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2008.06.09 19:41 ⓒ 2008 OhmyNews

<엄마, 외로운 거 그만하고 밥 먹자>는 다운증후군 딸 은혜와 '싱글 맘'으로 살면서 장애인들에게 자유롭지 못한 사회문화적 여건과 사사건건 부딪쳐 길을 만들어야 했던 만화가 장차현실이 <한겨레>에 연재했던 만화와 생명일기를 함께 묶어 엮은 책이다.

장차현실의 만화는 상당히 유쾌하고 쿨하다. 사실 일반적 잣대로 보자면 그에게 유쾌하고 쿨한 요소는 아무것도 없다. 그녀는 이혼을 했고, 자신이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가장이며, 장애를 지닌 딸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전업주부보다 할 일이 몇 배나 더 많고 비장애 자녀를 둔 엄마보다 신경 쓰는 일도 더 많다.

그래서인지 이 땅에서 장애아를 둔 주부들은 스스로 죄인이 되어 자유를 박탈당한다. 대부분의 장애아동을 둔 주부들이 주눅이 들고 자신감이 결여 되어 늘 뒷전에서 죄인처럼 구는 것과 달리 장차현실은 어디서건 당당하고 유쾌하다. 그는 어디든 사랑하는 딸 은혜를 데리고 다니고 많은 것을 체험하게 했고 은혜를 통해 더 많은 소통의 방법들을 배워간다.

그도 사람인지라 때론 무기력감에 빠지기도 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짐이 버거워 벗어 버리고 싶은 유혹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그를 매 순간 더욱 단단하게 일으켜 세운 것은 다른 이가 아닌, 그의 딸 은혜이다.

그래서 장차현실이 보여주는 삶은 어느 한 자락도 조금도 그늘지거나 비굴한 구석이 없다. 지금은 새롭게 가정을 꾸려 은혜가 귀여운 남동생을 봤으니 사는 즐거움이 몇 배는 더해졌을 것이다.

엄마의 자신감 넘치는 교육이 은혜가 이유명호 한의사 선생을 대로에서도 큰소리로 "이유명호!"라고 부르며 달려올 수 있는 자신만만한 여성으로 키웠을 것이다. 이유명호 선생은 "수많은 지인들 중 유일하게 자신의 이름을 존칭 없이 부르는 사람이 은혜"라며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리곤 한다.

그의 만화에서는 슬픔이나 분노도 상큼한 봄바람에 코끝을 스치는 꽃향기처럼 유쾌한 것으로 변한다. 그것은 어쩌면 솔직하고 당당한 그녀가 내뿜는 내면의 향기일지도 모른다.

장차현실은 그녀의 만화를 통해 많은 이들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색안경을 벗어 버리기를 바란다. 그녀는 또 자신의 딸 은혜를 비롯한 수많은 이 땅의 장애여성들이 평등한 세상에서 자유롭게 날아오르길 바란다. 그의 소망처럼 차별과 소외, 편견으로부터 이 땅의 모든 장애인들이 자유로워지기를, 특별히 장애 여성들이 더욱 자유로워지는 그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희망한다.



싱글맘, 새로운 가족을 만들다!

<작은여자 큰 여자 사이에 낀 두 남자>



▲ 작은 여자 큰 여자 사이에 낀 두 남자 장애와 비장애, 셩별과 나이의 차이를 넘어 새롭게 가족을 꾸린 장차현실의 또리네 집 이야기
ⓒ 한겨레 가족식(장차현실)


장애인 딸 은혜와 싱글맘으로 세상에서 살아가는 일상을 솔직하게 그려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일으킨 장차현실이 5년 만에 새 만화집 <작은 여자와 큰 여자 사이에 낀 두 남자>를 출간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장애인 딸과 사는 모녀의 일상에 새 남자가 등장한다. 그이는 장애인의 성 문제를 다룬 영화 <핑크 팰리스>를 감독한 서동일씨다. 서씨는 장애인 문제를 다룬 영화를 만들면서 장차현실을 만나게 된다.



장애인 딸을 둔 연상의 싱글맘 장차현실과 총각인 서동일, 그 둘의 사랑이 결실을 맺기까지 많은 장벽이 가로놓여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세상의 편견에 굴하지 않고 씩씩하게 세상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트려 간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가족을 이루고 살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서기까지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얽힌 문제들을 풀어나갔다. 은혜가 서씨를 오빠가 아닌 아빠로 받아들일 때까지 기다리는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이다. 은혜는 시간이 흐르면서 새 아버지 서씨를 오빠가 아닌 아빠로 인정하며 받아들인다(가족식을 치르기 전 그들은 5년 정도 같이 생활했다).



한 부모 가정이 새 가족을 맞아들이기 위해 당사자만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들과 어떻게 화평을 이루어 가는지, 어떤 지혜가 필요한지 잘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어쨌거나 작은 여자와 살던 싱글맘 큰 여자는 한 남자를 만나 한 아들을 얻었고, 이제 여자 둘, 남자 둘, 가족 넷의 가장이 되었다. <작은 여자 큰 여자 사이에 낀 두 남자>가 만들어 가는 세상이 새로운 가정을 꾸리려는 이들에게 커다란 용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기를 소망한다.




2008.06.09 19:41 ⓒ 2008 OhmyNews

[출처] 장차현실 만화책 소개^^ (길담서원) |작성자 아까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