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로운 편지는 뜯어보지도 않는다'

유의가 단순히 검소함만으로 뛰어난 목민관이 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업무에 있어서 매우 철저하여 사소한 청탁도 받지 않았고,
절대 도리에 어긋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를 지켜본 정약용이 유의에게 말했다.
"나라의 일에 있어 단 하나의 어그러짐도 허용할 수 없는 것이지만, 지나치게 융통성 없이 일을 처리하는 것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자 유의가 대답하였다.
"임금께서 나를 홍주의 목민관으로 임명하신 뜻은, 홍주의 백성을 나에게 맡겨 그들을 구휼하고 비호하도록 하신 것이네.
조정에 있는 고관의 부탁이 비록 무겁기는 하나 어찌 임금의 명령보다 높겠는가. 만일 내가 편파적으로 한 사람만 찾아보고 특혜를 준다면 이는 왕의 명령을 어기고
한 사람의 사사로운 명령을 받드는 것이니 내가 어찌감히 그런 짓을 하겠는가." 정약용이 이를 듣고 감복해서 말을 잇지 못하였다고 한다.
한번은 정약용이 편지를 올려 공무를 의논했으나 답이 오지 않았다. 후에 홍주에 가게 되자 유의에게 물었다.
"어찌하여 답을 주지 않으신 것입니까?" 묻자 유의가 웃으며 대답하였다.
"나는 홍주의 목사로 있으면서 단 한번도 편지를 뜯어 본 적이 없네."
그리고는 심부름하는 아이에게 편지가든 통을 가져와 정약용에게 보이도록 하였다. 정약용이 통을 쏟으니 모든 편지가 하나도 개봉되지 않은 상태로 들어있었다.
잘 살펴보니 모두 조정의 고관대작들이 보낸 것이었다.
"이러한 편지야 물론 뜯어보지 않는다지만 저의 편지는 공무와 관계된 것인데 어찌 뜯어보지 않으셨습니까? 정약용이 묻자
"그렇다면 공문을 보내면 될 것이지, 왜 사사로이 편지로 보낸단 말이요." 라며 유의가 답하였다.
"그 일이 비밀에 속한 것이기에 남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조심한 것입니다." 그러자 유의가 나무라며 말하였다.
"그렇다면 비밀히 공문으로 보내면 될 것 아닌가?" 유의가 청탁을 끊어버리는 것이 이와 같았다.


*출처 : 경기도화성오산교육지원청(청렴게시판-청렴홍보)

게시글 담당 : 경영지원부 김예솔 대리(02-3446-9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