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화장실에 장루·요루 장애인들을 위한 세척시설 설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병도 전북도의원은 14일 정례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장루(인공항문)·요루 장애를 가진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이 평생 주머니를 달고 살아야 한다는 것에 대해 엄청난 위축감을 갖고 있다"며 "일상생활의 많은 불편함 때문에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현재 전북지역 장루·요루 장애인은 600명 정도다.
그러나 장루·요루 장애인은 등록장애인으로서의 혜택이 거의 없고 장애의 특성상 일부러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장애등록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장루·요루 장애인이 겪는 가장 큰 불편은 화장실 이용이다. 괄약근 같은 조절능력이 없기 때문에 이들은 하루 24시간 내내 주머니를 수시로 비워줘야 한다.
화장실에 주머니를 비우고 세척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병도 의원은 "민간시설은 물론, 공공건물과 공원 등 공공이용시설의 장애인 화장실에서 조차 이들이 맘 편히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세척시설이 단 한곳도 없다"며 "기존 장애인 화장실의 경우 지체장애인 중심으로만 설치 기준이 마련돼 장루·요루 장애인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기와 세면대는 서로 떨어져 있는데다 높이가 맞지 않아 비우고 씻는 과정에서 오물이 튀거나 묻을 확률이 높다"며 "자칫 냄새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의 일상적인 삶을 전혀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루·요루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화장실 내 전용 세척시설 설치가 필수적"이라며 "전북도청과 산하 공공기관의 장애인 화장실과 도내 공중장애인화장실에 장루·요루 장애인을 위한 전용 세척장치를 조속히 설치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