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닮은 자폐장애인 작가의 캔버스

 

“그림은 즐거운 놀이”…설렘 가득 일상 엿보다

강남장애인복지관 주최 전시회 참여 한부열 작가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02-26 16:34:47

자폐성장애인 한부열 작가와 그의 어머니.ⓒ에이블뉴스    자폐성장애인 한부열 작가와 그의 어머니.ⓒ에이블뉴스

 

겨울과 여름 사이 이자 한 해의 첫 번째 철, 봄은 여러 의미를 갖는다. 새로운 시작을 알려주기도, 설렘이라는 특별함이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여기 이런 봄을 닮은 한부열 작가(31세, 자폐2급)가 있다.

작가에게 그림이란 ‘즐거운 놀이’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는 그 어떤 것을 할 때보다 열정적으로 몰입한다. 그림을 그리는 순간이야말로 가장 행복하며, 설레는 시간인 것.

30cm자 하나와 펜 하나로 그리는 그의 그림에는 소소한 일상을 엿볼 수 있다. 어릴때부터 자연스럽게 미술에 관심을 가져온 한 작가는 별도의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그저 주변 사람, 일상생활을 보며 하나 하나 도화지와 캔버스에 그려왔다. 그렇게 정식 작가로 데뷔한지 3년차. 그는 짧은 시간이지만 중국 청도에서의 개인전 등 많은 전시회에 참여하며 이름을 널리 알렸다.

한부열 작가의 어머니 임경신씨(58세)는 “미술을 좋아한 엄마 아빠 따라서 자연스럽게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하루에도 수 백장씩 생각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일상”이라며 “자 하나로 빠르게 드로잉 하는 것이 부열이의 특징이다”라고 말했다.

작가그림을 살펴보면, 독특한 특징이 있다. ‘엄마’, ‘아줌마’, ‘누나’ 등 주변사람과 유난히 안아주는 그림이 많다. 이는 중국 청도에서 12년간 거주하면서 만난 이들이 부모님의 주변사람이다 보니 이들과 즐거웠던 일, 인상 깊었던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전시회에 전시된 자폐성장애인 한부열 작가의 그림들.ⓒ에이블뉴스    전시회에 전시된 자폐성장애인 한부열 작가의 그림들.ⓒ에이블뉴스

 

또 한 가지에 집착을 보이는 자폐성 장애 특성 답게 ‘고무장갑’을 낀 인물이 눈에 띈다. 고무장갑의 색채는 물론, 주름 하나하나 세밀히 묘사했다.

임 씨는 “어린 시절 부열이가 고무장갑을 너무 좋아했다. 한가지에 집착을 보이는 자폐성장애인의 특성이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 도형과 원색을 사용하는 능력이 탁월한 한 작가그림은 한 번만 봐도 뇌리에 깊숙이 박힌다. 그만의 전매특허인 중첩은 여러 개체를 겹치거나 또는 한 개체의 앞모습과 뒷모습을 동시에 표현하기도.

임씨는 “부열이의 그림은 겹쳐서 그리는 것과 얼굴을 숫자로 표현하는 등 독특하게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한다”며 “항상 즐겁게 행복한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됐으면 좋겠다”고 대신 소감을 전했다.

30대 초반의 순수함을 지닌 한 작가의 작품은 오는 28일까지 동대문DDP갤러리문에서 열리는 강남장애인복지관 주최의 ‘The 한‧박‧강‧정/’봄을 기다리는 봄‘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다.
 

26일 동대문DDP갤러리문에서 열린 강남장애인복지관 주최의 ‘The 한?박?강?정/’봄을 기다리는 봄‘ 전시회 오프닝 모습.ⓒ에이블뉴스    26일 동대문DDP갤러리문에서 열린 강남장애인복지관 주최의 ‘The 한?박?강?정/’봄을 기다리는 봄‘ 전시회 오프닝 모습.ⓒ에이블뉴스
26일 동대문DDP갤러리문에서 열린 강남장애인복지관 주최의 ‘The 한?박?강?정/’봄을 기다리는 봄‘ 전시회를 둘러보는 사람들.ⓒ에이블뉴스    26일 동대문DDP갤러리문에서 열린 강남장애인복지관 주최의 ‘The 한?박?강?정/’봄을 기다리는 봄‘ 전시회를 둘러보는 사람들.ⓒ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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