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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 오래가면 감기 아닐 수도”… 고령 흡연자가 주의해야 하는 ‘소세포폐암’

 #.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와 멈추지 않는 기침으로 병원을 찾은 60대 김씨. 그의 진단명은 ‘소세포폐암’이었다. 원인은 다음 달부터 끊으려 했던 담배였다.

의사는 아직 암이 다른 부위로 퍼지지 않은 ‘제한병기’ 단계지만, 즉시 금연과 치료를 시작하지 않으면 1~2개월 내 전이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흡연자에게 숨이 차거나 기침이 오래 지속되는 증상은 흔히 감기나 기관지염으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장기 흡연자라면 폐암, 특히 진행 속도가 빠르고 예후가 좋지 않은 소세포폐암의 신호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금연의 날(5월 31일)’을 맞아, 흡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소세포폐암에 대해 살펴본다.

생존율 낮은 ‘소세포폐암’의 원인은 흡연 

소세포폐암은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암세포의 크기가 작아 붙여진 이름으로, 전체 폐암의 약 10~15%를 차지한다. 주로 폐 중심부의 기관지에서 발생해 빠르게 성장하며, 림프와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퍼지는 특징이 있다.

이처럼 전이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폐암 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인 암으로 분류되며, 5년 생존율은 약 6%에 불과하다.

특히 흡연과의 연관성이 매우 높다. 소세포폐암 환자의 95% 이상이 흡연 경험이 있으며, 30년 이상 또는 20갑년 이상의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발병 위험이 약 54.5배 높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조건의 흡연자에서 소세포폐암의 흡연 기여위험도는 98.2%에 달한다.

초기 증상 거의 없어 … 감기·기관지염으로 오인 쉬워

소세포폐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지속적인 기침이나 가래 등 일반적인 호흡기 질환과 비슷해 단순 감기로 오해하기 쉽다.

실제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 밖에 호흡곤란, 가슴 통증, 쉰 목소리, 두통, 오심 등이 동반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임선민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교수는 “소세포폐암은 흡연과의 연관성이 매우 높은 만큼 장기 흡연자라면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검진을 미루다가 전이가 진행된 뒤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증상 없어도 정기 검진이 필요한 이유

소세포폐암 예방의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금연이다. 금연 후 약 5년이 지나면 폐암 발생 위험이 감소하기 시작하며, 15년이 지나면 비흡연자 대비 1.5~2배 수준까지 낮아진다.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영상 검사가 중요하다. 우리나라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은 54~74세 중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고위험군을 폐암 검진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다.

폐암은 진단 시 이미 병기가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상이 없더라도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통한 정기 검진이 필요하다.

‘제한병기’에서만 완치 기대 … 치료 골든타임 중요

치료하지 않은 소세포폐암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은 6~17주에 불과하며, 2년 이상 생존율도 약 30%에 그친다.

소세포폐암은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고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암이 전이되기 전인 ‘제한병기’에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전체 환자의 약 30%가 해당하는 제한병기는 병변이 한쪽 폐에 국한된 단계로, 적극적인 치료 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기존 표준 치료는 항암화학요법과 흉부 방사선 치료의 병행이었지만, 대부분 환자가 2년 이내 재발을 경험했고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도 16~24개월에 그쳤다.

최근에는 면역항암제 ‘더발루맙’이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항암화학방사선 치료 이후 더발루맙을 추가 투여한 환자군은 전체 생존기간이 약 55.9개월로, 미투여군(33.4개월)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암이 다시 진행되지 않은 무진행생존기간 역시 개선되는 효과가 확인됐다.

임 교수는 “더발루맙의 등장으로 제한병기 소세포폐암에서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며 “치료 반응이 좋지 않던 환자에서도 면역항암제 투여 후 종양이 감소하는 사례를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완치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며 “지금이라도 금연을 시작하고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 백세시대(http://www.100ss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