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일, 모용수, 임승현
< Sweet Memory >



■전시개요


 - 전 시 명 : 《 Sweet Memory 》

 - 전 시 작 가 : 김용일, 모용수, 임승현

 - 전 시 일 정 : 2022년 11월 14일(월) ~ 12월 2일(금)

 - 장 르 : 회화

 - 전 시 장 소 : 슈페리어갤러리 제1전시관



■전시서문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진 행복이 저장되어 있다면, 그 사람의 기억은 달콤할 것입니다.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사랑과 행복의 기억도 저축이 필요합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우리는 발길과 마음이 이끄는 대로 기억의 여행을 떠나곤 합니다. 그 여행을 떠나는 이들을 위해 슈페리어갤러리에서는 '기억'이라는 키워드로 여정 속 가장 뭉근하고 달큰한 추억 속에서 공감과 행복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가 3인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작가 김용일은 어릴 적 가지고 놀았던 목탄을 재료로 하여 추억을 소환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며, 환한 달빛이 스며든 신비로운 흑백의 '밤의 이야기 작품'은 캔버스에 목탄을 칠한 후 긁어내는 기법을 통해 톤을 조절하며 짙게 혹은 옅게 자리 잡은 기억을 표현합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집, 소나무, 경운기 등 다양한 소재들은 아름다운 어린 시절, 작가의 추억-아카이브가 되며, 작품마다 넓게 그려진 여백을 통해 관람자들의 추억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합니다. 행복한 기억이 그곳에 있었고, 나의 이야기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되어 서로 공감하고 위로받으며 모든 이들에게 행복을 선물하고자 합니다.

작가 모용수의 작업세계는 풋풋하고 정감 있는 동화적 몽상과 해학이 함께 합니다. 전래의 민화나 전설같이 익숙한 이야기들을 편안하게 풀어내는 것이기에 부담이 없는 화면은 동심에서 올린 기억과 상상의 조각들을 모아 그 자체로 정감이 갑니다. 다양한 색채나 자수정 등을 이용해 만든 질감으로 넓은 면의 색채에 깊이감을 불어넣으면서도 강한 색감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속 깊은 화면을 통해 둔탁한 듯 거칠고 소박한 듯 특유의 새로운 시각적 자극을 줍니다. 우화 같기도 하며 민화적 감수성처럼 소박한 감성을 통해 보여주는 서정성은 보는 이에게 일정한 공감을 일으키며, 편안한 화면에서 등장하는 자연스럽고 익살스러운 모습의 호랑이는 한없이 정겹고 풋풋한 모습으로 행복해지며 위안을 얻게 됩니다.

이 시대를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소박한 이야기를 주제로 삼는 작가 임승현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감을 주는 그림이 자신의 회화 목표라 말합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과장된 표현과 어린아이 같은 얼굴을 하고 있고, 그들은 바로 우리들의 얼굴입니다. 누구에게나 내재되어 있는 감정 어린 현대인들의 자아를 표현합니다. 미미하고 순간적일 수 있지만 그 선함을 이끌어 낼 수 있기를 소망하며 그림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감상자와의 진솔한 소통을 기대해 보며, 일상생활 속 에피소드를 하나의 상황으로 연출해 구성하며 자신만의 언어를 첨가해 긍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생각 없이도 그리움은 찾아오고 그리움은 한 조각의 기억이 됩니다. 위로, 슬픔, 외로움 그 속에 존재하는 어떠한 기억이 당신에게 행복한 존재가 되었는지, 보통의 사람들과는 다른 곳에서 찾은 나의 행복은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자연스레 추억의 농도를 측정하고 행복의 형태를 관찰하며 내가 찾은 행복의 기억에 대해 다시금 돌이켜보게 보게 됩니다. 지금, 슈페리어갤러리에서 닳아 없어져도 남아있을 감미로운 기억들을 김용일, 모용수, 임승현 작가의 작품을 통해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 Sweet Memory 》 전시는 오는 11월 14일부터 12월 2일까지 진행됩니다.




■작품 이미지


김용일_경순이네 동네_설밥_charcoal and acrylic on canvas_2022


김용일_종태네집_설밥_charcoal and acrylic on canvas_2022


모용수_사랑합니다_140x60cm_oil on canvas_2022


모용수_사랑합니다_100x55cm_oil on canvas_2022




임승현_가꿔주는생활_원령지름70_한지에과슈_2022


임승현_우리다음에내려요_116.8x91_한지에과슈_2022



■Artist CV

김용일 / KIM YONG IL    1970년생 경상남도 거창

학력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 학사

개인전 
2022 그때 그곳에서 / 아트리에 갤러리
2021 소박한 순간의 가치 / 학고재 아트센터
2021 사르르,찬연하게 / 폴스타아트 갤러리
2021 좋은사람, 좋은기억 / 잇다 스페이스
2020 좋은사람, 좋은기억 / GS Tower The Street Gallery(역삼동 GS그룹 본사) / 서울
2019 추억_찾다.보다.읽다/ 갤러리 한옥/ 서울
2019 추억_찾다.보다.읽다/ 아산병원 갤러리/ 서울
2019 집_추억의 공간/ 앤아트 갤러리/ 서울
2018 추억_찾다,보다,읽다,듣다/ 갤러리 인사아트/ 서울
2017 집_추억의 공간/ KBS 시청자 갤러리/ 서울
2015 집_추억의 공간/ 갤러리 올/ 서울
2015 집_추억의 공간/ 아산병원 갤러리/ 서울

단체전Ⅱ
2020 Memory of Houses-김용일,이왈종,나윤찬 3인전/ 더라라 갤러리/ 서울
2020 식스 컬러즈-여섯 작가의 아름다운 하모니/ 보다 갤러리/ 서울
2019~2020 ‘영 아티스트전’Young Artist!/ 미누현대미술관/ 성남
2019 갤러리 시선 3인 초대 기획전/ 갤러리 시선/ 서울
2018 “집, 기억 속으로”초대 기획전/ 갤러리 두/ 서울
2017 Saatchi Gallery Screen Exhibition/ London/ UK
2017 한국 작가 초대전/ 오사카 갤러리/ Osaka/ JAPAN

아트페어
2022 화랑미술제 2022
2021 Seoul Art Show 2021
2020 KIAF2020(한국국제아트페어)ONLINE VIEWING ROOM 
2020 화랑미술제 2020
2019 Seoul Art Show 2019
2019 BAMA2019(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2019 화랑미술제2019 
2018 KIAF2018(한국국제아트페어)


모용수 Mo Yong soo - 牟溶洙) 

학력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대학원 졸업

개인전
57회

단체전
2019.2022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부산
            단체전 500여회
2017-2019.2022 조형아트서울(코엑스)서울
2014-2018 부산아트쇼(벡스코)부산
2011-2015,2021.2022 KIAF한국국제아트페어(코엑스)서울
2012-2018 Affordable Art Fair (싱가폴.상해.영국.홍콩,미국)
2011-2016.2022 화랑미술제 (코엑스)서울
2012-2021 대구아트페어(엑스코)대구
2007-2019 MANIF서울국제아트페어(예술의 전당)서울

수상
제19회     MANIF 우수작가상
제27회    구상전 대상                          (사)구상전 주최)
제26회    전북미술대전 대상                  (전라북도미술협회 주최)
제3회     대전MBC 금강미술대전 우수상   (대전문화방송 주최)
제11회    신미술대전 최우수상                (문화체육부 주최) 

작품소장처
하나은행본점, 대전MBC미술관, 계명대학교, 서울아산병원, 제주아쿠아랜드, 서울삼성의료원,  주)HIROSHIMA자동차,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협찬 주)코바, 주)웅진, ETRO, 서울 닭문화원, 뉴코리아 COUNTRY CLUB, 전북도립미술관, 서울 북부지방법원, 국립현대미술관 ART BANK, 서울동부지방 검찰청사



임승현/ Lim, Seung Hyun  1981년생

학력
수원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고 졸업 및 수원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졸업

개인전
2021. 'Catch the rainbow' -써포먼트 갤러리/서울
2020. '가꿔주는 생활' -써포먼트 갤러리/서울
2019. 'Daydreamer' -LJA 이정아 갤러리/서울
2019. '도형을 닮은 사람들' -유나이티드 갤러리/서울
2018. 'Extra' -써포먼트 갤러리/서울
2018. 'Spaceman' -소허당 갤러리/서울
2017. '도시소경' -8street 갤러리/서울
2016. '수줍은 아저씨의 꽃 넥타이' -'소허당 갤러리'/서울


단체전
2022. KIAF 2020' Korea International Art Fair - COEX/서울
2022. Connecting memories -유나이티드 갤러리/서울
2022. 화랑미술제 -SETEC/서울
2021. What a Lovely day -토포하우스/서울
2020. 한국미술응원 프로젝트 -예술의전당/서울
2020.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BAMA -BEXCO/부산
2019. Seoulism-Glovalization of Seoul Contemporary art
      (Korea Culture Center/Chicago, USA)
2019. ART SEOUL'2019 -한가람미술관/서울
2019. 첸나이 비엔날레 -Lalit Kala Akademi/Chennai, India

주요소장처(기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수원대학교 고운미술관, SM엔터테인먼트, 한서대학교 박물관, 
유나이티드 문화재단 등

방송
2019.      TV조선 이웃집화가
2001-2003. KBS  TV동화 행복한 세상' Animation 작화



■ 작가노트, 작가평론글

작가노트

김용일

“불빛으로 따뜻하고 행복했던 시절을 표현한 집,
웅장함으로 풍요와 부귀를 표현한 배롱나무,
집과 나무를 편안하게 품어주는 배경,  이 3가지 요소를 단순화하여 구성하였다.
어릴 적 가지고 놀았던 목탄을 재료로 하여 추억을 소환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게 하였다. 캔버스에 목탄을 칠한 후 긁어내는 기법을 통해 톤을 조절하며 짙게 혹은 옅게 자리 잡은 기억을 표현했다. 나의 작품은 하나의 이야기이다. 행복한 기억이 그곳에 있었고, 나의 이야기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되어 서로 공감하고 위로 받으며 모든 이들에게 ‘행복’을 선물하고자 하는데 작업의 의미를 두고 있다.” _ 김용일


<점차 잊혀 가는 실체의 중요함을 조명하다>

어릴 적 같이 놀던 친구들과의 추억이 있는 '집'을 통해 바쁘게만 흘러가는 현실 속에서 잊혀 가는 실체(나와 우리)의 중요함을 조명한다. 색감과 재료가 다른 두 가지의 작품을 통해 추억을 재현하며, 재현된 추억은 어릴 적 나와 우리를 만나게 한다. 빛에 의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색채의 아름다움이 표현된 ‘낮의 이야기’작품과 환한 달빛이 스며든 신비로운 흑백의 ‘밤의 이야기 작품’이 추억을 재현하는 장치가 된다. ‘낮의 이야기’작품은 담뿍 쏟아지는 태양 광선을 받은 집과 들녘이 반짝이는 색채로 물들여진 아름다움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현실에 없는 아름답고도 신비로운 색채의 사용은 흐릿한 기억 속의 이미지(추억)를 되새김과 동시에 긍정의 미래를 나타내기도 한다. 작은 소나무 숲 앞에 있던 '도산 종석이네 집'은 숨바꼭질할 때마다 늘 푸르른 솔나무 향이 났다. 농사일이 없는 날,마당 한 켠에 세워진 경운기는우리들의 자동차이자 비행기였다. 누구나 '가장 신나게 놀기'가 목표였던 우리들의 어린 시절이었다. 작품 속에 있는 집, 경운기, 소나무, 걸려있는 마늘 등, 다양한 소재들은 아름다운 어린 시절,작가의 추억-아카이브가 되며, 작품마다 넓게 그려진 여백을 통해 관람자들의 추억을 채워 볼 수 있게 한다. 여백은 작가와 관람자(나와 우리)의 교감을 이루게 하는 매개체인 셈이다. 그리고 ‘밤의 이야기 작품’은 환한 달빛이 모든 화면에서 조심스러우면서도 정성스럽게 그려진다. 목탄이 채워졌다, 비워지고의 숱한 반복과 아주 작은 꽃잎에까지 수도 없이 지나간 칼날의 흔적에서 달빛이 채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밤의 이야기’ 작품은 시간성이 부여된-현실과 비현실(추억)의 경계를 허물어버린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만들어진 구름에서, 마당 한편에 뽀얗게 피어오르는 연기에서 그곳은 이곳이 된다. 이때 잊혀가는 실체(나와 우리)는 ‘生의 가장 찬란했던 시절’로 돌아간다. 이러한 시각언어로서의 전환은 지금의 나와 우리를 위로하고 치유하며 미래에 대한 긍정의 메시지를 전한다.



모용수 
‘행복 바이러스 전하는 호랑이 그림’ 모용수 
 
보고 있으면 웃음이 돋아나는 그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작가가 무얼 말하려고 하는지 알 수 있는 그림. 그래서 행복해지며 위안을 얻게 되는 그림. 모용수의 회화다. 
 
동화 같기도 하고 우화 같기도 하며 민화적 감수성도 보인다. 이렇게 편안하고 쉬워 보이는 그림이지만 작가가 펼쳐낸 세계는 결코 만만치 않다. 인간사의 희로애락이기 때문이다. 이를 보통 사람들의 진솔한 정서에다 담아내는 작업이므로 쉬운 그림은 아니다. 그런데 보는 이들은 쉽게 읽고 행복까지 느낀다. 왜 그럴까? 
 
모용수는 이런 경지에 오르기까지 부단히 연마했고 공부했으며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다. 그런 경험은 비단 작업에 국한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결코 적지 않은 세월 동안 그림으로만 삶을 꾸린 그는 생활의 다채로운 풍파를 겪었다. 그 속에서 오롯이 그림만을 푯대 삼아 어려움을 극복했다. 그런 인생 경험은 보통 사람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는 진솔한 정서로 발전했다. 따라서 그의 그림의 내용으로 등장하는 삶의 여러 장면은 자신의 생활이자 보통 사람들의 삶의 현장에서 비롯된 것이다.  
   
모용수는 호랑이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림 속 주인공으로 호랑이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호랑이’를 그리는 것은 아니다. 캐릭터로 창출한 모용수의 호랑이는 작가 자신이며 혹은 보통 사람들의 모습일 뿐이다.  
 
대부분 남녀로 보이는 한 쌍이 출연하는데 여러 정황의 풍경 속에 있다. 포옹하거나 산책을 하기도 한다. 숲 속에서 서로를 부르는가 하면 길에서 반갑게 달려오기도 한다. 사랑의 모습이다. 드라마 같은 극적인 사랑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순정이 엿보이는 정경이다. 제스처가 아니라 진심이 묻어나는 사랑 이야기로 보이는 이유는 모용수 그림이 보여주는 회화적 힘 때문이다. 
 
그의 그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강한 색채다. 원색에 가까운 색채인데도 부드럽게 보인다. 파스텔톤으로 스며든 색채는 차분하게 가라앉아 우리를 그림 속으로 끌어당긴다. 왜 그럴까. 질감 때문이다. 평평하고 곱게 보이는 화면이지만 작가가 개발한 질감이 깔려 있다. 다양한 석채나 자수정 등을 이용해 만든 질감은 단조롭게 보이는 넓은 면의 색채에 깊이감을 불어넣는 효과가 있다. 덕분에 강한 색감은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속 깊은 화면을 연출할 수 있는 것이다. 
 
평면화된 구성은 전통 민화에서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단순해 보이지만 많은 이야기를 함축하고 있다. 그런데 편안해 보인다. 작가는 이런 느낌의 그림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연구하고 공들여 화면을 구성했다. 

보통 사람들의 삶에서 추출한 정서를 우화적 구성으로 담아낸 모용수의 그림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그래서 진솔한 그의 그림은 이 시대를 정직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다.                                                                             
    - 글. 전준엽-


임승현
나의 그림에는 인물이 많이 등장한다.

동양화를 전공하고 수묵(水墨)인물화(人物畵)에 심취해 있었다.
동양화의 특성상 먹의 번짐을 이용하고, 숙련된 붓 놀림의 표현도 중요하지만, 
인물을 소재로 한 그림이라면 관찰자의 입장에서 그들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현 자체에 과한 비중을 두고 힘이 잔뜩 들어갔던 
이전의 그림들이 부끄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 때부터 작업을 위해 카메라를 들고
폼 잡으며 준비했던 모든 자료들을 치우고 마음의 눈으로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가볍게 
드로잉 하는 것으로 작업이 다시 출발됐다.
동양화의 선에 의해 표현되는 방식이 만화와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됐고, 반복된 드로잉으로 생기는 왜곡되고 풍자적인 형태들이 더 호소력 짙게 다가오는걸 느낄 수 있었다.

나의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과장된 표현과 어린아이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내재 되어 있는 보호 받아야 했던 상처 많은 현대인들의 자아를 표현한 것이다. 오랜 시간 동물들과 함께 지내면서 나는 맹자(孟子)의 성선설(性善說)을 많이 공감하게 됐다.  하지만 고통 받고 궁지에 몰리면 인간이든 동물이든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 또한 나오게 마련이다.  
물질만능주의의 현대사회 속에서 선함을 유지하며 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그림을 그리며, 늘 그림이 갖고 있는 세상 속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럴 의무도 강요되지도 않는 것이 예술이지만, 그렇지 않기에 쉽게, 또 불필요하게 치부되는 것 또한 예술이다. 
나의 그림이 미미(微微)하고 순간적이겠지만 그 선(善)함을 이끌어 낼 수 있기를 소망하며, 
그림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감상자와의 진솔한 소통을 기대해 본다.

나의 그림에는 인물이 많이 등장한다.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다.



평론

 감상과 감동의 경계는 어디쯤일까. 감상이 표피적 울림이라면 감동은 감정의 내부까지 파고드는 진한 울림이고 할 수 있다. 감정의 껍질만 건드리는 울림은 조용한 호수에 이는 물결의 파문처럼 섬세하고 넓게 퍼져나가지만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이에 비해 감정의 밑바닥까지 뒤흔드는 울림은 바다를 뒤집어엎는 쓰나미 같은 거센 파도다. 한번 몰아닥치면 영원한 상흔을 새기는 것과 같이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이마누엘 칸트는 ‘판단력 비판’에서 파인아트(Fine Art) 개념을 통해 감상과 감동의 경계선을 뚜렷하게 나눴다. 말초적 감각을 자극하는 쾌감은 쉽게 반응하게 되지만 지나가는 바람 같은 것으로, 감상에 호소하는 저급 예술이 이런 쾌감을 생산한다고 말한다. 감각의 표피를 뚫고 감정의 내부까지 파고드는 쾌감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영속적인 파장이며, 이처럼 지워지지 않는 감동을 창출하는 것이 파인아트라고 정의한다.
 이런 분석의 잣대로 임승현의 그림을 보면, 그의 작품은 감상 쪽으로 기운다. 그림 대부분이 특별한 설명 없이도 쉽게 이해되고 누구에게나 감정의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심각한 사상이나 상징, 은유 같은 장치가 없이 뻔한 정서를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그를 감상적 예술가로 보게 되는 이유다.
 그렇지만 그는 이러한 시선에 개의치 않는다. 솔직하고 성실한 성정을 지닌 그는 복잡한 세상 속에서 회화가 감당해야 할 부분에 대해 분명한 소신을 가지고 있다. 추상적이고 이상적 말장난보다는 지금 일어난 문제의 구체적 해결책이 절실한 시대를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현학적 수사보다는 쉽고 확실한 언어가 힘이 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회화가 할 수 있는 역할도 그곳에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이 시대를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소박한 이야기를 주제 삼는 임승현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감을 주는 그림’이 자신 회화의 목표라고 말한다.
 임승현의 작품은 기법이나 재료가 특별하지 않고 특성도 뚜렷하지 않다. 새로운 세계를 제시하는 혁신적인 방법도 보이지 않고 강력한 메시지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을 본 사람은 그 이미지를 쉽게 떨치지 못한다. 애절한 울림이 쉽게 감각의 표피를 건드리고 슬며시 감정의 내부까지 스며들어 문신처럼 가슴에 새겨진다. 울림은 약하지만 지워지지 않는다. 가랑비에 옷 젖는 것처럼.
 왜 그럴까. 서정의 힘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느 일상생활 속 에피소드를 하나의 상황으로 연출해 구성한다. 긍정적 분위기를 연상할 수 있는 장면이 대부분이다. 임승현은 여기에 자신만의 언어를 첨가해 서정성을 보여준다. 오랜 시간 단련해 얻은 드로잉의 힘과 일상의 이야기를 변주해 일궈내는 환상성이 그것이다.

전준엽 미술평론/작가, 아트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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