인 장 질환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만성적인 경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엄연히 다른 질환이라며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장염과 달리 염증성 장질환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질환이라고 말했다.

염증성 장질환 종류와 증상

염증성 장질환은 크게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베체트장염으로 나뉜다. 궤양성 대장염은 직장에서 결장까지 대장의 점막층 또는 점막하층에 얕은 염증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설사, 혈변, 점액변, 급박변(갑작스럽게 참기 힘든 배변 욕구), 뒤무직(배변 후에도 잔변감이 남는 느낌) 등이 있다.

직장에 염증이 있는 경우 변비나 잔변감이 나타날 수 있으며, 만성적인 출혈로 인해 빈혈이 동반되기도 한다.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위장관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며, 주로 소장과 대장에서 발병한다. 염증이 장벽의 전 층을 침범해 깊은 궤양이 띄엄띄엄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증상은 개인차가 크지만 증상기에는 복통, 설사, 체중 감소, 오심, 구토, 발열, 야간 다한증, 전신 허약감, 직장 출혈 등이 나타난다

특히 국내 크론병 환자의 약 절반은 항문 주위 병변을 동반하며, 농양이나 치루가 생길 수 있다. 장관 (특정 크기와 깊이를 갖는 관모양 통로) 누공이나 장폐색 같은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다.

불규칙하고 자극적인 식습관, 카페인 섭취,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흡연은 크론병의 발생과 악화를 촉진하고 수술 후 재발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다.

베체트장염은 원인 불명의 만성 장염으로, 소장이나 대장에 염증 또는 궤양 형태로 나타난다. 아시아 인종에서 비교적 흔하며, 만성 설사·복통·혈변·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나수영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평생 관리하는 병으로 받아들이고 꾸준한 관리를 통해 관해(자각·타각적으로 증상이 감소한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재발을 줄이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특히 염증성 장질환은 의료진과 환자들이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극복해야 할 질병이라고 설명했다.

염증성 장질환 치료

염증성 장질환은 증상과 함께 대장내시경, 조직 검사, 혈액검사, 영상 검사 등의 결과를 종합해 진단한다. 이 가운데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검사는 대장내시경이며, 조직 검사는 다른 대장염과의 감별진단에 도움이 된다. 필요에 따라 CT(컴퓨터단층촬영)MRI(자기공명영상), 대변 검사도 시행한다.

치료의 핵심은 약물치료다. 항염증제·스테로이드제제·면역조절제·생물학제제 등이 사용되며, 장 폐쇄·협착·천공 등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만성 난치성 질환이기 때문에 약물치료 후 관해(질환증거가 사라지거나 급감한 상태)가 와도 금연, 금주, 식습관 조절 등의 좋은 습관을 유지해 관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더불어 염증성 장질환은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영양 흡수가 원활하지 않아 영양 결핍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장 폐쇄·협착·천공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일반인에 비해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염증성 장질환 예방법

염증과 관련된 증상을 줄이고 영양소 흡수 장애로 인한 영양 불균형, 체중 감소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식습관을 생활화해야 한다

또한 설사·혈변·복통이 심할 때는 부드러운 죽 형태의 식사가 도움이 되며, 가공육은 줄이고 과일이나 채소 등 식이섬유를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과도한 지방이나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식은 피하고 당이 많은 음식이나 탄산음료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식사 일지를 작성해 음식과 증상 간 연관성을 파악하는 것도 치료와 관리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규칙적인 식사 습관이 중요하다.

나수영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증상이 처음 나타난 시점부터 진단받을 때까지 상당히 시간이 걸리는 경향이 있다이는 대부분 환자들이 과민성 장증후군, 장염, 치질 등으로 오인하고 진료를 미루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염증성 장질환은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한 질환인 만큼 복통·설사 등의 증상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고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줄거나 혈변이 나타난다면 이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통해 건강한 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배지영 기자 백세시대(http://www.100ss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