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애인 작품, 美 명문대도 주목

입력 : 2016.03.10 03:00

 

방귀희씨가 발행한 '솟대문학'^ 스탠퍼드大 도서관이 전권 구매

 

방귀희씨는“이제 문학을 넘어 무용·음악·미술 등 전방위적 차원에서 장애인 예술 발전과 문화복지를 위해 잡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방귀희씨는“이제 문학을 넘어 무용·음악·미술 등 전방위적 차원에서 장애인 예술 발전과 문화복지를 위해 잡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방귀희씨 제공
 

'솟대문학' 발행인 방귀희(59)씨는 최근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도서관에서 "'솟대문학' 전권을 구입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온 것이다. '솟대문학'은 장애 문인의 시·소설·수필 등 문학 작품을 싣는 계간 문학지. 방씨가 1991년부터 발행했고 지난해 12월 100호를 마지막으로 폐간(廢刊)됐다.

 

 

 

"스탠퍼드대 도서관에서 한국학 분야 사서로 일하는 분이었어요. '장애인 문학 작품을 소개하는 잡지를 만든 사례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렵다. 충분히 연구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도서관에 비치해 놓으려 한다'고 했죠. 장애인의 문학 작품을 높이 평가하는 영국에서도 이런 잡지를 발행한 적 없고, 일본도 단행본으로 동인지를 발행한 적은 있지만 정기적인 건 아니었어요."

방씨는 "스탠퍼드대 측이 잡지 한 권당 1만원씩 총 100만원에 100권 모두를 구입했다"며 "현재 배송 중으로 몇 개월 안에 스탠퍼드대 도서관에 비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솟대문학'이 폐간된 건 잡지를 발행하는 데 쓸 재원(財源)이 부족해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받은 지원금이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이 지원이 지난해를 끝으로 끊겨 타격을 받았다. "처음에는 100만원이었는데 점점 올라서 지난해에는 한 번 발행할 때마다 400만원씩 지원해줬죠. 그런데 정부가 지원하는 우수 문예지가 50종에서 15종으로 대폭 줄어들면서 저희가 제외됐어요."

방씨는 장애인 문학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소아마비로 인해 한쪽 팔밖에 쓸 수 없는 상황에서 동국대를 수석 졸업하고 숭실대에서 박사 학위까지 받아 현재는 숭실대·경희대 등에서 학생을 가르친다. 지난 1987년 한국소아마비협회 지원으로 일본 장애 예술인들의 공연을 보러 일본에 다녀와 만든 게 '솟대문학'이었다. "'민들레 문학회'라는 장애인 문인들의 모임이 만들어져 있더라고요. 그때부터 장애인 문학에 관심이 생겨 4년간 준비해 첫 호를 낸 거죠."

작년 12월 7일 열린 100호 발간 기념식에는 그동안 '솟대문학'에 작품을 발표한 문인들과 후원자들이 모였다. 매호 150만원씩 지원해준 구자홍 LS-Nikko동제련 회장과 소설가 조정래씨도 참석했다. 방씨는 "'솟대문학'에 소개된 수필과 동화는 각각 500여편·200여편으로, 시만 5000여편이 넘고 연재를 통해 장편소설도 4권이 발표됐다"며 "미국의 명문대에서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내년 봄 발간을 목표로 장애인 문화예술 종합지를 준비하고 있어요. '솟대문학'을 통해 장애인 문학에 대한 관심이 확대됐듯, 문학뿐 아니라 음악·미술 등 다양한 장애인 예술인들의 활동을 알리는 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