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관객들과 함께 사유하기를 요청하는 이슈는 ‘모성’이다. 왼쪽부터 ‘구글베이비’와 ‘귀향’의 한 장면.free prescription cards cialis coupons and discounts coupon for cialis
▲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관객들과 함께 사유하기를 요청하는 이슈는 ‘모성’이다. 왼쪽부터 ‘구글베이비’와 ‘귀향’의 한 장면.


세계 여성영화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제1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4월 8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신촌 아트레온에서 열린다.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여성영화제인 이 행사는 90%에 달하는 객석 점유율을 자랑한다.

영화제는 지난 1~2년간 제작된 다채로운 여성영화들을 집중 조명함으로써 다양한 여성문제들에 대해 화두를 던질 예정이지만, 올해 최대의 이슈는 단연 ‘모성’이다.

영화제의 권은선 수석프로그래머는 “영화 ‘애자’와 ‘마더’, 소설 ‘엄마를 부탁해’의 성공과 더불어 저출산·양육·낙태 등의 사회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모성은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다. 뿐만 아니라 국제 영화계에서도 최근 1~2년 사이 제작된 여성 감독의 영화 중 엄마와 자식의 관계를 재조명한 작품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영화제의 ‘쟁점’ 부문에서는 모성을 주제로 한 5편의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며, 개막작으로 선정된 ‘다가올 그날’도 정치와 모성의 갈등을 다룬 문제작이다. 여성영화제에서는 ‘모성’에 대한 다양한 시각의 영화뿐 아니라, 감독과의 대화 등의 부대행사를 접할 수 있다.

개막작 ‘다가올 그날’은 최근 독일에서 신진 여성 감독으로 부상하고 있는 수잔네 슈나이더 감독의 수작이다. 영화는 과거 지하 테러리스트 조직의 일원으로 무고한 사람을 살해했던 지명수배자 엄마에게 버려진 딸이 장성해 엄마를 찾아 복수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권은선 프로그래머는 “모성에 대해 고발하는 흥미롭고 강한 영화”라고 개막작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구글 베이비’는 생명공학의 발전이 세계화와 맞물리며 여성의 출산능력이 세계적 사업으로 부상하기에 이른 현실을 고발한 다큐멘터리다. 지피 브랜드 프랭크 감독은 신용카드로 아이를 구매하는 충격적인 모습을 담담한 카메라 액션으로 표현했다.

‘시네도키, 뉴욕’으로 친숙한 할리우드 배우 사만다 모튼의 감독 데뷔작 ‘버려진 아이’는 누구도 거둬주지 않는 아이의 이야기를 담았다. 아버지의 폭행을 피해 어린이 보호소로 옮겨진 딸이 엄마를 찾아 나서지만 힘들게 만난 엄마는 딸을 다시 보호소에 돌려보낸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미국의 버려지고 상처받는 아이들에 관해 이야기 한다.

육아전쟁에 시달리는 엄마들의 고민을 담은 영화 ‘블레스드’도 기대작 중 하나다. 애나 코기노스 감독은 영화를 통해 미국 저소득층 ‘아이들’과 ‘엄마들’ 두 집단의 일상을 번갈아 담음으로써, 소외된 가족의 보살핌과 상처 문제를 묘사한다.

이 부문의 유일한 국내작인 안성경 감독의 ‘귀향’은 호주로 입양되어 자란 주인공이 생모를 찾아 한국으로 돌아와 겪는 일을 다뤘으며, ‘엄마를 돌봐줘’(클라이러 페이만, 피트 오머스 공동 연출)는 노년의 어머니와 그녀를 부양하는 딸들의 현실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한편, 쟁점부문이 아니더라도 ‘모성’을 주제로 한 다양한 수작들을 영화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영화제의 조혜영 프로그래머는 인도네시아 제나르 마헤사 아유의 ‘사람들은 나를 원숭이라 부른다’를 추천한다. 이 영화는 다른 사람 앞에서는 지나칠 정도로 적극적이지만, 엄마 앞에서는 한없이 수동적으로 변하는 주인공의 딜레마를 그렸다. 조혜영 프로그래머는 “1998년 민주화 이후 인도네시아 영화계에서는 여성 감독들이 어머니와 자식의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려는 작품 경향이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노점에서 약초를 팔며 혼자서 딸을 키우는 열성적인 엄마와 딸의 갈등을 다룬 ‘모래의 속삭임’(난 아크나스 연출)이나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다룬 ‘바캉스’(백주은 연출)도 기대할 만하다.
여성영화제는 상영작과 더불어 모성에 관한 국제학술회와 관객과의 대화를 마련해 모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자세한 영화제 일정과 예매 방법은 영화제 공식 사이트(www.wffi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1076호 [문화] (2010-04-02)
김남희 / 여성신문 기자 (knh08@womennews.co.kr)