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묵은 정신장애인 인권침해 '복지지원법' 제정해야

강제・장기입원, '괴물' 취급하는 사회적 편견 해소 위해
승인 2015.09.02  15:44:43

 

▲ 9월 2일 광화문에서 당사자 포함 공대위가 기자회견을 실시했다
 

정신장애인복지지원법 제정촉구를 위한 릴레이 1인 시위가 시작됐다.

정신보건법 바로잡기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9월 2일,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곧바로 릴레이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정신장애인들이 겪는 차별과 인권침해는 해묵은 문제다. 정신병원 강제입원, 장기입원에서부터 고용문제, 거주문제 등 정신장애인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없게 하는 장애물들은 산재해 있다.

지역의 아파트에 살고 있는 정신장애인 A씨는 아파트 내에 정신장애인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근거 없는 차별을 받고 있다. 지역 내에서 A씨가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음에도 아파트 주민들은 정신장애인을 ‘위험 인물’로 간주했다. A씨와 닫힌 공간에 함께 있는 것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엘리베이터 동승을 거부하고 A씨로 인해 어린이 놀이터가 위험해졌다고 주장했다. 이런 편견 속에서 A씨는 아무 잘못도 없이 ‘괴물’ 취급을 받았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김영희 공동대표는 “정신장애인 차별에서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은 정신장애인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공포”라며 “국가와 미디어가 만들어 낸 이미지가 사회 전반에 퍼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박김영희 대표는 “정신장애인 인권침해는 지역사회 뿐 아니라 보호받아 마땅한 병원안에서도 이뤄지며 사회는 이에 침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장애인 당사자들 사이에서 정신병원 퇴원자는 ‘생존자’로 불린다. 그만큼 정신병원 입원 후의 생활이 열악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신병원 강제, 장기입원은 너무 쉽게 정신장애인들의 삶에 적용된다. 강제입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제도는 ‘가족의 동의와 해당기관 정신과전문의 허락’만으로 강제 입원을 가능토록 하고 있다. 이는 외부의 공적인 판정 절차가 전무한 제도로 정신장애인을 감금하는 것이나 다름없어 악용되는 사례도 빈번하다.

장기입원 문제도 심각하다. OECD 국가 대부분은 정신장애인 입원 기간이 10일에서 35일에 그치지만 한국에서는 해를 넘기는 일이 흔하게 드러난다. 한국정신장애연대 박미선 사무국장은 “정신장애인들은 자주, 오래, 때로는 평생을 정신병원에 입원한 채 살아간다. 그 긴 입원기간동안 정신장애인들은 인간 존엄성을 박탈 당하는 등 참담한 현실을 마주한다”며 정신병원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퇴원 30일 내 재입원율도 OECD 국가 중 2위로 19.4%다. 이들 장기입원자 중 35.4%는 의학적 이유가 아닌 사회적 지지체계의 부족으로 입원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당사자 자조모임 ‘같이가는길’ 최광명 회장은 “퇴원 후 머물 수 있는 복지부 산하 주거시설은 3년이라는 기간 제한이 있다. 그곳에서 직업 교육 등을 받지만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은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경제적 지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최광명 회장은 “정신장애인들은 약을 먹는데, 약 복용 후유증으로 체력 저하 등을 겪는다. 그런 건강상태에 맞는 일자리를 정부가 주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수급비는 턱 없이 적다”며 퇴원 후 갈 곳이 없는 현실을 설명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염형국 변호사는 “정신장애인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거주를 위한 고용기반 확보와 자조모임 지원 등이 실시돼 법으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며 “국제장애인권리협약에서도 지적했듯 보편적인 권리 보장을 위해 복지지원법 제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지난 7월 24일 김춘진의원이 발의한 ‘정신장애인 복지지원 등에 관한 법률’은 ▲정신장애인지원종합계획 5년마다 수립 ▲보건복지부장관 소속 중앙정신장애인복지위원회와 시도지사 소속 지역정신장애인복지위원회 설치 운영 ▲복지서비스 신청시 지자체장은 지역정신장애인복지지원센터에 서비스 대상자 여부 등에 관한 심사를 의뢰하고 결과를 고려해 대상자 선정 여부 및 서비스 내용 결정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정신장애인을 위한 복지서비스 개발, 고용 및 직업훈련 지원, 평생교육 지원, 소득보장 등을 실시 ▲정신장애인 가족을 위한 정보제공과 교육, 상담지원, 휴식지원 등을 실시 ▲보건복지부는 중앙정신장애인복지센터, 지자체장은 지역정신장애인복지지원센터 설치 ▲정신장애인생활시설, 정신장애인지역사회재활시설 등 법에 의한 정신장애인복지시설 설치 운영 ▲자조단체와 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통한 지원서비스 제공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공대위는 발의안이 원안 그대로 제정되길 요구하며 릴레이 1인 시위를 지속할 예정이다. 공대위 서동운 집행위원장은 “더 이상 강제입원과 고문으로 얼룩진 삶이 아닌 한 인간이자 국민으로서 정신장애인이 복지권과 시민권을 가질 수 있도록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기한 없는 릴레이 1인 시위와 함께 전국을 순회하며 정신장애인복지지원법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출처:함께걸음<http://www.cowalk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4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