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떠는 장애]를 읽고...

 

가족사례지원팀 권소현

 

‘장애라는 낯가림, 그리고 누구나 낯가림을 한다.’

 

장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그리고 나에게 자리 잡고 있는 무수히 많은 그리고 촘촘한 사회적 편견을 재발견하게 되었다. 아니 알고도 모른 척 했던 나까지도 들키고 말았다(뜨끔뜨끔).

내가 만난 장애인분들이 신체적 장애보다 더 심히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들의 시각과 편견, 때로는 차별들을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조금 더 자세히 알아가고 있다. 이를 조금이나마 개선하고자 장애인식개선교육, 지역사회 캠페인, 사례관리, 권익옹호 등의 사업들을 수행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변화를 체감하기 전에 내가 변화(아주 조금)하고 있는 걸 먼저 인식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고 ‘유니버셜 디자인’이 당연히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듯이 ‘장애’, ‘장애인’에 대해 누군가 물으면 우리는 제법 열린 생각과 마음을 설명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실제상황(장애인을 만나게 되거나, 대화하게 되거나, 함께 일을 해야 하거나 등등)을 맞닥뜨리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동공이 흔들리고 수많은 생각들이 1초간에 스쳐 지나갈 것이다. 매일 장애인을 만나는 나도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태연하고 편안하게 대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항상 그럴 수는 없다.

사람들은 누구나 낯가림을 한다. 내향적인 사람도, 외향적인 사람도. 처음 만난 사람도, 오래 만나온 사람도. 심지어 매일 살을 맞대는 내 남편조차도 낯설 때가 있지 않은가? 낯가림은 장애나 비장애나 상관없는 것이다. 그러니 아직 ‘장애’가 낯선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다른 이의 시선’이 낯설 수도 있다. 서로가 낯선 상황을 장애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로 오해하지 않는다면 조금은 친근한 세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서로가 함께 하는 시간들이 많아진다면 낯가림에서 익숙함으로, 익숙함은 편안함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 언제 어디서든 함께 하는 기회를 만들어 가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환경이 제반된다면 우리의 낯가림은 그저 낯가림으로만 잠시 스쳐가지 않을까.

 

 

 

 

 

 

* 책 소개

<수다 떠는 장애>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9819330

전지혜 교수(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수다 떠는 장애』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수다로 편견과 차별을 넘어 따뜻한 삶을 보듬고자 했다.

지은이의 글

1부 장애와 현실 인식

44에서 88까지: 비만은 장애다
줄넘기 대신 훌라후프를 넘는 아이
의수와 하이힐
슈퍼맨보다 엑스맨
타인이 나를 부르는 이름, 별명에 대하여
고정관념이 만들어 낸 세계
장애인의 의존적 이미지와 복지의 메커니즘
장애 체험에 대한 단상
장애 인형
장애에 대해 웃으면 안 되는 세상?
갑을 관계로 본 장애 감수성
“손해 보는 인생”을 교육할 수는 없는가

2부 장애와 가족, 지역사회

장애인 가족으로 살아가기
장애인으로 부모 되기란
엄마 되기 60일, 엄마를 알아가다
버스, 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시선들
장애의 시선으로 본 도시별 버스 이야기
지하철, 환승역을 고발합니다
무늬만 장애인 전용 좌석
장애의 경제학
깁스를 한다는 건…
전자레인지 속의 아이스크림
장애인에게 편한 것은 모두에게 편하다
우리는 정말 정신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원하는가

3부 장애학: 기존의 장애관을 넘어서

장애학과의 만남
‘장애학’을 통한 자기 치유
장애학도로서, 사회를 잊지 마
전쟁과 장애, 역사의 아이러니
장애 이미지를 새롭게! 장애 자부심에 대하여
장애, 축제를 벌이다: 시카고 광장과 서울광장의 하루
다문화, 인간 삶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아우르는 말

4부 장애, 그 밖의 이야기

아프니까 고생이다: 영국과 미국에서의 의료 이용 경험기
활동보조인과 장애인의 관계 맺기: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어 줘
중증 장애인이 일을 한다는 것
자립생활센터의 변화와 선택
입양 가는 아이
2030의 이상과 현실
30대 기혼 여성의 딜레마: 일과 가정, 그리고 자아 찾기
사회복지 관련직, 여성 노동의 사회화
노인 요양 시설, 현대판 고려장?
할머니의 장례식
함께 행복해지기 위한 새해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